영국 치즈 ◆ 세인트 헬렌 St Helen's 염소젖 치즈

 

 

 

 

 

 

 

염소젖 유제품 전문 회사의 고트 치즈입니다. 소젖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염소젖과 염소젖으로 만든 요거트, 버터, 치즈,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팝니다. ☞ St Helen's Farm

 

 

 

 

 

 

 

 

왁스로 싼 영국 치즈는 처음 봅니다. 겉 껍질이 없으니 겉과 속의 맛과 질감을 균일하게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사실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치즈 애호가들 중에는 험상궂은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표리부동'한 치즈를 즐기는 사람이 많거든요. 이런 치즈들은 껍질, 껍질 안쪽, 속살의 맛과 질감이 다 달라 먹는 재미가 좀 더 있어요.

신기한 치즈입니다. 조각 전체를 코 앞에 바싹 대고 냄새를 맡으면 놀랍게도 체다 향이 납니다. 먹기 위해 작은 조각으로 잘라 냄새를 맡으면 체다 향에 에멘탈 계열 치즈인 리어다머Leerdammer의 향이 희미하게 섞여 납니다. 고트 치즈인데 고트 치즈 향이 나질 않아요. 체다 향이 나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체다 제법으로 만든다는군요. 재료만 염소젖일 뿐, 만드는 건 체다와 똑같은 방식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숙성시킨다는데, 이 치즈는 얼마나 숙성시킨 것인지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경성 치즈입니다. 식물성 효소로 굳히므로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습니다.

 

 

 

 

 

 

 

맛 평가

체다와 고트 치즈를 합친 맛, 소금 잔뜩 친 삶은 달걀 노른자 맛, 제과용 건조 코코넛채desiccated coconut 맛에 로즈마리 향이 희미하게 납니다. 복잡합니다. 고소하면서 약간의 산미가 있어요. 오래 숙성시킨 경성 치즈인데도 고트 치즈 특유의 '고티'한 맛이 아주 많이 나지는 않습니다. 치즈가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쯤 되면 미세한 분말처럼 까끌거리는 작은 입자들이 혀 위에 남습니다.

전체적인 인상
염소젖으로 만든 체다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경성 치즈이므로 요리에서의 쓰임새도 다양합니다. 얇게 썰어 샌드위치에, 깍둑 썰어 샐러드에, 갈아서 음식 위에 고명으로, 수프나 소스에 넣어 녹여서 쓸 수 있어요. 체다처럼 사용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