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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이태리 파마산 치즈 •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Parmigiano Reggiano 본문

세계 치즈

치즈 ◆ 이태리 파마산 치즈 •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Parmigiano Reggiano

단 단 2014. 6. 21. 00:00

 

 

 

파마산 치즈를 소개합니다. 공식 이름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아, 이름이 너무 길어요. 이태리 사람들이 알면 노발대발하겠지만 이하 '파마산'으로 줄여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아마도 영국의 여염집 냉장고에 하나씩은 다 들어 있을 겁니다. 우리 집에도 있어요. 블루 치즈와 체다와 파마산은 집에 항상 있어야 합니다. 만드는 법 영상을 두 개 걸어 봅니다.

 

 

 

 

 

 

 

 

 

이건 파마산 생산자협동조합에서 제작한 영상이고,

 

 

 

 

 

 

 

 

 

 

이건 <Food Insider> 제작 영상입니다.

 

12세기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은 제조법으로 만듭니다. 파르마 지역과 레지오 에밀리아 지역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이 이름을 아무나 함부로 갖다 쓸 수 없도록 1955년에 DOP 치즈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게 되었고, 파마산 치즈 생산자 조합Consorzio del Formaggio Parmigiano-Reggiano에 의해 원유, 생산지, 생산 방법, 등급 등에 관한 사항이 꼼꼼하게 제정되었습니다. 후에 영어 표기인 '파메산Parmesan' 역시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게 되고요.

 

파마산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다음의 몇 지역으로 한정됩니다. 

 

 모데나, 파르마, 레지오 에밀리아, 볼로냐 [에밀리아-로마나 지역]

 만토바 [롬바르비다 지역]

이 제한된 지역 내 오백 개 농장에서만 파마산을 생산해 전세계에 수출할 수 있습니다.

 

자,잠깐, 오백 개의 파마산 농장?! 

 

 

 

 

 

 

 



최소 18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숙성을 시키며, 간혹 그 이상까지도 숙성시키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제가 사 온 것은 30개월 숙성 제품이었습니다. 파마산 생산자가 500개나 된다니, 맛있는 파마산 잘 고르는 것도 일이겠습니다. 저는 일단 영국 수퍼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오래 숙성한 것으로 사 보았습니다. 치즈 전문점에 가면 더 오래된 것들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유럽연합은 각 회원국들의 전통 치즈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PDO니 PGI니 하는 것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유럽연합 내에서는 회원국들이 서로 남의 나라 치즈 이름을 함부로 갖다 쓰질 않습니다. 파마산이나 페타 같은, 아무리 수요가 많은 치즈라 해도 해당 국가의 지정된 생산자가 아니면 같은 이름 붙인 치즈를 만들어 팔 수가 없죠. 이름만 달리 붙인다면 치즈 자체는 얼마든지 모방해 만들 수 있지만요. 레서피에 저작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치즈에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이 대체 가능한 치즈라는 걸 알아보고 찾아 줄 확률은 매우 적겠지요. 그런데 아래의 이건 뭘까요? 

 

 

 

 

 


미국산 파마산 가루군요. 한국에도 들어가 있죠? 영국 수퍼마켓에서는 미국산 파마산 가루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유럽연합 법에 의해 수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미국산 제품이 엉뚱하게도 이태리 치즈인 "파마산" 이름을 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미국이 유럽연합국에 이런 제품을 팔고 싶으면 이름을 바꿔야만 합니다. 실제로 크라프트 사의 저 'Parmesan' 제품을 "Pamesello Italiano"라고 이름을 바꿔 달고 수입하는 유럽연합국이 있다고는 하는데, 영국에서는 어쨌든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통 이태리 파마산을 어느 수퍼마켓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질 떨어지는 모방품을 들여올 이유가 없죠. 게다가 이게 미리 갈아놓은 후추와 같아서 즉석에서 갈아 쓰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미국은 유럽연합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 치즈들을 마음껏 베껴 자국 소비도 하고 유럽연합국이 아닌 나라 어디든지 내다 팔 수가 있습니다. 유럽의 치즈 생산자들 입장에서는 해적이 따로 없지요. 한국은 이런 미국 치즈 수출시장의 두 번째 큰 손입니다. 

