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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프레스 AeroPress 본문

차나 한 잔

에어로프레스 AeroPress

단 단 2017. 11. 19. 00:00

 

 

 


권여사님 댁에 가니, 뙇, 에어로프레스가 있는 겁니다.
 


"엄마, 집에 이미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이 있는데 이거 어디서 난 거예요?"
눈이 휘둥그레져서 여쭤 보니

"어, 동네 커피 숍에서 팔더라고. 신기해서 샀지. 한참 됐는데?" (→ 'early adopter'로 유명하심;;)

 

 

 

 

 

 

 

 

에어로프레스는 이렇게 씁니다. 이 세계에도 잘 우리기 대회가 있는 모양입니다. 2016년도 우승자의 방식이랍니다. <유튜브YouTube>에 온갖 방식의 우리기 영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서 보세요. 커피 전문가들 중에 이 에어로프레스 예찬하는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저희는 영국에 있을 때부터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권여사님이 안 쓰고 구석에 두셨길래 쾌재를 부르며 집어 왔습니다.

 


영상에 있는 방법 정리
(주인장 너무 친절하다.) 


준비물
[한 잔] 

• 굵게 간 원두 35g
• 84˚C로 데운 물
• 저울
• 타이머
• 젓개 [영상에서는 1회용 나무젓가락을 쓰는데 나무젓가락도 나름 자기 맛을 내므로 단단은 그냥 에어로프레스에 딸린 젓개paddle를 씁니다. 밥 먹을 때 쓰는 스테인레스 스틸 젓가락도 써 봤는데 커피에 기괴한 쇠비린내를 입히므로 추천하지 않으렵니다.] 


우리는 방법

1. 데운 물로 먼저 종이 필터를 적신다.

2. 저울 위에 머그와 에어로프레스를 올려 놓고 타이머 시작 단추를 누른다. 15초간 천천히 150g의 물을 달팽이집 그리며 붓는다. [타이머 15초 도달]

3. 원두가 물에 골고루 섞이도록 20초간 잘 젓는다. [35초 도달]

4. 커피 맛이 우러나도록 25초간 그냥 둔다. [1분 도달]

5. 에어로프레스를 한 번 흔든 뒤 30초간 천천히 내린다. [총 1분 30초 소요]   

6. 100~120g의 물을 추가한다. 물 양은 입맛에 맞춰 조절해도 된다. 끝.

 

 

 

 

 

 

 


이게 권여사님 댁에 있는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인데요, 요즘 집집마다 이런 거 많이들 갖고 계시죠. 그런데 저는 이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가 썩 맛있지가 않더라고요. <네스프레소>가 맛이 없는 건지, 브랜드 불문, 원래 캡슐 머신이란 게 구조적으로 이런 시답잖은 커피 맛을 내는 건지, 하여간, 권여사님 댁 갈 때마다 그간 여러 맛으로 다양하게 맛을 보았는데 다들 그저 그랬고, 진공 캡슐이어도 선도에 영향을 쉽게 받는지 담배 맛처럼 험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귀찮다고 한 번에 캡슐을 너무 많이 사 두셔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훨씬 고가에 훨씬 나은 커피맛을 내주던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치우고 왜 이걸 들여놓으셨는지 단단으로서는 의아.

 

 

 

 

 

 

 


저는 카페 라떼를 좋아하므로 카페 라떼 맛있게 잘 내는 <폴 바셋> 원두를 사다가 에어로프레스로 내려 마시기로 했습니다. 손으로 내리는 거라 압력이 낮아서 그런지 똑같은 원두를 쓰는데도 매장에서 사 마시는 것과는 맛이 조금 다르게 납니다.

매장 라떼

고소한 '죠리퐁'맛 > 꽃향, 산미가 도는 섹시한 열대과일맛

즉, 고소한 맛이 더 먼저, 강하게 나고, 

 

에어로프레스 라떼:

꽃향, 산미가 도는 섹시한 열대과일맛 > 죠리퐁맛

즉, 꽃향과 산미, 열대과일맛이 고소한 맛보다 더 두드러지고.


어쨌거나 집에서 마셔 본 카페 라떼 중에서는 최고였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는 <베누고Benugo> 카페 라떼 즐겨 사 마셨었습니다. 그건 죠리퐁맛이 훨씬 많이 나고 더 고소합니다.) 참고로, <폴 바셋> 매장에서는 원두 25g으로 20ml를 추출해 카페 라떼를 만든다고 합니다. 우유 거품 곱게 잘 내는 건 연구를 정말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와아, 이런 세련된 고운 거품은 대체 어떻게 내는 걸까요?

(런던 클래리지스 호텔의 아침 커피)

 

 

 

 

 

 

 

 

 

 

안타깝게도 커피가 저한테는 기운이 많이 센 음료라서 남들처럼 자주 즐기지는 못 합니다. 목을 따갑게 하고, 속을 울렁거리게 할 때도 있고, 방광을 많이 자극하거든요. 차와 달라서 마시고 나면 입 냄새도 그리 좋지 않고요. 그래도 가끔씩 생각 날 때가 있어 집에 간이 도구를 이것저것 갖추고 있기는 합니다. 드립 컵, <비알레띠> 스토브 톱 에스프레소 포트, 캬페티에가 있는데[사진순], 스토브 톱 에스프레소 포트와 캬페티에는 분해해서 깔끔하게 세척하고 말리는 게 은근히 귀찮습니다. 뜻하지 않게 생겼겠다, 당분간은 우리기도 어렵지 않고, 씻기도 편하고, 커피맛도 잘 내주는 이 에어로프레스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만화 한 편 - "지난하다, 커피 주문"

(우리나라에 <스타벅스>가 처음 들어 왔을 때 단단도
아래 아가씨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

 

 

 

토닥토닥... 단단도 무조건 양 많고 배부른 커피.

그래서 늘 카페 라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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