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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추석, 차례상, 제사상

단 단 2014. 8. 28. 00:00

 

 

 

 추석을 맞아 애연가였던 내 아버지를 기리며.
채리티 숍에서 재털이 사다 '만든' 레디-메이드 '작품'임.

 

 


내 본가에서는 제사를 지내지 않아 명절에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다. 그냥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여 왁자지껄 한 끼 먹고 놀다가 헤어진다. 음식은 각 집이 한두 가지씩 한 끼 분량만 해 온다. 모임이 파하면 오라버니들은 각자의 처가로 향한다.


내 시가에서도 제사를 지내지 않아 제상과 차례상은 차려 본 적도, 구경해 본 적도 없다. 심지어 명절 음식을 만들어 본 적도 없다. 명절에 시부모님을 뵈려면 장시간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데, 오는 길에 음식 다 상한다고 못 하게 하신다. 대신 어머님이 한두 끼 먹을 음식을 손수 장만해 놓고 자손들을 기다리신다. 우리는 그저 열심히 돈 벌어 용돈이나 많이 드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오래 뭉개고 있으면 귀찮아 하셔서 쫓겨오듯 상경하기도 한다.

 

자기 조상 기리는 일을 얼굴 뵌 적도 없는 남의 집 딸들 데려다 고생시켜 가며 한다고 미즈넷에서 한탄들이다. 못사는 집일수록 제사와 차례에 목을 멘다고 볼멘소리들이다. 그러고 보니, 내 주변의 고학력자 고소득자 어르신들은 명절 연휴에는 다들 해외 여행을 가신다. 이런 분들은 자식과 가까운 데 살면서 평소에 자주 보지, 명절 북새통에 자손들 고생시키지 않는다. 오마이 뉴스에 추석과 차례상, 제사상에 관한 흥미로운 글들이 올라왔기에 연결을 해 둔다. 미식가였던 내 아버지는 요즘 한국인의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들을 탐탁지 않아 하실 게 분명하다.

 

☞ 차례상에 사과·배가 필수라고?
☞ 맛있던 나주 배... 추석 때문에 다 망가졌죠
☞ 차례상이 맛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

 

 

첫 번째 기사에서 본 다음의 글귀가 인상적이다.


"조선 중기 문인인 명재 윤증은 후손들에게 '제상에 손이 많이 가는 화려한 유과나 기름이 들어가는 전을 올리지 마라', '훗날 못사는 후손이 나오면 제사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테니 간단히 하라'는 당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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