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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피쉬케이크 Fishcakes ① 네이싼 아웃로 Nathan Outlaw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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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피쉬케이크 Fishcakes ① 네이싼 아웃로 Nathan Outlaw

단 단 2016. 1. 15. 00:00

 

 

 

영국의 해산물 전문 요리사 네이싼 아웃로Nathan Outlaw.

사람 좋게 생겼는데 성이 '무법자'.

 

 

 

 

 

 

 


네이싼 아웃로의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Outlaw's at the Capital Hotel, London.

 

 

 

 

 

 

 

 

이 집에서 전식 전pre-starter에 내고 있는 피쉬케이크.



남은 음식을 영어로 '레프트오버leftover'라고 합니다. 어느 나라든 남은 음식으로 재창조해내는 맛있는 음식들이 있게 마련인데(비빔밥!), 오늘 소개해 드릴 피쉬케이크는 그야말로 영국 레프트오버 활용 음식의 대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섬나라이니 생선 남는 일이 얼마나 많았겠으며, 감자국가이니 감자 남는 일은 또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러니 이 피쉬케이크는 영국에서 안 나오려야 안 나올 수가 없는 음식이지요. 생선 요리를 내는 영국의 레스토랑들도 전채나 전-전채pre-starter, amuse bouche로 흔히 내곤 하는데, 생선 한 마리에서 가장 두껍고 실한 가운데 토막은 본식main 내는 데 쓰고, 꼬리쪽 얇은 부위나 가장자리를 다듬고 나서 생긴 자투리 살은 대개 이 피쉬케이크나 피쉬 파이 만드는 데 씁니다.

 

레스토랑에서는 꽉 찬 맛을 위해 생선을 보통 세 종류로 '블렌딩'해서 씁니다. 훈제 해덕haddock, 연어, 흰살 생선 등이 단골로 쓰이죠. 훈향 나는 생선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한 종류의 생선만 써서 생선이 가진 개성을 살리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가정집에서는 한 끼 식사에 여러 종류의 생선을 쓰는 일이 드무니 종류 상관없이 그냥 전날 저녁 먹고 남긴 생선살을 써서 만듭니다. 저희 집처럼 '남는 생선살'이란 게 절대 생기질 않는 집들을 위해 수퍼마켓들이 아예 피쉬 파이나 피쉬케이크용 혼합 생선살을 따로 팔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

 

 

 

 

 

 

 


수퍼마켓들이 팔고 있는 
피쉬 파이/피쉬케이크용 혼합 생선살.

풍부한 맛을 위해 담백한 흰살 생선cod, 기름진 생선salmon,

훈제 생선smoked haddock 살로 구성한다.

 

 


영국의 해산물 전문 요리사 네이싼 아웃로의 레서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성이 '무법자outlaw'라서 영국인들이 좋아합니다. 런던에 있는 이 양반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에서 현재 전-전식pre-starter, amuse bouche로 내고 있는 건데 레서피를 입수했습니다. 보기 귀엽고 맛도 좋으니 술안주로, 또는 손님상에 한번 내보세요. 한입거리인 전-전식이긴 해도 만들기가 꽤 복잡한데, 다행히 미리 만들어 둘 수가 있습니다. 찍어 먹을 파슬리 마요네즈(기차게 맛있음)는 최대 이틀 전에 미리 만들어 놓을 수 있고, 피쉬케이크도 빵가루 입히기 직전 상태까지 빚어 마르지 않도록 잘 싸서 냉장고에 넣어 둘 수 있습니다.