 

 

 

 

 

 

 



게다가 "100%"니 "Original"이니 하는 문구들도 떡 하니 갖다가 붙여 놓고, 어떤 것들은 이태리 국기까지 박아 넣습니다.

 

 

 

 

 

 

 



성분표를 보세요. 치즈 외에 첨가물이 이것저것 들어 이게 절대 100% 파마산이 될 수가 없는데도 버젓이 100%라는 문구를 씁니다. "오리지날"이란 문구가 박힌 제품들도 있는데 이것도 기만적이고요. 유럽연합과 미국이 무역 협정을 할 때마다 이 문제가 항상 대두되곤 합니다. 

유럽연합: 이봐, 미국! 유럽 치즈 이름 팔아서 재미 보는 짓 당장 그만 두지 못해? 
미국: 훗, 늬들 그렇게 나오면 우리는 늬들 치즈, 위생을 문제 삼아 수입 금지 조치시켜 버린다. 그래도 좋아? 나무 선반 위에 올려서 숙성시키는 치즈는 죄 꼬투리 잡아 수입 안 할 테다. 그래도 좋아?

이게 뭔 소린고 하니,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치즈를 나무 선반 위에 올려 숙성을 시킵니다. 그런데 이 나무 선반이란 게 스테인레스 스틸 선반처럼 뜨거운 물을 붓거나 소독약을 마구 뿌려 가며 마음껏 소독할 수가 없잖겠습니까. 그걸 꼬투리 잡아 위생 문제로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거지요. 문제는, 영국 치즈들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유럽 전통 치즈들이 나무 선반 위에서 숙성을 시킨다는 겁니다. 수백년을 그렇게 해 왔어도 나무 선반 때문에 탈났다는 사람 이야기는 내 못 들어 봤습니다. 한마디로,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수입을 금지하겠다 으름장을 놓는 거지요. 미국이 또 인구가 많아 유럽 치즈의 최대 시장이거든요. 이 문제로 유럽과 미국이 계속해서 투닥거리는 중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유럽 치즈 베껴서 수출을 많이 하죠. 한국에도 많이 들어가 있고요. 한국에 호주산 체다와 꺄몽베흐가 다 있더군요. 치즈란 게 생산 방법만 같다고 같은 치즈가 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죠. 소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풀을 먹고 어떤 성질의 젖을 냈느냐, 즉, 원료가 어떤 것이냐, 그리고, 숙성고의 미생물 환경이 어떤가가 중요한 겁니다. 숙성실 고유의 미생물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거든요. 원료와 환경이 다른데 같은 치즈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어차피 수입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그 나라 전통 치즈는 그 나라 것으로 사 먹어 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미국산 파마산은 어떻게 다른가

첫째, 소에게 신선한 생초나 가공 안 한 순수 건초를 먹이지 않고 조제한 배합사료를 먹입니다. 

둘째, 저온살균유를 쓰기 때문에 생유를 쓰는 오리지날에 비해 복잡한 맛이 안 납니다.  

셋째, 오리지날 이태리 파마산은 전날의 유장whey을 써서 배양을 하나 미국산은 시판 배양균을 넣습니다. 

넷째, 식물성 효소를 써서 굳힙니다. 동물성 효소를 쓰는 치즈에 비해 쓴맛이 좀 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섯 째, 기계를 써서 응유를 자르기 때문에 수작업해 자르는 이태리산에 비해 불규칙한 큰 덩어리가 많아 완성된 치즈에 수분이 많이 남게 되고 균일한 질감이 안 나게 됩니다. 오리지날 파마산의 그 경쾌하게 부서지는 식감이 안 나고 고무 질감이 나죠. 

여섯 째, 정통 파마산에 비해 크기를 작게 만듭니다. 다루기가 일단 편하고 짠맛이 더 많이 나게 되며 숙성 기간을 단축시킬 수가 있어 경제적입니다. 18개월에서 36개월까지 장기 숙성시키는 이태리산과 달리 숙성 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키니 깊고 풍부한 맛이 안 나고 싱겁습니다. 

