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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돼지껍데기 과자 - 포크 스크래칭스, 포크 크래클링 Pork Scratchings, Pork Crackling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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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돼지껍데기 과자 - 포크 스크래칭스, 포크 크래클링 Pork Scratchings, Pork Crackling

단 단 2016. 10. 9. 00:30

 



시판 마른 오징어 가공품 중 단단이 가장 좋아하는 것.

[일본산]

 

 

'치맥'이 인기를 얻기 전에는 소박한 마른 오징어와 땅콩이 오랫동안 맥주 친구가 돼 주었었지요. 영국인들은 맥주ale를 마실 때 양념땅콩, 감자칩crisps, 돼지껍질로 만든 과자 등을 곁들입니다. 돼지껍질 과자는 돼지껍질을 갈아 넣은 밀과자나 쌀과자가 아니라 돼지껍질 자체를 과자처럼 바삭하게 굽거나 튀겨서 만든 것을 말합니다. 수퍼마켓들도 1인분 소포장 제품들을 팔고, 펍들도 직접 만들어 내거나 시판 제품들을 준비해 놓습니다. 영어로는 '포크 스크래칭스', '포크 크래클링' 등으로 부릅니다. 미국에서는 그냥 '돼지껍질pork rind'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아직 익히지 않은 생껍질일 때만 '포크 라인드'라고 부릅니다.

 

 

 

 

 

 

 


라드lard

 


'라드'라고 불리는 흰색의 뽀얀 돼지기름을 아시죠? 여기 사람들은 아직도 라드를 많이 씁니다. 수퍼마켓 냉장 유지 선반에 버터와 함께 놓여 있는데, 소세지나 고기파이 만들 때 주로 씁니다. 버터를 쓴 것과는 파이지의 결과 풍미가 또 다르다고 하네요. 이태리 사람들은 라르도whipped lardo를 토스트에 발라 먹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먹던 라드에 볶은 짜장면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쓰베이더는 어릴 때 먹던 라드에 지진 대나무 도시락 군만두 맛을 사무치게 그리워합니다. 이 라드는 어떻게 얻느냐?

 

돼지를 잡아 고기는 정육을 해서 소비하고, 지방층이 붙은 껍질은 열을 가해 기름을 녹여 냅니다. 그렇게 분리한 기름을 정제해서 굳히면 저런 버터 형상의 라드가 됩니다. (장기 주변에서도 라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녹여서 얻는 방법 외에 그냥 떼어서 얻기도 합니다.) 기름을 녹여 낸 지방층과 그 위에 붙은 껍질은 굽거나 튀겨서 과자로 소비를 합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돼지껍질 과자를 먹을 일이 없었는데, 저탄수화물 고지방식 하는 분들이 이걸 과자 대용으로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그렇죠, 우리 인간은 다이어트를 하든, 폭식을 하든, 바삭한 걸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는 겁니다. 여기 사람들이 오랫동안 즐겨 오던 고열량 술안주가 졸지에 다이어트식으로 부상한 걸 보고는 요지경 세상일세 했습니다. 한국에도 저탄고지식 하는 분들이 많아져 이 돼지 껍질 과자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늘었기에 소개를 해 드립니다.    

 

 

 

 

 

 

 

 

 

 

 

<Awfully Posh Anglesey Sea Salt Pork Crackling> 성분

pork rind, Anglesey sea salt. 끝.

100g당 영양 성분

지방 50.1g, 단백질 46.5g, 탄수화물 0.5g 미만, 소금 0.9g. 


광고 문구:

"We know what you're thinking. Just what makes this pork crackling so awfully posh? Excellent question, sir. We use pork rinds from the highest quality, outdoor bred pigs, which are hand fried in small batches. As they cool down, they are lightly sprinkled with organic Anglesey sea salt and absolutely nothing else. Any pieces that don't meet the impeccable standards of our quality control experts are swiftly discarded. The lucky ones that do make the cut are carefully placed into this charming little bag. That, we believe, is what makes this crackling the very best that money can buy."


