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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이태리 돌체라떼 Dolcelatte 본문
▲ 싸이 톰블리Cy Twombly의 작품을 배경으로.
이거 치즈와 그림이 은근 잘 어울리잖나.
이태리의 거대 치즈 회사 <갈바니Galbani>가 블루 치즈 좋아하는 영국 시장을 겨냥해 1960년대에 출시한 제품입니다. ☞ 스틸튼보다는 부드럽고 순한 치즈로, ☞ 고르곤졸라보다는 저렴한 치즈로 개발해 틈새를 노렸다고 하네요. 소젖 반경성 치즈입니다. 식물성 효소로 굳혀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습니다.
질감은 고르곤졸라 돌체와 피칸테의 중간쯤 됩니다. 크림을 별도로 넣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가운데 푸른곰팡이가 바삭하게 씹히면서 알갱이가 느껴집니다. 푸른곰팡이의 성질만 놓고 보았을 때는 영국의 ☞ 클락스톤 스무쓰 블루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암모니아에 가까운 강한 치즈향, 푸른곰팡이의 꽃 향, 발효중인 과일맛, 누룩맛, 크림맛이 두루 납니다. 발효 과일맛과 누룩맛 때문에 단맛이 많이 나나 다소 인공적인 느낌이 들어 좀 아쉽습니다. <돌체 앤 가바나> 여성용 향수와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뒷맛이 깔끔하지가 못하고 마치 인공 향료로 맛낸 사탕 빨고 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름대로 과연 단맛은 많이 납니다. 'dolce = 달다', 'latte = 우유'.
고르곤졸라보다는 값이 싸서 피짜나 파스타에 고르곤졸라 대용으로 이 돌체라떼를 쓰는 곳이 많다고 하죠. 애초에 개발도 이를 염두에 두고 했다고 하고요. 너무 짜서 맨입에 그냥 먹기에는 힘드니 요리에 쓰시는 게 좋겠습니다. 크래커에 발라 먹어도 봤는데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너무 짜서 치즈는 최대한 얇게 펴바르고 크래커는 두 겹으로 샌드를 해야만 겨우 먹을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처럼 두꺼운 덩어리를 척 올렸다간 '으악' 하실 겁니다.
저는 돈 조금 더 주고 차라리 고르곤졸라 돌체나 피칸테를 사 드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지금까지 먹어 본 블루 치즈들 중에서는 단맛이 가장 많이 나서 개성은 있으나 이 단맛이 다소 인공적인 게 흠입니다. 고르곤졸라 돌체만큼 심하게 들러붙거나 끈적이지는 않지만 이것도 물기가 제법 많고 들러붙어 치즈보드에 올리면 보드가 엉망이 되겠어요. 치즈보드용으로는 추천하지 않으렵니다. 요리용으로는 가성비 괜찮아 보입니다. 한국에서 한참 유행했던 고르곤졸라 피짜 집들 중에는 비싼 고르곤졸라 대신 이 돌체라떼를 쓰는 집도 분명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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