 



재료
[탁구공 크기만 한 피쉬케이크 약 28개 분량]

피쉬케이크
 훈제 해덕haddock 살토막fillet 150g
연어 살토막 150g
 흰살 생선 살토막 200g [Cod, hake, pollock, lemon sole 등이면 됩니다.]
드라이 매쉬트 포테이토 250g ['드라이' 매쉬트 포테이토란, 물에 삶지 않고 오븐에 구운 감자로 만든 매쉬를 말합니다. 수분의 간섭을 받지 않아 감자 맛이 고스란히 나고, 오랜 시간 굽기 때문에 맛이 농축됩니다. 우유나 크림, 버터 등도 넣지 않습니다. 분질floury 감자를 쓰세요. 영국에 계신 분들은 마리스 파이퍼maris piper를 쓰시면 됩니다. 중간 크기 약 3개 정도면 알맞은 양이 나옵니다.]

유럽 납작잎 파슬리 다진 것 20g [여기서 쓰는 향초는 전부 생입니다.]
타라곤tarragon 잎 다진 것 10g
소금 10g [원래는 20g을 쓰라고 돼 있었는데 너무 짭니다. 줄이겠습니다.]
레몬 반 개 분량의 즙 [꼭 넣어야 합니다. 소금의 짠맛을 돋우고 향을 내줍니다.]

 

 

 

 

 

 

 


타라곤tarragon



튀김옷
중력분plain flour 200g, 소금·후추로 간할 것
달걀 4개, 우유를 조금 섞어서 잘 풀어 놓을 것
빵가루 200g [일식용 빵가루panko breadcrumbs를 쓰세요.]


파슬리 마요네즈
달걀 노른자 6개 [익히지 않고 쓸 것이므로 최대한 질 좋고 신선한 것으로 사셔야 합니다.]
로켓rocket 25g [한국에서는 '루꼴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파슬리 75g
파마산 50g
디종 머스타드 10g
화이트 와인 비니거 40ml
레몬 반 개 분량의 즙
유채씨유rapeseed oil 600ml
소금 15g

[마요네즈 양이 많이 나오니 좀 줄여서 만드셔도 됩니다. 맛은 끝내줍니다. 여기저기 활용해보세요.]


그 외
튀김용으로 쓸 유채씨유
소금 [간이 충분해 따로 안 쳐도 됩니다. 완성된 것을 하나 맛보시고 싱거우면 치세요.]
곁들여 낼 레몬 조각 [소금 대신 레몬 즙을 뿌려도 짠맛이 증폭됩니다.]



만들기


매쉬트 포테이토 준비

 

1. 오븐을 180˚C로 예열한다. 팬 오븐은 160˚C.


2. 싼 소금을 준비해 베이킹 트레이 위에 작은 소금 언덕 3개를 만든다. 서로 닿지 않도록 간격을 둔다.


3. 껍질째 씻어 물기를 말린 감자를 여기저기 칼로 찌른 뒤 소금 언덕에 하나씩 얹어 30분간 굽는다. [감자 크기에 따라 익는 시간이 달라지니 시간은 크기에 맞춰 알아서 조절해보세요. 너무 안 익은 감자는 으깨기 힘듭니다.]


4. 감자의 위·아래를 바꾸어 30분간 더 굽는다. [골고루 익히기 위함입니다.]


5. 다 구워졌으면 감자를 꺼내 반 갈라 속을 긁어내고 껍질은 버린다. [뜨거울 때 하셔야 감자 속이 잘 떨어집니다.]


6. 매쉬용 도구potato ricer를 써서 감자를 으깬 뒤 우묵한 그릇에 담아 꾹꾹 눌러 공기 층을 최소화한다. 마르지 않도록 랩cling film을 최대한 밀착시켜 덮는다. 그대로 식힌다.

 

 

파슬리 마요네즈


7. 유채씨유를 제외한 모든 재료들을 푸드 프로세서에 넣고 고운 녹색 페이스트가 될 때까지 간다. [핸드 블렌더나 미니 푸드 프로세서 쓰지 마시고 성능 좋은 일반 푸드 프로세서를 쓰세요. 양이 많아서 작은 기계로는 벅찹니다.]


