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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페로 제도 2010 - 뿌리채소 (감자, 스위드) 본문
▲ 페로 제도의 감자(왼쪽)와 스위드(오른쪽) potatoes and swedes.
우표 한 장 크기 24.75 x 45 mm.
페로 제도에 여행 가셨던 블친께서 식사 때마다 곁들이로 나왔던 감자가 그렇게 맛있었다고 하시어 단단은 그곳의 감자가 궁금해졌습니다. 페로 제도의 우정국이 우표 발행 시 제공했던 소개글을 발번역해 올립니다.
Potatoes and root vegetables
페로 제도의 감자와 뿌리채소들
▲ 페로 터닙 = 스위드.
Root vegetables are an old food on the Faroe Islands and much older than potatoes, which did not become common until the mid-19th century. Two types of root vegetable were grown: Faroese turnips (Brassica napus) and Norwegian turnips (Brassica rapa), which used to be commonest. Faroese turnips grew down into the soil, so far down that a spade was needed to dig them up, whereas Norwegian turnips grew close to the surface and were easy to pick by hand. The place where root vegetables were grown was called the rótakál. Root vegetables were mainly used for soup, but also for bread, as well as being cooked for dinner together with poultry, for example.
뿌리채소들은 페로 제도의 오랜 식량 자원으로, 감자보다 역사가 훨씬 오래됐습니다. 페로 제도에서 감자는 19세기 중반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작물이 아니었습니다. 감자 도입 이전에 가장 흔했던 뿌리채소로는 다음의 두 종류가 있었는데, 하나는 '페로 터닙'(Brassica napus)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것과, 다른 하나는 '노르웨이 터닙'(Brassica rapa)이라 불리는 것이었습니다. 페로 터닙은 뿌리가 땅을 깊이 파고 들면서 자라므로 삽을 써서 캐 내야 하는 반면, 노르웨이 터닙은 지표 부근에만 얕게 뿌리를 내리므로 손으로 쉽게 뽑을 수 있습니다. 뿌리채소 경작지를 'rótakál'이라고 부릅니다. 뿌리채소들은 대개 수프와 빵의 재료로 쓰거나 가금류 요리의 곁들이로 활용했습니다.
단단의 보충:
우표에 있는 약간 길죽한 모양의 '페로 터닙'(Brassica napus)을 잉글리쉬들은 '스웨덴 터닙'이라는 뜻에서 '스위드swede'라고 부르고, 스콧들은 '닙스neeps', 아메리칸들은 '루터베이거rutabaga'라는 스웨덴 방언으로 부릅니다.
비슷하게 생겼으나 크기가 페로 터닙보다는 살짝 작으면서 더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을 한 것은 '노르웨이 터닙' 또는 그냥 '터닙'이라고 부릅니다. 이름이 이렇게 다양할 때는 괄호 안에 병기한 학명을 기억해 두시면 편합니다.
페로 터닙(Brassica napus)은 노르웨이 터닙(Brassica rapa)과 양배추(Brassica oleracea)를 교배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위드와 터닙 둘 다 단맛이 나는데 터닙쪽이 좀더 무나 래디쉬를 닮은 알싸한 맛을 냅니다. 제가 영국에 있을 때 먹어 본 바로는, 스위드는 익히면 감자에 가까운 느낌을, 터닙은 무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Later on the Faroe Islanders also started growing other root vegetables such as kohlrabi, different turnip varieties and carrots, as the seeds were now available in the shops. From around 1920 there was a growing interest in kitchen gardens among the population, and people began cultivating various sorts of greens in addition to root vegetables. Before the arrival of potatoes, only root vegetables were served with dinner.
이후 페로 제도 사람들은 콜라비와 다른 종류의 터닙들과 당근의 씨를 살 수 있게 되어 이것들도 경작하게 되었으며, 1920년경부터는 주민들 사이에서 키친 가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뿌리채소뿐 아니라 다양한 녹색 채소들도 경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자가 페로 제도의 식문화에 도입되기 전까지는 상기한 뿌리채소들만이 정찬에 곁들여졌습니다.
