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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웬즐리데일 맛치즈들 Wensleydale Flavour-Added 본문
▲ 북요크셔 North Yorkshire.
이게 도대체 언제적 사진인지... (가물가물)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지난 뒤 떨이로 나온 모둠 치즈를 샀던 것 같습니다. 영국인들이 일년 중 치즈를 특별히 많이 찾는 때가 있는데, 바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입니다. 각종 크고 작은 파티가 많아 치즈 수요가 많거든요. 치즈 생산자들도 이때에 맞춰 잔뜩 생산해 수퍼마켓에 납품을 합니다.
이렇게 모둠으로 사면 값이 조금 저렴한 데다, 치즈에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고민해 가며 치즈를 고를 필요가 없어 편합니다. 이런 모둠 치즈를 저도 두 번 정도 사 먹어 보았는데, 맛과 질은 아무래도 하나씩 골라 사 먹는 최고급품들보다는 떨어집니다. 값이 싸고 편하다는 데 의의가 있겠습니다. 연말연시가 지나 안 팔리고 남은 것들은 원래 값의 25% 정도로 아주 싸게 내놓기도 하는데, 아마 그렇게 떨이로 나온 것을 사 왔던 것 같네요.
이 접시는 수퍼마켓에서 행하는 경품에 응모했다가 덜컥 당첨돼서 받은 치즈 파티용 접시입니다. 접시에 그려 있는 포도가 실물 크기이니 얼마나 큰 접시인지 감이 오죠? 아, 글쎄, 이 멋진 접시를 다쓰 부처가 둘 다 당첨됐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경품에 응모하고 나서 까먹고 있었는데 몇 달 뒤에 접시 두 장이 배달돼 왔어요.
웬즐리데일 크랜베리
포도 없이도 그럴싸해 보이죠? 숙성을 오래 시키지 않은 어린 웬즐리데일에 반건조 크랜베리를 박은 치즈입니다. '맛치즈flavour-added cheese'로 분류가 됩니다. 맛이 순하기 때문에 어린 웬즐리데일은 이렇게 맛치즈의 기본 치즈로 많이 쓰이곤 합니다. 웬즐리데일 맛치즈 중에서는 이 크랜베리 박힌 제품이 가장 유명합니다. 맛은, 어린 웬즐리데일에 반건조 크랜베리를 더한 맛입니다. (뭐,뭣? 이런 성의 없는 시식기가!)
웬즐리데일 에이프리콧
이건 어린 웬즐리데일에 반건조 살구를 박은 것이고요. 맛은 어린 웬즐리데일에 반건조 살구를 더한 맛입니다. (뭣!)
망고나 살구 같이 샛노란 색이 나는 반건조 과일들은 건조시킬 때 이산화황sulphur dioxide을 넣죠. 이산화황을 넣지 않으면 갈변되어 흉하기 때문에 소량이라도 반드시 넣는 것 같더라고요. 고급 수퍼마켓에서 제아무리 고급품을 사도 말린 망고나 살구에는 이 이산화황이 꼭 들어갑니다. 양을 얼마나 넣었느냐가 관건이 되겠지요. 한국에서도 반건조 살구나 망고를 많이 수입해다 먹는데, 이산화황을 적정량 넣지 않고 너무 많이 넣은 제품들이 밀수입 돼 들어와 간혹 문제가 됩니다. 이런 것들은 먹고 나서 입 꼭 다물고 코로 숨을 내뿜었을 때 비강에서 연탄가스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하여간 웬즐리데일 맛치즈들 중 노란 과일이 든 것들은 어쩔 수 없이 이산화황을 첨가물로 포함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웬즐리데일 솔티드 캬라멜
이건 '솔티드 캬라멜salted caramel'을 박은 건데, 오, 이게 아주 명물입니다.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앉은 자리에서 저 한 조각을 혼자 다 먹으라 해도 너끈히 먹어치울 수 있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티타임에 케이크 대신 앞으로 이걸 사 먹을까 하는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치즈에 어떻게 캬라멜 박을 생각을 다 했을까요?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웬즐리데일 망고 & 진저
이것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반건조 망고와 당절임 생강을 섞어서 넣은 건데, 지나치게 맛있어서 저 한 조각을 다쓰 부처가 한 번에 다 먹어치웠습니다. 촉촉하고 살살 녹는 치즈 가운데 달콤한 망고와 진저가 꿈처럼 씹힙니다.