8. 푸드 프로세서를 계속 작동시키면서 유채씨유를 소량씩 천천히 붓는다. 마요네즈 성상이 될 것이다. [기름을 한 번에 많이 넣으면 마요네즈가 잘 되지 않고 기름이 분리됩니다. 조금씩 천천히 넣으셔야 합니다.]


9. 간을 확인해 부족하면 소금과 레몬 즙을 더 넣는다. [날달걀을 쓰지만 식초와 레몬 즙 덕에 3일간 보관이 가능합니다.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하세요.]

 


생선 준비


10. 오븐 온도를 200˚C로 올린다. 팬 오븐은 180˚C. 베이킹 트레이에 기름을 도포한 뒤 생선살들을 2cm로 깍둑 썰어 펼친다.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린다. [저는 까먹고 안 뿌렸는데도 전체 간은 충분했습니다.] 4분 정도 구워 생선살이 반 정도만 익도록 한다. 트레이 위에서 그대로 식힌다.

 


생선공


11. 식힌 매쉬트 포테이토, 식힌 생선, 나머지 재료들을 한데 합친다. 이때, 생선살이 너무 으깨져 올올이 부서지지 않도록 한다.


12. 30g 무게의 작은 공으로 뭉쳐 쟁반 위에 서로 닿지 않도록 조로록 올린 뒤 냉장고에 넣어 1시간 정도 단단하게 굳힌다.



피쉬케이크


13. 차게 굳은 공들을 꺼내 소금·후추로 간한 밀가루에 굴린 뒤 여분의 밀가루는 떨어낸다. 달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에 굴린다. 빵가루가 고르게 묻어야 한다.


14. 오븐을 180˚C로 예열한다. 팬 오븐은 160˚C.


15. 중강불에 튀김 냄비를 올려 기름을 데운다.


16. 한 번에 생선공 너댓 개 정도를 노릇노릇한 색이 날 때까지 튀긴다. 키친타월에 올려 여분의 기름을 뺀다.


17. 튀긴 것들을 오븐용 트레이에 모두 올려 오븐에서 다시 3분 정도 구워 바삭하게 한다. ['크리습 업crisp-up' 해주는 겁니다. 더 바삭해집니다. 귀찮으면 그냥 두 번 튀기셔도 됩니다.]


18. 하나를 맛보아 간이 부족한 것 같으면 뜨거울 때 소금을 더 뿌린다. [식으면 짠맛이 더 증폭된다는 사실과 레몬 즙을 뿌려도 짠맛이 증폭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파슬리 마요네즈와 레몬 조각을 곁들여 낸다. 끝.

 

 

 

 

 

 

 



완성.


두 번 튀기지 않고 한 번 튀긴 뒤 오븐에 살짝 구워 주는 것이 특이하죠? 이렇게 하면 두 번 튀긴 것보다 더 바삭합니다. 튀긴 음식을 오븐에 다시 구워 주는 것을 '크리습-업crisp-up' 해준다고 표현합니다. 영국의 피크닉 음식이자 술안주인 스코치 에그Scotch eggs도 이렇게 하면 더 바삭해집니다.


휴...  어찌나 맛있는지, 앞으로 피쉬케이크는 번거롭더라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밖에 나가 사 먹거나 수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제품 사다 데워 먹었었는데 이제 그럴 일 없겠습니다. 맛 차이가 나도 너무 나네요. 생선살을 세 종류나 넣어 맛이 풍부하고, 레몬 즙, 파슬리, 타라곤 덕에 꿈같은 향이 납니다. 특히 타라곤이 결정적인 맛을 내니 생략하지 말고 꼭 넣어 보세요. 파슬리 마요네즈도 예술입니다. 알싸한 파슬리 맛에, 로켓 덕분인지 깨를 한 톨도 넣지 않았는데 참깨 페이스트인 타히니tahini 같은 고소한 맛이 납니다.

 

 

 

 

 

 

 


생선살이 감자보다 많아야 '피쉬'케이크 맛이 제대로 난다.

이 레서피는 생선살을 감자보다 두 배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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