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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마카오 1996 - 전통 찻집 풍경 본문
▲ 전체 80×60mm, 우표 한 장 40×30mm.
▲ 그림 부분만 확대.
마카오의 어느 딤섬집.
우표의 문구에는 '찻집'으로 소개가 돼 있습니다.
딤섬과 차를 같이 즐기니 어느 쪽이든 크게 문제는 없을 듯하네요. 마카오 사람들은 딤섬집이라 하지 않고 찻집이라고 합니다. 광동 쪽에서는 주말 아침에 가족이 다함께 이런 찻집에 와서 딤섬과 차를 즐긴다고 하지요. 1999년 말이 되어서야 중국에 반환이 되었으나 아직도 포르투갈어 병기가 눈에 많이 띕니다. 우표의 문구를 보니 포르투갈은 서양이지만 '티'나 '떼', 혹은 '테'라 하지 않고 '샤'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음식 우표라도 이렇게 식당 전경이나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우표는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 있습니다.
"여기 하나 더요~" 추가 주문하는 젊은 손님과
(연잎밥을 먹고들 있는 거죠?)
벙거지 모자 쓰고 이 쑤시는 노인 손님.
손녀를 업고 차림표를 돌리는 할머니,
(뿌까 님은 신문 파는 할머니 같다고 하심.)
손님에게 차를 따라 주는 할아버지,
(귀에 연필을 꼽은 걸로 봐서는 주문도 받는 모양.)
주방에서 음식을 해서 내오는 아들.
삼대가 가게에 나와 있는 것이 다분히 동양적이죠.
갓 쪄낸 딤섬과 차에서 모락모락 오르는 김이 어찌나 생생하고 탐스러운지 꼭 산신령이나 선녀가 몰고 다니는 구름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찻집 안에 새장birdcage이 몇 개 매달려 있네요? 아마도 그 앞에 앉은 두 남자 손님들의 새장이 아닐까 싶은데, 음식점에 새장이 있다는 게 신기해서 알아보니 마카오 찻집들의 특징이라고 하네요. 1970년대 말에 마카오 어느 전통 찻집에 새장을 하나씩 손에 든 일행이 와서는 새장 갖고 들어가 음식 먹어도 괜찮겠냐며 주인의 허락을 구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럼요, 들어오세요."
마음씨 좋은 가게 주인 덕에 그 뒤로는 이 집이 새 모임 일행들의 단골집이 되었는데, 다른 손님들이 이들의 새를 구경하고 새 소리를 듣느라 귀를 쫑긋, 오히려 가게 안이 이전보다 조용해졌다고 하죠. 이후 마카오의 찻집을 묘사한 그림들에는 이렇게 어김없이 새장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담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 마카오의 찻집을 담은 우표가 몇 장 더 있는데 그 우표들에서도 새장이 보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고양이 카페'의 원조쯤 되려나요?
그러나 이 재미있고 독특한 마카오 찻집들의 관행은 아쉽게도 조류 독감이 발생했던 2005년,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폐지되었다고 합니다. ■
☞ Long Wa Tea House: Going Back to the 1960s in Mac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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