햐, 성분이라곤 돼지껍질과 소금뿐. 더이상 단순할 수가 없죠. 소금도 유럽연합 PDO 인증을 받은 앵글시 바다 소금을 썼습니다. 고급 소금입니다. 영양 구성 좀 보세요. 이래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 실천자들이 좋아하나 봅니다. 지방과 단백질 비율이 정말 삼겹살 먹을 때와 비슷하죠. 

 

이 제품은 딱딱하지가 않아 이에 무리를 주지 않고 기분 좋게 씹힙니다. 크기도 한입에 넣고 씹기 좋고요. 과자를 잘 보면 라드를 녹여 내고 남은 지방층이 껍질 밑에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껍질은 바삭하게 씹히고 이 지방층 부분은 약간 차가운 느낌이 나면서 사르르 녹아 식감 대비를 줍니다. 껍질만 있는 제품보다는 이렇게 라드를 녹여 낸 지방층이 붙어 있는 제품을 사셔야 저탄고지식을 할 수 있습니다. 

 
돼지껍질과 지방뿐이라서 과연 순수한 돼지고기 맛이 납니다. 껍질 밑에 붙은 지방층 때문에 마치 기름·소금장에 삼겹살 찍어 먹는 것 같은 맛이 나고 불맛도 희미하게 납니다. 상추에 싸서 쌈장을 곁들여 먹으면 정말 삼겹살 먹는 기분이 나겠습니다. 간도 짜지 않고 딱 좋습니다. 

 

돼지껍질로 만든 소박하기 짝이 없는 서민 간식인데 포장에 'awfully posh'라고 써 놓아 웃음이 납니다. 그런데 포장에 있는 설명을 보니, 밖에 풀어 놓고 키운 돼지의 껍질을 쓰고, 고급 유기농 소금으로 간을 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소량씩 만들어 꼼꼼히 살핀 뒤 봉지에 담는답니다. 이 세계에선 나름 고급인 거지요.

 

 

 

 

 

 

 

 

 

 

 

<The Real Pork Crackling Company Co. Pork Crackling> 성분

pork rind, salt, yeast extract powder, rice flour, natural flavourings, sugar, spices (dill seed, paprika, fenugreek), herb (thyme). 끝.   

 

100g당 영양 성분:

지방 51.7g, 단백질 44.5g, 탄수화물 0.5g, 소금 3.9g. 


광고 문구

"Hand cooked pork crackling from specially selected pork rinds. Double cooked in small batches to give a delicious rich and buttery texture and the in the land."


향신료와 향초로 맛내느라 성분이 좀 복잡해졌는데, 어쨌거나 이것도 이상한 첨가물 안 들고 성분이 괜찮습니다. 이 제품은 맛도 '허브 삼겹살 구이'와 비슷합니다. 맛은 좋은데 가끔 한입에 먹기에는 크기가 큰 것들이 섞여 있어 입이 작은 저는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소금도 타사 제품들에 비해 좀 많이 들었고요. 이 제품보다는 맨 처음 소개한 제품이 저한테는 먹기가 좀 더 낫네요.

 

 

 

 

 

 

 

 

 

 

 

<Mr Porky Finest Quality Pork Scratchings>의 성분:

pork rind, pork fat, seasoning (containing salt, MSG, hydrolysed soya protein, rusk, dextrose). 끝.

 

100g당 영양 성분:

지방 46.5g, 단백질 49.5g, 탄수화물 1.6g, 소금 2.9g. 


광고 문구:

"Take only the finest pork rinds. Handcook them to crunchy perfection, in the heart of the black country using a traditional local recipe. Season them just so, to give them that mouthwatering saltiness and what you have, my friend, is a packet of pork scratchings that is truly without compare."

 

MSG를 넣어서 그런지 우마미 때문에 돼지 삼겹살 맛보다는 한국의 마른 오징어 구이에 가까운 맛이 납니다. 소금양은 앞에 있는 제품보다 적은데 MSG 때문인지 오히려 더 짭짤하게 느껴지고 더 맛깔나 한국인들 입맛엔 이게 더 잘 맞을 듯합니다. 소금 섭취를 줄이고 싶으면 MSG를 소량 넣으면 된다더니 정말이네요. 이 제품은 풍미도 진하고 맛있고 다 좋은데 좀 딱딱합니다. 앞으로 살 날이 산 날 만큼 많이 남은 저는 이를 보호해야 하므로 이에 금 갈까봐 이 제품은 못 사 먹겠습니다. 

