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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네덜란드 염소젖 하우다 Goats' Milk Gouda 본문

세계 치즈

치즈 ◆ 네덜란드 염소젖 하우다 Goats' Milk Gouda

단 단 2014. 5. 23. 00:00

 

 

 

 

 

다쓰베이더가 치즈 카운터 앞에 서서 안 먹어 본 것 뭐 있나 살피다가 분홍빛이 은은히 도는 염소젖 장기 숙성 하우다가 예뻐 보이길래 사 왔다고 합니다. 하우다를 염소젖으로도 만드는 모양입니다. 충분히 가능하죠. ☞ 염소젖으로 만든 체다도 전에 소개해 드린 적 있는데요. ☞ 숙성 하우다를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이것도 기대를 하고 사 왔다고 합니다. 과연, 속살의 연분홍 빛이 관능적으로 보입니다.

 

장기 숙성 치즈인 줄은 어떻게 아느냐? 소젖으로 만들었든 염소젖으로 만들었든, 20개월 이상 장기 숙성 하우다에는 노란색이 아닌 검은색 왁스를 입힙니다. 왁스의 색이 아니더라도 치즈 속살paste의 상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요. 수분이 적고 더 단단해 보이면서 소금 결정 같은 흰색의 점들이 간간히 눈에 띄거든요.

 

 

 

 

 

 

 

 


아, 이보다 더 단맛 나는 자연치즈가 또 있을까 싶어요. 파인애플 주스맛, 버터스코치맛, 로즈메리맛이 강하게 나고, 삶은 달걀 노른자 맛도 약간 납니다. 염소젖 치즈인데 '고티goaty'한 맛은 많이 안 납니다. 염소젖 치즈는 입에 안 맞아 못 먹겠다는 분들도 이 치즈는 문제없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치즈에서 이런 단맛이 나는 걸까요? 맛치즈flavour-added cheese도 아니면서 맛치즈 같은 맛을 내고 있으니 희한합니다.

 

기술적인 것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두 가지 요소가 작용을 한 결과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는, 염소젖이 본래 소젖보다 단맛이 더 난다는 점. 또 하나는, 응유curd를 온수에 씻어 내는 하우다만의 특별 제조법 탓. 즉, 응유를 씻어 내면 젖에 있던 젖당lactose이 다소 씻겨 나가는데, 이렇게 되면 젖당을 젖산으로 변화시키는 박테리아의 먹이가 줄어들게 되니 치즈가 시큼해지는 것이 억제되고 맛이 달아집니다. 이 작업을 '응유 세척washing the curd'이라고 부릅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지혜와 기술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젖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분을 줄여 오히려 치즈를 달게 만든다니, 왠지 모순적이면서 재미있죠.

 

이 염소젖 하우다의 질감은 체다보다는 약간 더 단단한데, 칼로 썰면 사진에서처럼 끝까지 얌전히 썰리질 않고 중간중간 부서져 떨어집니다. 올드 윈체스터나 갓 쪼갠 파마산 치즈의 가운데 속살 질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바싹 마른 숙성 파마산만큼 까끌거리지는 않으나 아주 부드럽지도 않아요. 어쨌거나 맛있는 고트 치즈입니다. 고트 치즈에 입문하려는 분들께 추천해 봅니다. 치즈 속살의 빛깔도 연한 분홍빛이 도는 것이 예쁩니다.


숙성이 많이 된 치즈라서 소금양은 제법 높아졌습니다. 100g당 소금이 2.72g이나 되니 양을 잘 조절해서 드셔야겠습니다. 대신 유지방 함량은 28.6g으로 낮은 편입니다. 이름이 '하우다'이고 제조법도 하우다와 같다지만 맛은 완전히 다른 치즈이니 별도의 치즈로 취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하우다 개론

빔스터(베임스터르) 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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