'미국산 체다가 왜 열등한가'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데, 이 글을 파마산 치즈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므로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만일 이 글이 어느 날 '열람 불가'가 된다면 미국의 치즈 생산자 협회나 한국의 미국 치즈 수입 업체의 협박을 받은 걸로 아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 한국에 계신 이태리 음식 애호가 여러분, 이태리 음식 해 드실 때는 가급적 포장에 동그란 PDO나 DOP 마크가 있는 정통 이태리산 파마산 치즈를 사서 쓰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치즈갈이 하나 장만하셔서 제이미 올리버처럼 신나게 갈아 주세요. 말 나온 김에, 치즈갈이는 미국의 <마이크로플레인> 제품이 좋아요. 검색창에 "microplane cheese grater"라고 쳐서 검색해 보면 수두룩 나와요. 치즈갈이로 진짜 치즈 가는 거, 얼마나 신나는데요. 게다가 작년에 이태리에 지진 나서 그 많은 파마산들이 죄 박살난 걸 떠올려 보세요[아래 사진]. 프랑스 치즈들처럼 숙성 기간이 짧아 금방금방 내보내는 치즈들도 아니고, 3년씩이나 애지중지 뒤집고 닦아 줘 가며 장기 숙성시키는 치즈들인데, 이태리 파마산 농가들 얼마나 딱합니까. 큰 돈도 못 벌고 그저 사명감 하나로 치즈를 만든다던데.

 

 

 

 

 

 

 

 

윽, 가슴이. 그래도 이건 양호한 편.

초토화한 치즈 숙성고가 수두룩.

이태리 파마산 농가들에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파마산 생산 과정은 글로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파마산 생산 조합이 제작한 위의 영상들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장기 숙성 치즈의 특징인 하얀 젖산 칼슘 결정.

바삭거리며 씹힌다. 곰팡이가 아니니 놀라지 마시라.




파마산 생산에는 엄격한 규제가 따릅니다. 소에게 발효시킨 건초silage는 일절 먹일 수 없으며, 생초, 가공하지 않은 건초, 알팔파alfalfa만 급여하도록 제한을 합니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풀의 성질이 달라지고 이것이 우유에도 영향을 미쳐 치즈에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것도 전날 오후에 짠 우유와 아침에 짠 우유를 합쳐 만드는데, 전날 우유에서 위에 뜬 유지방을 제거한 뒤 아침 우유와 합쳐 씁니다. 탈지유가 부분 들어가기 때문에 치즈의 유지방 함량이 줄어 숙성하는 동안 아주 단단해질 수가 있는 겁니다. 비슷한 기간을 숙성시켜도 체다보다 파마산이 훨씬 단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파마산의 조건 - 제대로 된 파마산에서는 이런 풍미가 나야 한다
다른 치즈와 달리 제대로 만든 파마산에서는 시큼한 맛이 나면 안 됩니다. 신선하면서 진한 과일 맛, 특히, 파인애플 맛이 물씬 나야 하죠. 진한 맛이 나야 하지만 그렇다고 치즈가 지나치게 짜서는 안 됩니다. 쓴맛이 나서도 안 되고 코를 가까이 댔을 때 코를 찌르는 듯한 험한 향이 나도 안 됩니다. 걸레 냄새, 암모니아 냄새, 이런 안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은 파는 사람이 보관을 잘못한 겁니다. 따지세요. 질감은 잘 휘거나 말랑말랑한 고무 같으면 안 되고 쉽게 부러지면서 잘 부스러져야 합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 계절에 따라 소가 먹는 풀의 성질이 달라져 치즈의 뉘앙스가 달라집니다. 에 생산한 치즈는 연노랑 빛에 섬세한 맛과 목초지의 야생화 향이 나야 한답니다. 이걸 저 같은 도시의 소비자는 알 길이 없으나 아무튼 기분 좋은 풀향과 꽃향이 나야 합니다. 여름에 생산한 치즈는 버터지방butterfat이 배어나와 질감이 더 건조하면서 맛이 자극적이며, 가을 치즈에는 우유의 단백질 성분인 카제인이 많고, 겨울에 건초 먹인 소의 젖으로 만든 것은 다른 계절의 것에 비해 치즈 색이 좀 더 옅습니다. 건초에는 생초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이 적기 때문입니다. 대신 건조시킨 풀이라 영양 성분이 농축되어 있어 맛은 더 진하죠. 치즈 색이 진해야 맛도 진할 거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이 계절 별로 다른 뉘앙스에 숙성 기간에 따른 차이까지 더해져 파마산 고르는 일이 더욱 복잡해집니다.

