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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여자옷과 주머니

단 단 2018. 10. 11. 20:57

 

 

 


이제 조금 있으면 거리가 온통 검은색 흰색의 울룩불룩 미쉐린 타이어 모델들로 가득 찰 겁니다. 근육질의 패딩 코트, 혹독한 한국의 겨울 추위에 꼭 맞는 고마운 옷이죠. 가히 '국민외투'라 불릴 만합니다.  

허나.
조금은 다른 옷을 입어 보고 싶은 단단은 '내, 추워서 다리 달달 떠는 한이 있어도 저 검정 패딩만은 절대 사지 않으리' 다짐하고 백화점에 갔더랬죠. 돈이 많지 않으므로 옷 한 벌 산 걸로 봄, 가을, 겨울, 무려 세 계절을 커버하기로 마음먹고 겹겹이 껴입는 형식의 외투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옷입니다. 집에 와서 어떤 옷인지 찬찬히 검색을 해보니,

 

 

 

 

 

 

 

 

 

 

 

 


뭐,뭐여, 모델이 왤케 어려?;; 
이거 꽃띠 아가씨들 입는 옷이었구나!
하, 내가 또 주책을. 

백화점에 있던 하고많은 외투들 중에 이 옷이 눈에 들어 온 이유는요, 가슴팍에 달린 저 뚜껑 달린 큼직한 주머니 때문입니다. 주머니 많은 옷을 격하게 사랑하거든요. 특히 가슴에 달린 앞주머니와 옷 안쪽에 달린 비밀 주머니요. 

여성 독자 여러분, 
여자라서 겪는 불편함이 있습니까?
어디 가서도 기 안 죽는 천하의 씩씩한 단단도 여자라서 불편할 때 있습니다. 있고 말고요. 그 중 최고봉은 바로 핑크 택스.

승질 나죠. 옷가게, 미용실, 잡화점, 다 뒤엎고 싶어요.
우리 집 영감과 미용실 같이 가서 영감은 커트를, 저는 긴 머리 끝만 조금 다듬는 걸 했는데, 시간도 제가 훨씬 덜 걸려 영감보다 한참 일찍 끝났는데도 값은 영감 커트비의 두 배를 넘게 받더라고요. 돈 아낀다고 둘 다 샴푸도 집에서 하고 갔는데도요.

그리고 또 하나. 
남자옷에 비해 여자옷은 주머니가 매우 부실하다는 거. 
맵시 살린다고 주머니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얕아서 유명무실하죠. 외출할 때마다 얼마나 불편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주머니 많이 달린 옷을 보면 반갑고 고맙고 눈물 나고 그래요.
그런데, 
그래서 옷장 안을 보면 외투가 죄 '야상' 스타일.;; 

색상 좋고, 두 겹으로 돼 있어 이렇게저렇게 변화 줘 가며 입을 수 있고, 입었을 때 편하고, 큰 주머니가 달려 있어 교통카드와 스마트폰을 안전하게 넣을 수 있겠다 신난다 찜 하고 왔더니 이번에도 옷 설명에 '야상'이란 글자가 떠억. 

살까요, 말까요. 
겨울이 춥지 않은 영국에 한참 있다 와서 한국 날씨에 맞는 따뜻한 외투를 하나 사긴 해야 하는데... 
으음... 

 

 

 

 

 

 

 

검은 패딩은 권여사님이 몇 년 전에 선점.

그래서 더더욱 입고 싶지 않다능.

저 봐요, 주머니도 달랑 두 개.

 

 

 

 

 

 

 


 주머니가 무려 아홉 개나 달려 있어 부럽기 짝이 없는

다쓰베이더의 패딩. 심지어 왼팔에까지. 안쪽에도 세 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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