웬즐리데일 캐롯 케이크
하하, 영국인들의 티타임 클래식 케이크인 캐롯 케이크 맛을 치즈에 입혔습니다. 건포도와 계피가 들어 ☞ 보울런드와 흡사하나 보울런드보다는 덜 달고, 바탕이 되는 치즈가 다른 탓에 질감도 많이 다릅니다. 이 치즈는 촉촉하지가 않고 질감이 다소 까실까실하면서 잘 부서지니 치즈 같지가 않고 정말 케이크 같네요. 게다가 당근과 향신료가 들어서 정말 캐롯 케이크 맛이 납니다. 신기해서 다쓰 부처 둘 다 먹으며 하하 웃었습니다. 한 조각 떼어 먹어 보고는 '아, 이거 완벽한 티푸드다!' 하고 바로 찻물을 올렸지요. 마치 티타임에 밀크티와 캐롯 케이크를 먹는 듯합니다. 캐롯 케이크보다 덜 달고 치즈의 고소한 맛까지 있어 어떤 면에서는 캐롯 케이크보다 더 낫네요. 홍차에 아주 잘 어울립니다. 티타임에 한번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맛을 잘 냈습니다.
다시 웬즐리데일 망고 & 생강.
맛있어 보이죠? 쫀득쫀득 달콤한 건과일과 우유맛 물씬 나는 순하고 어린 치즈의 조합이 일품입니다. 웬즐리데일 맛치즈들은 다들 기본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미국인들이 이 웬즐리데일 맛치즈들을 좋아해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합니다. 이런 건 한국에도 좀 들어갔으면 좋겠는데요.
다 맛있었는데 다쓰 부처 입맛에는 솔티드 캬라멜과 반건조 망고·생강 제품이 특히 맛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가 먹은 것은 ☞ <웬즐리데일 크리머리>의 제품이었습니다. 요크셔에 있는 웬즐리데일 치즈 전문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솔티드 캬라멜과 망고·생강 제품은 현재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에만 들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치즈 카운터에 가서 직접 잘라 달라고 주문을 해야 합니다. 꾸준히 들어오질 않고 있다가 없다가 하니, 혹 웨이트로즈에 장 보러 가셨다가 이 솔티드 캬라멜과 망고·생강 웬즐리데일이 눈에 띄면 무조건 사세요. 다른 브랜드 제품은 먹어 보질 못 해서 비교를 못 하겠네요.
티타임에 캐롯 케이크가 먹고 싶은데 시판 제품들이 너무 달아 망설이고 계셨다면 차라리 오늘 소개해 드린 웬즐리데일 캐롯 케이크 치즈를 사 드실 것을 권합니다. 저는 칼슘 섭취를 위해 하루에 치즈 50g씩을 꼭 먹어 주고 있는데, 티타임과 치즈 타임을 합쳐서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티푸드를 따로 안 먹어도 되니 칼로리도 좀 줄일 수 있겠고요. 당분간 티타임에 과자나 크림 바른 과일 케이크 대신 이 웬즐리데일 맛치즈들을 곁들일 생각입니다. 그간 맛치즈는 진정한 치즈가 아니라고 우습게 여겼었는데 다시 봐야겠어요. 자연 치즈에 부재료를 박은 것이기 때문에 이것도 엄연히 자연치즈에 속합니다. 아이들 간식으로도 훌륭하겠습니다. ■
☞ 웬즐리데일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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