 

고로, 단단은 세 가지 제품 중에서 첫 번째 것을 추천합니다. 땅땅땅!

 

 

 

 

 

 

 

 

 

이 길죽하고 날씬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은 연말연시 콕테일 파티용으로 잠깐 내는 제품입니다. 평소에는 보기 힘들죠. 유리컵에 꽂아서 세워 내면 더 근사합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사 먹은 제품입니다. 라드를 녹여 내고 남은 지방층은 거의 다 제거하고 껍질 위주로 깔끔하게 만들었습니다.  

 

 

 

 

 

 

 

 

 요리책 ☞ <Tom Kerridge's Proper Pub Food>

에 담긴 'Pork Scratchings'. [오른쪽]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습니다. 돼지껍질도 부위마다 질감과 맛이 다르다고 하죠. 톰 케리지는 등심loin에 붙어 있는 껍질을 쓰라고 지시합니다. 

 

 

톰 케리지의 포크 스크래칭스

[넉넉한 양이 나옴.]

 

 

재료


• 돼지껍질 [등심에 붙어 있던 것으로] 1kg

• 소금 1큰술 [1큰술 = 15ml]

• 화이트 와인 비니거 200ml

 

 

만들기


1. 오븐을 180˚C로 올린다. 팬 오븐은 160˚C.


2. 돼지껍질을 대략 7.5cm 크기로 썬다. 정확하지 않아도 된다.  


3. 금속 재질이 아닌 그릇에 돼지껍질을 담고 소금, 식초를 넣어 잘 버무린다. 1~2분 가량 둔다.


4. 돼지껍질을 망에 겹치지 않게 올린 뒤 망을 베이킹 트레이 위에 얹는다. 10~15분간 혹은 바삭해질 때까지 굽는다. 돼지껍질의 질이 좋을수록 빨리 구워진다.


5.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넣으면 2~3일은 보관할 수 있다. 끝.  

 

 

 

 

 

 

 

 

 요리책 ☞ <Gordon Ramsay's Great British Pub Food>

에 담긴 'Pork Scratchings' [왼쪽]

 

 

고든 램지는 뱃살belly의 껍질을 쓰라고 지시합니다. 

 


고든 램지의 포크 스크래칭스

[4~6인분]

 

 

재료


• 돼지껍질 [뱃살에 붙어 있던 것으로] 200g

• 굵은 바다 소금

• 튀김용 기름, 땅콩기름 혹은 향 적고 발연점 높은 식용유 아무거나

 

 

만들기


1. 돼지껍질 밑의 지방층은 깔끔하게 정리를 한다. 껍질 밑에 3mm 정도의 고르고 얇은 지방이 붙어 있어야 한다. 


2. 껍질을 굵은 바다 소금으로 문질러 준 뒤 베이킹 트레이에 펼쳐 담고 냉장고에 24~48시간 두어 절인다.


3. 돼지껍질에 맺힌 물방울을 키친 타월로 가볍게 떨어 낸 뒤 폭 1cm, 길이 10cm가 되도록 썬다. 


4. 튀김 냄비에 기름을 반만 담고 120˚C로 올린다. 돼지 껍질을 넣고 8~9분 정도 튀긴다. 한꺼번에 튀기면 기름 온도가 내려가므로 여러 번에 나누어 튀기도록 한다. 키친 타월에 받혀 여분의 기름을 뺀다.


5. 다 튀기고 나면 불을 올려 기름 온도를 195~200˚C로 올린다. 초벌 튀겼던 돼지껍질을 넣고 짧게 2~3분간 다시 튀겨 준다. 돼지껍질이 오그라들면서 표면에 잔기포bubble가 생길 것이다. 키친 타월에 받혀 여분의 기름을 뺀다. 튀기자마자 바로 제공하거나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끝.

 

 

 

 

 

 

 


 요리책 ☞ <Jamie's Great Britain>에 담긴

'Pork Scratchings'.

