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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인간과 식량

단 단 2014. 8. 1. 00:00

 

 

 대륙의 스케일. 풀 한 포기 없는 흙바닥. 미국.

 

 

 

인간과 식량이라니, 제목이 무슨 세계 석학들 모아 놓고 하는 국제 포럼 같네. 종합대학 교양 과목 이름 같기도 하고.


며칠 전 환경 도큐멘타리 보다가 알게 된 사실 -


1. 지구 자원의 80%를 잘 사는 나라 인구 20%가 소비
2. 식량 1kg을 생산하기 위해 드는 물의 양
   감자 100ℓ
   쌀 4,000ℓ
   쇠고기 13,000ℓ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 구석구석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통째로 올라 왔으니 꼭 한번 보시라. 자녀가 있는 집은 함께 보셔도 좋겠다. 눈이 시릴 정도로 영상이 아름답다. 생각할 거리도 많이 제공한다.

Our Planet from the Air

 

건강이고 동물복지고 뭐고, 고기는 어쨌거나 적게 먹는 게 맞는 것 같다. 몇 년 전 UN에서 인간은 이제 지구를 생각해서라도 고기를 적게 먹을 필요가 있다고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채식 단체도 아닌 UN에서 이런 말을 할 정도면 고기 소비가 많긴 많다는 소리다. "물 없으면 빗물 받아 쓰면 되지.", "강물이나 바닷물 끌어다 쓰면 되지."가 안 된단다. 댐으로 막아 바다로 연결되지 못 하고 말라가는 강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수천 년 동안 아껴 아껴 쓰던, 다시는 채울 수 없는 대수층aquifers의 물도 이제 거의 다 빼 써서 남은 것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전세계 거래 곡물의 50% 이상이 식량이 아닌 사료나 연료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밀리고 있는 숲, 사라져가는 늪은 또 얼마나 많나.

2019년 올해의 단어, '기후 비상사태'

 

나는 고기에 관해서는 스페인 사람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소 대신 환경에 그나마 부담이 덜 되는 돼지를, 그것도 밖에 풀어 놓아 땡글땡글 건강하게 잘 키운 놈들을 잡아다 정성껏 조제해 몇 달씩 숙성시킨 뒤 비싼 값에 파는 것 말이다. 비싼 고기니 먹는 사람들도 다들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 아껴 먹지 않나. 조제 고기에 발암물질이 많다는둥 어떻다는둥 하는데, 내 생각엔 생고기를 양껏 구워 먹는 거나 정성 들인 조제 고기를 찔끔 먹는 거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고, 환경 부담 면에서는 후자가 좀 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아일랜드나 영국처럼 기후가 비교적 온난한 데다 적당량의 비가 자주 내려줘 풍성한 목초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쇠고기 생산국은 지구상에 그리 많진 않을 테니 말이다. 한겨울에 기차 타고 가면서 바라보는 푸른 목초지의 그 초현실감이란.

 

참, 한국에서는 요즘 쌀 소비가 많이 줄어 벼농사 짓는 농민들의 주름이 깊어간다는데, 여기 영국에서는 또 주식인 감자 소비가 줄어 감자 농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양인들은 밀가루 맛을, 코쟁이들은 쌀 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개도국들은 고기 맛도 알아가는 중.) 저 위에 감자 생산하는 데 드는 물 양을 보라. 감자가 역시 갑이다.

 

 

 

 

 

 

 

 

 알았어! 우리가 잘못했으니 자해는 이제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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