 

 

 

 

 

 

 




파마산의 보관
파마산은 수분이 매우 적은 치즈라 한 번 사면 오래 두고 쓸 수가 있어 편합니다. 냉장고에 놓고 조미료처럼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냉장고에서 몇 주는 거뜬히 버팁니다. 만일 표면에 곰팡이가 피었다면? '꽥' 놀라서 쓰레기 통에 버리지 마시고 곰팡이 핀 부분만 잘 도려내고 쓰시면 됩니다. 생으로 먹기가 꺼려진다면 요리에 넣어 열을 가하면 됩니다. 치즈를 싼 포장(랩, 호일, 치즈용 왁스 종이 등)은 가끔씩 새로 교체해 주십시오. 마르지 않게 잘 싸되 치즈가 숨은 적당히 쉴 수 있도록 너무 밀봉하지 않아야 합니다. 물기가 갇혀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신경 쓰시고요. 자주 쓸 것 같지 않으면 사 오자마자 바로 소분해 냉동고에 집어넣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셔도 됩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은 됩니다. 요리에 넣으면 열에 의해 금방 녹습니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치즈이기는 하지만 치즈는 종류를 불문하고 가급적 적은 양을 자주 사서 쓰는 게 좋지요. 큰 덩어리를 싸게 사는 것보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적은 양을 자주 사는 게 결국은 절약하는 길입니다. 치즈를 잘 보관하는 데도 돈 들어요. 치즈를 꺼내 쓸 때는 물기 있는 손이나 음식물 묻은 손으로 치즈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껍질까지 다 먹어야 한다
저 단단한 껍질은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파마산 생산자들이 알면 노발대발할 겁니다. 겉에 해로운 물질이 전혀 묻어 있지 않으니 버리지 말고 끝까지 다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오래 둔 것은 껍질이 너무 단단해져 치즈갈이로 잘 갈리지 않을 때가 많은데, 이럴 땐 갈 생각말고 수프나 소스 만들 때 그냥 풍덩 집어넣어 녹여 쓰거나 그릴을 해서 드시면 됩니다. 공들여 생산한 치즈, 끝까지 알뜰하게 다 사용하세요. 

 

 

 

 

 

 

 

 

 

숙성한 지 12개월째가 되면 파마산 조합에서 등급을 매기기 위해 검사관이 나옵니다. 색상, 향, 갈라진 곳은 없는지, 수분 함량은 적당한지 등의 여덟 가지 항목을 육안으로 살피고 망치로 세심하게 두드려보아 판단을 하게 되죠. 소리만 듣고 속의 상태를 판단해야 하니 대단한 전문성을 요하는 일입니다. 불합격 판정된 것들은 회전판에 얹어 옆면을 갈아내 파마산이라는 표식들을 모두 지우고 싼 값에 내보내거나 가루를 내어 팝니다. (뭐든 미리 갈아 파는 것들은 수상한 것 아니겠습니까.) 수퍼마켓에서 파마산 옆에 놓여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Italian Hard Cheese'란 것들이 다 이렇게 해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파마산의 반도 안 되는 값이죠.

합격된 것들 중 오래 숙성시킬 만큼의 품질이 안 되는 2등급품은 12개월 이상 18개월 미만으로 숙성을 시켜 파는데, 이런 것들은 치즈 옆구리에 줄무늬를 파서 저렴한 값에 시장에 풉니다. 어린 치즈의 고소한 우유 풍미를 즐기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이렇게 풀리는 어린 파마산에는 2등급품이라는 의미에서 치즈 옆구리에 'Mezzano'라는 낙인을 찍습니다. 

