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찬, 한식의 특징이자 적(敵)
- 일상용품, 오브제
- 눈으로 먹는 음식, 안미츠 앙미츠 (あんみつ, 餡蜜)
- 맥락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앙버터 (あんバター 앙바타-)
- 추억의 음식, 파르페 (+ 과일 빙수, 선데이, 이튼 메스, 탕후루, 트라이플)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② 광동식 차슈 포크 (Cantonese⋯
- [서울여행] 18년만의 광화문
- 아저씨와 딸기 - 탕후루 糖葫蘆 Tanghulu
- [음식우표] 일본 2021 - 나고야 전통 음식 ① 히츠마부시 (ひつまぶし)
- 토마스 탈리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Thomas Tallis 'If Ye Love M⋯
- 텐동(天丼) - 밥과 튀김?
- 원 디그리 노스 (One Degree North)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Hainane⋯
-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 깔끔하면서 앉아 있기 편한 식당
- 고다 하우다 (Gouda) 빔스터 베임스터르 (Beemster) 고트 염소젖 (Goat)
- 벚꽃 담으러 여의도 갔다가
- 흑인영가 '거기 너 있었는가' (Were You There) (1899)
- 피아노의 날에 내 피아노를 생각하다 World Piano Day
-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
- 고다 하우다 (Gouda) 바시론 (Basiron) 올리브 토마토 (Olive Tomato⋯
- 알알알 나뚜나뚜 (RRR Naatu Naatu) - 오랜만에 들어보니 매우 달라져 있는 볼⋯
- 조스캥 데 프레 - 샹송 '천번의 후회' (Josquin des Prez, chanson ⋯
cloudspotter
[영국음식] 발리컵 Barleycup - 커피 대용 보리·호밀·치커리 분말 본문
쟌느 님과 매니아 님께서 치커리 커피 글에 덧글로 언급하셨던 보리 커리가 몹시 궁금해 한 병 사 보았습니다. (궁금한 건 못 참아요.) 캠프 커피 글 쓴 이후로 수퍼마켓이나 식품점 가면 대용 커피들에 무엇무엇이 있나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 소리인즉슨, 커피는 마시고 싶으나 몸이 안 받아 줘서 못 마시는 사람이 많다는 거지요. 제법 커피 비슷한 느낌들은 내지만 역시 커피가 가진 깊고 진한 향미는 완벽하게 재현해 내지 못 하는 것 같아요. 특히 고소한 맛이요. 그러나 이것들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대용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길 만한 매력들이 있어요. 커피와 비슷한 맛과 향을 내지만 우리가 보리차, 메밀차, 둥글레차 마시듯 각자가 지닌 고유의 맛이 또 있거든요.
이번에는 농축액이 아니라 분말입니다.
발리컵 성분:
Roasted barley (47%), rye, chicory. 끝.
타 먹는 법:
Put 2 teaspoons (3g) of Barleycup into a cup and add hot (not boiling) water (150ml).
보리만 든 게 아니라 호밀과 치커리도 반 이상이 들었네요. 혼합으로 좀 더 꽉 찬 맛을 내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머그에 담아 마시기로 했습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하나씩 사서 모읍니다.
뒷면.
영국의 크리스마스 새 로빈Robin.
마침 창밖에서 소리를 내고 있네요.
외모와 목소리는 예쁘나 성깔 있는 새입니다.
<웨이트로즈> 수퍼마켓에서 좋아하는 페이스트리 (떨이로) 사다가 안주도 준비하고,
뜨거운 물 부어 보리 커피를 한 잔 우립니다. 오후의 티타임 준비 완료. 물을 부었더니 제법 커피처럼 거품이 납니다. 신기하죠. 마셔 보니 저한테는 한국에서 어릴 때 마시던 보리차 맛보다는 달착지근한 호밀rye 맛이 더 많이 느껴집니다. 물 대신 데운 우유에 타서도 마셔 봤는데 그것도 맛있었습니다. 확실히 커피 마셨을 때보다는 속이 편합니다. 물에만 타 마셔도 참 좋네요. 늦은 밤에도 거리낌없이 마실 수 있어서 좋고, 캠프 커피처럼 설탕이 들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듭니다. 캠프 커피는 어쩌다가 간식처럼, 이 발리컵은 물처럼 수시로 마실 수 있겠습니다. 설탕이 안 들었어도 호밀 단맛이 제법 있어 쓰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쌀쌀한 계절, 밤 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 유학생 여러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수퍼마켓들은 취급을 하지 않아 건강식품 전문점인 ☞ <Holland & Barrett>에서 샀습니다. 번화가high street에도 매장이 제법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니 거품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보리가 커피 대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학생일 때 이미 몸으로 체득해 알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못 마시게 하셔서 '프림' 탄 인스탄트 커피 맛 낸답시고 '투게더' 아이스크림에 진하게 끓인 보리차를 부어 마셨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이게 나름 아포가또affogato였던 셈인데, 우리 국민학생들도 어른들이 마시는 (인스탄트)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고 만방에 열심히 전도를 하고 다녀도 다들 '괴식' 취급하며 손사래를 치곤 했죠. 긴 세월이 흘러 영국에 와 이태리 사람들이 보리 분말을 에스프레소처럼 타 마신다는 사실을 알고는 옛 시절 저의 권유를 뿌리쳤던 이들 생각에 섭섭함이 다시 한 번 물밀듯 밀려 왔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미식가 꼬맹이였습니다. ㅋ ■
'영국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쓰베이더가 주말에 쵸콜렛 쿠키를 구워 주었습니다 (2) | 2016.10.23 |
---|---|
[영국음식] 귀리 Oats 오트 ② 플랩잭 Flapjack - 귀리강정, 오트바, 뮤즐리바, 씨리얼바 (2) | 2016.10.21 |
[영국음식] 귀리 Oats 오트 ① 개관 (4) | 2016.10.21 |
[영국음식] 대구 Cod ② 리크 소스를 곁들인 코드와 감자 Cod and Potato with Leek Sauce (2) | 2016.10.15 |
[영국음식] 캠프 커피 Camp Coffee - 치커리 커피 에센스 Chicory Coffee Essence (12) | 2016.10.12 |
[영국음식] 영국의 맥주 안주 ③ 커리 땅콩 Spicy Roasted Peanuts (5) | 2016.10.10 |
[영국음식] 돼지껍데기 과자 - 포크 스크래칭스, 포크 크래클링 Pork Scratchings, Pork Crackling (6) | 2016.10.09 |
토끼고기는 무슨 맛? (2) | 2016.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