For one reason or another stealing root vegetables used to be very common. Therefore, people who grew root vegetables often tried to hide them by planting them among their potatoes so that the potato shoots would conceal the shoots of their root vegetables.
이런저런 이유로 과거 페로 제도에서는 남의 경작지의 뿌리채소들을 훔치는 일이 흔해 일부러 감자를 심어 뿌리채소가 심기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위장하기도 했습니다. (단단: 이런 이야기를 공문서에 솔직하게 적어 놓다니 재미있습니다.)
▲ <이마트>에서 본 콜라비.
Kohlrabi, which is often called Faeroese turnip, is now available in the shops. It comes from foreign seed cultivated in the Faroe Islands, but the conditions mean that it does not grow as big and so has a much better flavour.
종종 '페로 터닙'이라고 잘못 불리기도 했던 콜라비는 외국의 종자를 들여와 재배하기 시작해 이제는 식료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만큼 크게 자라지는 못하는 대신 맛은 더 뛰어납니다. (단단: 사진은 한국 <이마트>의 콜라비입니다. 꽤 크죠. 속살은 무처럼 하얀데 결이 매우 곱고 조직이 치밀하면서 단단해 칼이 잘 안 들어갈 정도이고 맛은 사탕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답니다. 생으로 먹었을 때 특히 맛있으며, 콜라비를 많이 먹는 독일에서는 그라탕gratin으로 살짝 익혀 먹기도 합니다.)
▲ 감자.
Potatoes made their first appearance in Denmark in 1719. As far as the Faroe Islands are concerned, we know that root vegetables were being grown in Torshavn in 1775 and 1799, but it was not until the mid-19th century that it became common to grow potatoes. Many people on the islands can remember Hans Marius Debes's story about the first potatoes arriving in Gjógv in 1835.
덴마크에 감자가 첫 선을 보인 것은 1719년의 일입니다. 페로 제도에서 뿌리채소들은 1775년과 1799년에 털샤흔Tórshavn(페로 제도의 수도)에서 재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감자는 19세기 중반에 가서야 흔히 재배하는 작물이 되었습니다. 페로 제도의 많은 이들이 1835년 겨그브Gjógv에서 감자를 첫 선보인 Hans Marius Debes의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 'Hilling method'.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생장주기에 맞춰 흙을 계속 덧쌓아 주어야.
☞ Garden Gate - How to Plant Potatoes
To begin with potatoes were cultivated in the same way as cereals and root vegetables, but people soon started earthing them up. They used a mattock or shovel to dig a furrow a foot deep, put fertiliser in the bottom and then planted the potatoes in it before creating a ridge. On Mykines it was long thought that potatoes could only be grown in the infield close to the village, where the weather was particularly good. This spot was called the Land of Canaan. No one tried growing them anywhere else and people who did not own land there ate more root vegetables than potatoes. This changed when people started growing turf, as it turned out that potatoes could actually be cultivated everywhere.
경작 초기에 감자는 곡물이나 다른 뿌리채소들과 같은 방식으로 재배되었으나 곧 땅 위에 흙무덤을 덧쌓는 방법hilling method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곡괭이나 삽을 써서 밭에 30cm 깊이의 고랑을 낸 뒤 비료를 먼저 넣고 씨감자를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한 뒤 흙을 지표보다 높이 덮어 둔덕과 이랑을 만듭니다. 미키네스Mykines에서는 오랫동안 감자 농사란 자고로 기후가 그나마 조금 나아 '가나안 땅'이라 불리는, 마을 가까운 내륙의 토양에서나 잘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 외의 땅에서는 아무도 감자를 심으려 들지 않았고 원래 농사 짓던 뿌리채소들을 더 많이 먹고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풀이 난 땅을 얕게 떠 내서 씨감자 위에 뒤집어 덮는 특이한 방식을 쓰면 경작지를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래 사진]
▲ 페로 제도의 독특한 감자 재배 방식.
풀이 난 땅에 거름과 씨감자를 올리고,
흙과 함께 얕게 떠 낸 주변 풀을
거꾸로 뒤집어 덮어서 재배.
이 방식 처음 알아낸 사람 천재.
