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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서섹스 요우먼 Sussex Yeoman 염소젖 치즈 본문

영국 치즈

영국 치즈 ◆ 서섹스 요우먼 Sussex Yeoman 염소젖 치즈

단 단 2014. 5. 27. 00:00

 

 

 

 이스트 서섹스 East Sussex

 

 

 

 

 

 

 

 



떨이 치즈를 사 왔습니다. 제 치즈 시식기의 90%는 떨이 치즈를 사 먹고 쓰는 것들입니다.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하는 아티잔artisan 치즈를 3천원 조금 넘게 주고 사먹을 수 있다니, 치즈 천국이 따로 없어요.

 

 

 

 

 

 

 



잉글랜드 남부에 위치한 이스트 서섹스 지역의 호람Horam 마을에서 만듭니다. <넛 노울 농장Nut Knowle Farm>에서 만드는 염소젖 치즈인데, 젖을 외부로부터 공급 받지 않고 자기네 농장에 있는 염소들로부터 직접 짜서 만듭니다. 염소 품종은 Toggenburg와 British Saanen, 두 종류라고 합니다. 저온살균을 하고 식물성 효소를 써서 굳힌 뒤 압착 과정을 거쳐 단단하게 만듭니다. 2개월간 숙성시킵니다. 지름 18cm, 높이 9cm, 무게 2kg짜리 원반으로 만들어 납품을 하고, 치즈 가게에서는 소비자한테 조각 케이크처럼 잘라서 팝니다.

 

 

 

 

 

 

 



공장제 대량생산 치즈가 밋밋하고 멋없어 보이는 이유 - 이렇게 자연과 세월을 품은 멋있는 껍질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치즈의 껍질을 먹어야 하는지 도려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죠? 껍질과 속살을 같이 먹어줘야 하는 치즈들이 있는가 하면, 껍질을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치즈들도 있고, 취향에 따라 먹든지 말든지 먹는 이가 알아서 결정하는 치즈들도 있지요. 눈으로 봐서 대충 감이 오기는 하지만 저는 아직도 100% 자신은 없어요. 대개는 껍질의 식용 여부를 생산자들이 치즈 포장에 밝히고 있는데, 이렇게 치즈 카운터에서 따로 잘라 사 온 치즈들은 정보가 없어 헷갈릴 때가 있어요. 이 치즈는 껍질을 먹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호기심에 위, 아래, 옆면의 껍질을 조금씩 뜯어서 모두 먹어보았는데 잡맛과 쓴맛이 납니다. 속살만 드세요. 단단한 껍질의 옆면과 달리 치즈의 아랫면과 윗면은 물기가 많아 질척거리니 다룰 때 조심하시고요.

 

 

 

 

 

 

 

 

 

껍질을 제거하고 속살만 이렇게 깍둑 썰어 드시면 편합니다. 그런데 아무 치즈나 이렇게 썰면 안 되고, 치즈의 속살을 잘 살펴보아 속살의 질감이 균일할 경우에만 깍둑 썰어 드셔야 해요. 껍질째 먹는 치즈는 깍둑 썰면 안 되죠. 누구는 껍질 쪽만 먹고 누구는 부드러운 속살만 먹게 되니 공평하지가 않습니다. 껍질 쪽이 더 맛있는 경우도 있고, 가운데 속살이 더 맛있는 경우도 있고, 껍질 쪽과 가운데 속살 부분의 맛이 완전히 다른 치즈도 있으니 잘 판단하셔서 잘라야 합니다. 모든 이가 치즈 부위를 골고루, 공평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자르는 것이 치즈 커팅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 치즈는 깍둑 썰기에 좋은 게, 껍질에 가까운 쪽이라고 특별히 더 단단하거나 맛이 강하거나 하지 않고 맛과 질감이 비교적 균일하기 때문입니다.



맛 평가
순한 고트 치즈입니다. 고소하고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많이 나고 염소젖 특유의 냄새가 심하지 않아 먹기에 부담이 없어요. 칼로 썰어보니 단단한 듯하면서도 부드럽게 잘 썰립니다. 약간의 끈기와 탄력이 있어 칼에 들러붙습니다. 입에 넣고 씹으면 금세 바스라지면서 완숙 삶은 달걀 노른자보다는 약간 굵은 입자가 느껴집니다. 제법 촉촉하면서 기분 좋게 쫀득거립니다. 고트 치즈 입문용으로도 아주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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