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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체셔 Cheshire 본문

영국 치즈

영국 치즈 ◆ 체셔 Cheshire

단 단 2014. 5. 12. 00:00

 

 

 

 체셔Cheshire

 

 

 

 

 

 

 

 

 


잉글랜드 전통 치즈 중 주황색 나는 치즈들을 계속해서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쁜 살굿빛이 나는 체셔 치즈입니다. 원래는 색소를 넣지 않는데, 색소 넣은 제품이 더 인기가 있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체셔 하면 으레 주황색 나는 치즈로만 알고 있다고 합니다. 색소 안 넣은 체셔가 원조입니다. 색은 아나토annatto로 냅니다. 가장 오래된 영국 치즈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로마가 영국을 지배하던 때 로마인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들을 하는데, 11세기 말 <둠즈데이 북Domesday Book>에도 체셔에 대한 언급이 있을 정도며, 17세기 초에는 영국의 주요 도시들에 이미 체셔가 보급되었고, 1739년부터는 영국 해군의 배에 배급품으로도 실렸다고 합니다. 넬슨의 배에 실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19세기에는 웬만한 공업지대에서 이 체셔가 거래되기도 했는데, 고기를 사 먹을 수 없는 어려운 형편의 노동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돼주었다고 합니다.


소젖 경성 치즈입니다. 제가 산 제품은 풍부한 맛을 위해 저온살균하지 않은 생유를쓰고 채식주의자를 고려해 식물성 효소로 굳혔습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해 떨이로 나와 있었는데, 할인을 해도 저 정도면 꽤 비싼 겁니다. 농가에서 전통 방식으로 소량 수작업해 만든 '아티잔 치즈'라 그렇습니다. 대대로 치즈를 만들어오던 애플비씨 집안에서 만듭니다. 자기 가문 이름 걸고 자손들이 대를 이어 만들어오는 식품이나 식당들, 좋아 보이죠? 우리 한국은 그게 잘 안 되죠. "아들아, 만두 빚어 파는 이 애비처럼 살지 말고 너만은 부디 공부 열심히 해서 출세하거라." 이름난 만두 장인이 대학 교수보다 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아들아, 애비는 별 볼 일 없는 만두쟁이였으나 너는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만두 장인이 되거라."  아, 이런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전통 방식의 경성 치즈에서만 볼 수 있는 저 천 자국.

 

 

 

 

 

 

 

 


치즈를 코에 바싹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신선한 우유 향과 고소하고 달콤한 버터스코치 향이 느껴집니다. 맛을 보려고 칼로 써니 부스러기가 많이 생깁니다. 오래숙성한 치즈가 아닌데도 잘 부서지네요. 입으로 가져가는 도중에도 막 부서져 바닥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씹어보니 역시나 다소 건조하면서 까끌까끌한 입자가 느껴집니다. 식감에서 관능미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부드럽거나, 살살 녹거나, 탄력 있거나, 쫄깃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맛을 보니 버터의 고소한 맛과 함께 산미가 먼저 느껴집니다. 치즈의 산미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죠. 우유 맛이 물씬 나는 요거트의 산미가 있고, 그것보다는 좀 더 강하나 산뜻한 레몬의 산미가 있고, 그보다 좀더 강하면서 약간의 쓴맛과 고소한 맛이 가미된 차이브 산미가 있고, 그보다 더 강한, 짠맛이 뒷받침된 생양파의 쏘는 듯한 산미가 있지요.


첫 번째 것은 대개 'lactic acid'가 느껴진다고 표현을 하고, 두 번째 것은 'lemon tang', 세 번째는 'chive tang', 마지막은 'onion tang'으로 묘사를 합니다. 이 치즈에서는 레몬의 산미가 느껴집니다. 시큼하다기보다는 입안을 말끔하게 정리해주는 기분이 난다는 거죠. 프랑스인들이나 영국인들처럼 식후에 치즈 한 조각을 먹으면 입안이 오히려 개운해진다는 ☞ 사실, 알고 계셨나요? 치즈가 음식물의 당분이 치아에 해를 끼치는 걸 방해하고 입 냄새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우유는 유당 때문에 소용이 없으나 치즈는 발효와 숙성을 거치면서 성질이 달라져 그렇답니다.

 

산미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 치즈는 단맛이 특히 많이 나는 과일이나 과일 케이크를 곁들여 먹으면 좋겠습니다. 생산자는 잘 익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무화과fig나 대추야자dates, 영국 전통 프룻 케이크를 추천합니다. 신맛이 많이 나서 맨입에 많이 먹지는 못하겠습니다. 단것들을 곁들여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볍고 달콤한 싱글 몰트 위스키와도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쓴맛이 없으면서 개성 있는 산미가 나 애호가가 많은 치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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