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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독일 몬타뇰로 아피네 Montagnolo Affine 본문

세계 치즈

치즈 ◆ 독일 몬타뇰로 아피네 Montagnolo Affine

단 단 2014. 6. 15. 00:30

 

 

 

 

 

2013년 국제 치즈 대회The International Cheese Awards Nantwich의 최고상은 영국의 ☞ 클락스톤 블루가 차지, 4,780개의 치즈들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고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 그럼 2012년 챔피언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독일의 '몬타뇰로 아피네'입니다. 3,900개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했죠. 독일 치즈 회사 <케저라이 샴삐뇽Keserei Champignon>의 제품입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걸작 ☞ 캄보졸라는 이미 소개해 드렸고요. 이 회사가 치즈 실력이 좋은가 봅니다. 1990년대부터 만들던 치즈이고, 영국 시장에는 2006년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이, 독일 회사가 왜 자꾸 자사 치즈에 이태리 어감의 이름을 붙이는가 하는 겁니다. 기껏 맛있는 치즈 잘 만들어 놓고 남의 나라 어감의 이름을 붙이다뇨, 독일어가 어때서요? 하인리히, 로네펠트, 아펠 슈트루델, 차이트가이스트. 카리스마 넘치고 근사하기만 한데요. 치즈가 범람하는 세상에 새 치즈에 대한 호기심이 무뎌질 대로 무뎌진 소비자. 이런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이태리 치즈 명성 덕을 좀 보겠다는 거지요.

 

 

 

 

 

 

 



영양 성분표.
캄보졸라와 거의 같습니다. 이 치즈 역시 우유에 크림을 별도로 넣은 유지방 함량 75% 이상의 '트리플 크림 치즈'로 분류됩니다. 위의 영양 성분표에는 42g으로 써 있어서 헷갈릴 겁니다. 수분을 완전히 날려 치즈의 고형 성분만 남았을 때의 유지방 함량이 75%가 된다는 소리입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들은 맛과 질감이 좋은 대신 지방 함량이 높아 좀 사악하죠. 심혈관계 질환 있는 분들은 양을 잘 조절해서 드셔야 합니다.

 

 

 

 

 

 

 



흰곰팡이가 아니라 회갈색 곰팡이입니다. 특이하네요. 이것도 브리나 꺄몽베흐처럼 껍질을 속살과 함께 먹는 치즈입니다.

 

 

 

 

 

 

 



속에는 이렇게 푸른곰팡이가 나 있고요. 푸른곰팡이가 참 얌전하게도 나 있습니다. 전세계 블루 치즈들 중 푸른곰팡이가 가장 멋있게 핀 치즈는 영국의 스틸튼. 그 다음은 프랑스의 록포르[아래 사진들].

 

 

 

 

 

 

 

 


스틸튼 - 방사형으로 촘촘하게 피운 대리석 무늬의 푸른곰팡이.
이건 치즈가 아니라 아트다.

 

 

 

 

 

 

 

 

록포르 - 제주 현무암처럼 구멍이 숭숭.

일급 전염병을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

 

 

 

 

 

 

 

 


맛 평가
맛있습니다. 이것도 캄보졸라처럼 흰곰팡이나 푸른곰팡이 치즈 초심자한테 안심하고 권할 수 있을 정도로 순합니다. 트리플 크림 치즈라 질감도 아주 부드럽고요. 캄보졸라보다 더 부드러워요. 실온에 둔 버터와 흡사한 질감을 냅니다. 곰팡이 향이 은은히 나는 가염 버터 같아요. 잘라 놓은 단면에서 윤기가 돌죠? 버터처럼 부드럽게 녹는 와중에 푸른곰팡이가 제법 바삭거리면서 씹혀 재미있습니다. 저는 맨입에 그냥 먹었지만 사워도우 브레드 토스트에 올리면 끝내주게 맛있겠습니다. 지나치게 맛있어서 이것도 벌써 두 번째 사 먹고 찍은 사진입니다. 맛있는 버터라 생각하고 사 드시면 될 것 같아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숙성해 들어오는 브리나 꺄몽베흐 같은 흰곰팡이 치즈와 달리 이 치즈는 껍질 안쪽의 질감이 놀랍도록 균일합니다. 속살 안쪽에 시큼한 심지가 있거나 단단하지 않고 버터처럼 균일하죠. 저온에서 천천히 숙성을 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정성도 정성이지만 기술이 좋은 거죠. 공장 치즈도 이렇게 공들여 만들 수가 있습니다. 독일 바바리아 지역에서 만듭니다. 바바리아가 낙농으로 유명하다죠?

 

저온살균한 소젖으로 만들고 식물성 효소로 굳히기 때문에 수출이 용이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쟁쟁한 치즈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아 언론에서도 다루고 입소문이 났으니 아마 미국에도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한국에도 캄보졸라와 이 몬타뇰로 아피네가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대형 마트들도 여기 영국 수퍼마켓들처럼 부지런 떨어 유럽의 맛난 치즈들을 좀 갖다 놓고 팔면 좋겠는데 말예요.


제가 맛본 곰팡이 치즈들 중에서는 가장 순한 흰곰팡이 치즈, 가장 순한 블루 치즈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순합니다. 순하고 고소한데다 크림처럼 부드러우니 치즈가 낯선 한국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즈 대회 심사위원들 중에는 이 치즈가 시식자로 하여금 도전하는 듯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 그저 순하기만 한 치즈라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순하고 부담 없다는 소립니다. 캄보졸라 먹은 지가 꽤 돼서 자세한 비교를 하기 어렵겠는데, 조만간 둘을 같이 사서 비교 시식을 해봐야겠습니다. 이 글 밑에 추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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