Some places were particularly well suited to earthing up potatoes, however, including Oyran in Sørvágur and the beach in Sandur, where earthing-up continued. The same piece of land was often cultivated every year, with cow manure or artificial fertiliser being used to enrich the soil.
그러나 몇몇 지역들[Sørvágur의 Oyran이나 Sandur의 해안 지대 같은 곳]은 둔덕과 이랑을 쌓는 방식hilling method에 특히 적합해 이 방식을 써서 경작을 계속했습니다. 소의 분뇨로 제조한 '천연' 비료나 인공 비료를 써서 토양에 양분을 공급해 매년 경작을 하곤 했습니다.
The beach was so deep that it was possible to keep potatoes in what was called a potato pit until well into the spring. People would dig a square hole that was deep enough to be frost-free. To enable them to find the potato pit again, they drew a map of the piece of land and marked the pit. The potato pit did the same job as the turf potato clamps, which were more or less buried in the ground. Some people also kept potatoes in their cellars, but it had to be cool enough or the potatoes would start to sprout prematurely.
상기한 해안 지대는 땅이 깊어 구덩이를 파 감자를 넣고 봄까지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서리로부터 해를 입지 않도록 정사각형 형태로 충분한 깊이를 파되, 다음 해에 다시 같은 위치에 감자를 저장할 수 있도록 지도를 제작하고 땅에도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이 구덩이 저장법은 밭 위에 감자를 잔뜩 쌓은 뒤 짚과 흙을 덮어 보관하는 저방법[아래 사진]과 동일한 효과를 냅니다. 어떤 이들은 자기 집의 지하실에 감자를 보관하기도 했는데, 충분히 서늘하지 않으면 감자에서 때이른 싹이 돋곤 했습니다.
▲ 짚을 덮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덮는 옛 시절의 감자 저장법.
☞ Dig for Victory - Building Potato Clamp
Potato cultivation on the Faroe Islands only really got going after a man from Miðvágur on Vágar discovered a new growing method. The potatoes were grown under turf that had been turned upside down, i.e. with the grass facing down. This method of growing potatoes was also called Vágaveltan. It was a very easy way to grow potatoes. They were placed on a narrow strip of grass, then the turf was laid on top, grass to grass, with the soil facing up. This is now the commonest method of growing potatoes, with just a single handful of artificial fertiliser being used between each potato plant.
페로 제도의 감자 재배는 Vágar 섬의 Miðvágur로부터 온 인물이 새 경작법을 발견해 활성화할 수 있었습니다. 'Vágaveltan'라 불리는, 좁고 긴 풀밭에 씨감자를 조로록 배열한 뒤 그 위에 풀과 함께 얕게 떠 낸 주변 흙을 뒤집어 덮어 재배하는 이 방식은 매우 쉬운 데다 인공 비료도 적게 쓸 수 있어 현재는 가장 흔한 감자 재배법이 되었습니다.
After 1925, and in the lean thirties in particular, potatoes became very important in Faroese households and dinner was not dinner unless it included potatoes.
1925년 이후, 특히 1930년대 대공황기에는 페로 제도의 감자 수요가 늘어 감자가 곁들여지지 않은 식사는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So many potatoes were grown in some villages that they could be sold to other villages, which is what happened in Sandur, among other places. In the village of Tvøroyri, for example, there were many people who did not own land and so had no choice but to buy potatoes. These days most people buy imported potatoes in the shops because it is easier, but many people still enjoy growing their own potatoes, which taste much better than the shop-bought variety of course. [written by Jóan Pauli Joensen]
Sandur 같은 감자 수확량이 많은 곳에서는 다른 마을에 여분을 팔기도 했습니다. Tvøroyri 같은 마을은 경작지를 소유하지 못한 이들이 많아 감자를 사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날 페로 제도의 사람들은 쉬운 길을 택해 수입된 감자를 식료품점에서 사다 먹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시판 품종보다 맛있는 품종을 얻기 위해 손수 재배해 먹습니다.
발번역 끝.
으아악 >_<
남들 놀러 나가고, 데이트 하고, 영화 보고, 쇼핑하는 휴일에 감자 재배법 따위나 검색해 글 쓰고 있는 나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황금 같은 내 휴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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