 


제이미 올리버는 각자 선호하는 부위의 돼지껍질을 쓰라고 합니다. 사진에서 포크 스크래칭 오른쪽에 있는 것은 사과와 배를 갈아 만든 소스입니다. 돼지고기와 사과. 영국에서는 딸기와 크림처럼 클래식 콤비로 통합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포크 스크래칭스
[20~25개] 


재료


• 돼지껍질 1kg

• 올리브 오일

• 흰후추 간 것 1작은술 [1작은술 = 5ml]

• 회향fennel seeds 한 줌handful

• 바다 소금


소스


• 사과와 배 합쳐서 500g

• 버터 20g

• 흰설탕 3큰술 [1큰술 = 15ml]

• 생 로즈메리 4줄기

• 레몬 반 개 분량의 껍질 강판에 간 것
• 사과술cider 양은 취향껏a splash

 

 

만들기


1. 오븐을 최대 온도로 올린다. 대략 240˚C, 팬 오븐은 220˚C 정도.


2. 잘 드는 칼Stanley knife로 돼지껍질을 15cm 길이로 썬다. 


3. 올리브 오일을 뿌린 뒤 흰후추, 회향, 소금을 뿌려 마사지 하듯 문지른다. 

 

4. 오븐이 허용하는 가장 큰 베이킹 트레이에 옮겨 담고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펼친다. 30~35분간 굽는다. 돼지껍질의 수분 함량에 따라 익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주어진 시간은 그저 참고만 삼고 눈으로 판단해야 한다. 노릇노릇 구운 색이 나면서 잘 부풀어 있으면 된다.

 

5. 한편, 사과와 배는 껍질을 까 4등분해 씨를 제거하고 2cm 정도로 깍둑 썬다. 버터, 설탕, 로즈메리, 레몬 껍질, 사과술과 함께 냄비에 넣고 뚜껑 덮어 강불에 끓인다. 눋지 않도록 중간중간 저어 준다. 맛을 보아 설탕이 더 필요한 것 같으면 더 넣어도 된다. 달기만 하면 안 되고 돼지껍질의 느끼한 맛을 잡아 줄 신맛도 같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과를 신맛이 충분한 것으로 써야 한다.

 

6. 20분쯤 뒤, 혹은 눈으로 보기에 잘 조려진 것 같으면 로즈메리 가지를 빼서 버리고 나머지는 으깬다. 

7. 뜨거울 때 잼병에 담아 보관한다. 끝.

 

 

 

 

 

 

 

 


이건 수퍼마켓에서 사 온 연말연시 콕테일 파티용 세이버리인데요, 돼지고기 미트볼을 먼저 사과 소스에 굴린 뒤 동글동글 튀긴 돼지껍질에 굴려 묻혀 먹는 겁니다. 재미있죠. 돼지껍질과 사과 소스를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기 위해 올려 봅니다. 이것도 작년 크리스마스 때 사 먹었던 겁니다. 

 

 

 

 

 

 

 


 요리책 ☞ <The Gilbert Scott Book of British Food>

에 담긴 'Pork Scratchings'

 

 

마커스 웨어링의 영국식 돼지고기 플라터platter입니다. ☞ <길버트 스콧> 바에서 내던 건데 요즘도 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맨 오른쪽 앞에 있는 것이 돼지껍질 과자입니다. 정가운데에 사과 저민 게 보이죠. 하여간 돼지고기에는 사과. 공식으로 통합니다.

 

 

 

 

 

 

 


 요리책 ☞ <Tom Kerridge's Proper Pub Food>

에 담긴 'Brined pork belly'.

 


껍질만 따로 떼어 과자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코기에 껍질이 붙어 있는 채로 요리할 수도 있습니다. 굽는 동안 단맛 나는 소스를 표면에 주기적으로 발라 찐득하게 만들 수도 있고 사진에 있는 것처럼 바삭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요리사들마다 돼지고기 구울 때 이 껍질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예전에 쓴 영국의 허니 로스트 햄 글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상, 영국인들이 맥주 안주로 즐기는 돼지껍질 과자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영국 맥주 축제장의 포크 스크래칭스 매대.

 

 

 

영국음식 열전

☞ 허니 로스트 햄 
특이한 일본 라멘, 돼지껍데기 아부라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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