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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치즈

치즈 ◆ 프랑스 오쏘 이라티 Ossau Iraty 양젖 치즈

단 단 2014. 5. 26. 01:03

 

 

 

 Pyrenees-Atlantiques

 

 

 

 

 

 

 

 

 

 



떨이 치즈를 사 왔습니다. 비싸서 평소엔 엄두도 못 내던 치즈였는데 이렇게 싸게 나왔네요. 3천원도 채 안 줬습니다. 프랑스 남서부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베아른 지역Bearn과 북바스크 지역Northern Basque Country에서 만듭니다. 바스크 치즈를 다 만나보네요. 치즈 이름인 '오쏘 이라티'는 베아른의 '오쏘' 계곡과 바스크의 '이라티' 삼림 지대, 두 곳의 지명에서 딴 것입니다. 프랑스 양젖 치즈들 중에서는 록포르와 오쏘 이라티, 단 두 개만이 AOC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AOC 치즈이긴 하나 완성된 치즈의 크기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크기에 따라 숙성 기간도 달라집니다. 그래도 최소 3개월은 숙성을 시켜줘야 한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저는 이 치즈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좋아하는 프랑스 치즈 목록에 넣기로 했어요. 왜 오쏘 이라티는 프랑스 다른 치즈들에 비해 유명하지가 않은지 의아합니다. 양젖 치즈라 생산량이 적고 비싸서 많은 이들이 접해보질 못해서일까요? 프랑스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치즈는 아니라던데, 그런 걸 보면 영국 수퍼마켓들이 정말 부지런한 거죠. 고급 수퍼마켓인 웨이트로즈서부터 대중적인 수퍼마켓인 테스코에 이르기까지 거의 다 이 오쏘 이라티를 갖다 놓고 팔거든요.

 

 

 

 

 

 

 



조각의 윗면.

 

 

 

 

 

 

 



뒤집어서, 조각의 아랫면.

 

 

 

 

 

 

 

 


아, 정말 잘 만든 치즈입니다. 어느 한 요소가 튀지 않고 매우 조화로우면서 세련된 맛이 납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하고 단맛이 많이 납니다. 양젖과 염소젖 치즈들이 원래 소젖 치즈들보다 단맛이 더 나긴 하는데, 양젖은 염소젖만큼 특유의 냄새가 강하지 않아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지요. 코쟁이들은 sweet, buttery, nutty (hazelnut) 하다고 표현들을 합니다. 분류를 하자면 '비가열 압착 반경성 치즈'. 원유를 가열하지 않으며, 가볍게 압착해 만드는 적당히 단단한 질감의 치즈라는 소리입니다. 제법 단단하고 치밀하면서도 일단 씹기 시작하면 수분이 있어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습니다. 포장에도 써 있네요. "Creamy caramel flavour, smooth & firm"


뒤에는 이런 설명이 있고요.
"For four generations the Pardou family have specialised in the affineur of Osssu Itraty. They select and ripen cheese for us in the town cellars of Laruns, in the Basque region of the Pyrenees. The cheese is made from the Manech breed of sheep from late December, after lambing, until mid-July."

 

프랑스에서는 특이하게도 원료(우유)를 대는 사람, 치즈를 만드는 사람, 숙성을 시키는 사람이 각각 따로 존재를 하죠. 영국에서는 우유는 외부에서 공급 받을 수 있어도 치즈를 만들고 숙성시키는 작업은 대개 생산자가 책임지고 맡아서 합니다. 치즈 만드는 곳에서 숙성도 함께 시키죠. 프랑스에서는 숙성 전문가가 치즈 장인에게서 "싹수가 있는" 잘 만들어진 치즈를 골라 산 뒤 자기가 숙성을 시켜 판매를 합니다. 제가 사온 치즈 포장 설명에도 "affineur"라는 단어가 따로 보이는데, 대대로 치즈 숙성만 전문으로 해오던 빠르두 씨 집안에서 숙성시킨 치즈라는 소리입니다. 신기하죠. 어미 양의 분만이 끝난 12월 말부터 이듬해 7월 중순까지 짠 젖으로 만든다는 설명도 있네요. 피레네 산맥에 흩어져 있는 150개의 농가와 12개 농장에서 이 오쏘 이라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페르미에, 아르티사날, 코페라티브, 엥더스트리엘 모두 가능합니다.

 

 

 

 

 

 

 



속살이 비교적 균일해 이것도 깍둑 썰어 먹기에 좋습니다. 껍질은 먹지 않습니다. 또다른 양젖 치즈인 스페인의 만체고Manchego도 조만간 먹어봐야겠습니다. 두어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먹은 지 하도 오래돼서 맛을 까먹었습니다. 지리상으로 아주 멀지 않고 둘 다 양젖으로 만드니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오쏘 이라티는 맛이 순하고 고소해 양젖 치즈 입문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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