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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즈 ◆ 흘라운로크 브리 Llawnroc Brie 본문
제가 콘월어에는 까막눈이라 'Llawnroc'의 정확한 발음을 모르겠습니다. 발음 기호를 찾아 겨우 독음해 봤는데, 틀릴 수도 있어요.
잉글랜드 남서부 끝자락 콘월에 있는 흰곰팡이 연성 치즈 전문 회사에서 만드는 치즈입니다.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수퍼마켓이나 치즈 전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요. 저온살균한 소젖 전지유로 만들고 식물성 효소로 굳힙니다. 이 치즈는 실온에 두면 희한하게도 껍질쪽이 아니라 가운데부터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브리인 ☞ 세인트 엔델리온보다는 맛이 단순하고 싱겁습니다. 흰곰팡이의 쏘는 맛도 적고 치즈 속살 자체도 싱거워요. 고소하기로는 또 ☞ 서머셋 브리만 못하고요. 이걸 사 먹느니 세인트 엔델리온이나 서머셋 브리를 사 먹겠습니다. 떨이로 나왔길래 궁금해서 한번 사보았습니다. 세인트 엔델리온보다는 값이 조금 싸고 서머셋 브리보다는 많이 비쌉니다. 간식으로 부담 없이 막 먹기에는 나쁘지 않아요. 그냥 프랑스의 공장제 대량생산 브리 같은 평범하고 순한 맛이 납니다.
2014년 8월 18일 추기
유통기한이 다 돼 떨이로 파는 것을 또 사 왔습니다. 같은 떨이 치즈라 해도 이번 것은 숙성이 훨씬 더 진행된 것처럼 보입니다. 브리나 꺄몽베흐 같은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은 유통기한 다 된 걸 사 오면 더 좋다고 말씀 드린 적 있죠. 판매처에서 판매를 위해 진열장에 보관하는 중에도, 구매 후에도, 계속해서 숙성이 진행되기 때문에 좀 더 맛있게 먹고 싶은 분들은 냉장고에 넣어 묵혔다 드시면 좋습니다. 먹으려고 비닐을 벗기니 농익을 대로 농익어 속살이 비닐에 잔뜩 들러붙고 물처럼 흐르네요. 너무 흘러 치즈 보드가 난장판이 돼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흘라운로크 브리를 한 번 먹어보고는 싱겁고 순하기만 한 모방 브리로 생각했는데, 웬걸요, 과숙한 것으로 먹어보니 카리스마가 넘치는걸요. 8주 숙성 브리 드 모 먹었을 때와 유사한 풍미가 납니다. 탄산처럼 쏘는 김치 맛, 우거지 된장국 맛, 버섯 수프 맛이 어우러져 짙은 우마미가 느껴집니다. 껍질의 흰곰팡이도 매콤하고요. 위에 묘사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치즈가 되었습니다. 저는 숙성 브리를 좋아해서 맛있게 아주 잘 먹었습니다. 흰곰팡이 연성 치즈들은 숙성 기간이 단 일주일만 지나도 맛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여러 단계의 숙성 치즈들로 골고루 즐겨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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