잘 만들어진 것들은 18개월 이상 장기 숙성에 들어갑니다. 'Extra' 혹은 'Export' 낙인을 찍고, 숙성 기간에 따라 아래의 표시를 더 달게 됩니다. 

Red Seal
18개월 이상 숙성한 것들에는 빨간 인장을 붙입니다. 어리기 때문에 우유 맛이 물씬 나고 과일향, 향초향, 꽃향 등이 나서 신선한 느낌을 주죠. 아직은 촉촉해 치즈보드에 올려 그냥 즐기기에 좋습니다. 간식으로 먹거나 식전에 먹기 좋습니다.

Silver Seal 
22개월 이상 숙성한 것에는 은색 인장을 붙이는데, 빨간 인장 제품에 비해 좀더 숙성을 시킨 거라 짙은 맛이 납니다. 레몬이나 오렌지 같은 감귤류의 상쾌한 산미와 견과류의 고소함이 느껴집니다. 치즈 보드에 올려 그냥 즐기기에도 좋고, 풍미가 진해 요리에 쓰기에도 적합하죠. 이렇게도 쓸 수 있고 저렇게도 쓸 수 있어 쓰임새가 많아 이 제품들을 대개 많이 찾습니다. 

Gold Seal
30개월 이상 숙성한 것에 붙입니다. 풍미가 아주 짙기 때문에 주로 요리에 씁니다. 수분이 더 증발해 다소 건조합니다. 맛이 복잡하고 영양 성분도 좀더 농축돼 있죠. 숙성을 더 시킨 제품이라 값도 좀 더 비쌉니다.

 

 

 

 

 

 

 

 

 

 치즈 포장에 PDO 마크 외에 이 그림도 있어야 정통임.




이제 제가 사 온 파마산 맛을 볼까요? 30개월 이상 숙성한 제품이라 금색 인장이 붙게 됩니다. 만일 포장에 이런 인장이 보이질 않는다면 PDO 마크와 파마산 치즈 그림이 담긴 동그란 마크가 있는지 먼저 확인을 하신 후 몇 개월 숙성시킨 제품인지 포장의 문구를 찾아 확인하면 됩니다. 포장을 뜯으니 아, 강렬하고 생생한 파인애플향이 훅 올라옵니다. 깡통 파인애플말고 막 자른 신선한 생파인애플이요. 향만 나는 게 아니라 맛도 파인애플 맛입니다. 먹고 나면 마치 파인애플을 잔뜩 먹고 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죠. 짙은 우마미도 느껴집니다. 저는 파마산을 주로 요리에 넣어 조미료처럼 쓰기 때문에 30개월 이상 숙성한 제품으로 사서 씁니다. 용도에 맞춰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젖을 안 뗀 수송아지의 네 번째 위장에서 추출한 동물성 효소로 우유를 굳혀 만들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은 파마산을 먹을 수가 없지요. 이런 분들은 대용으로 이태리의 또 다른 경성 치즈인 그라나 파다노Grana Padano를 사서 쓰시면 되겠습니다.

 

 

 

 

 

 

 

 

 

 

 

파마산 치즈 그림이 담긴 생산자 조합 마크,

빨간색 노란색의 유럽연합 PDO 마크,
30개월 숙성을 뜻하는 문구, 금색 인장 등이 

포장에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이태리 미슐랑 스타 셰프의 작품.

파마산을 주재료로 다섯 가지 다른 질감을 표현.
자국 치즈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의 발로가 아닐 수 없음.

 Osteria Francescana

 

 

 

 

 

 

 

 

능력이 그만큼 안 되는 단단은

버섯 리조또 속에 갈아 넣고 크리습 만들어 꽂는 정도만. 

 

 

 

 

 

 

 

 

파마산을 써서 만드는 아주 쉬운 요리 하나 소개

- 시실리풍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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