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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 청취 - 이란의 차 문화 본문

차나 한 잔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Akbar Orient Mystery) 홍차 마시며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 청취 - 이란의 차 문화

단 단 2023. 3. 25. 23:50

 

 

 

 

 

<아크바> '오리엔트 미스테리' 성분:

홍차 76.32%, 녹차 20.32%, 잇꽃safflower 1.42%, 장미꽃 1.12%, 자스민꽃 0.82%. 끝.

 

스리랑카 홍차 회사 <아크바>에서 꽃을 써서 중동풍으로 향을 낸 향수 느낌의 홍차입니다. 영국에 있을 때 꽃으로 강하게 향을 낸 아랍권 음식에 익숙해져 저는 이 차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는데 대개의 한국인들한테는 화장품이나 비누 향 나는 기괴한 식품으로 여겨질지 모르겠습니다. 이 회사의 딸기와 장미로 향 낸 홍차는 2년 전에 소개를 했었습니다. <아크바> '스트로베리 크림' 홍차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의 주 배경인 이란(페르시아)의 차 문화

 

이란에서는 커피와 차를 16세기부터 음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실크 로드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녹차를 수입해 마셨고, 커피 소비량이 차 소비량보다 많았습니다. 18세기에는 정세 불안과 경제 쇠락으로 두 음료 모두 소비 부진을 겪다가, 19세기에 다시 소비가 활발해지면서부터는 홍차를 선호하게 되었고 홍차 소비가 커피 소비를 앞지르게 되었습니다. (1) 홍차 음용 문화가 발달한 영국 및 러시아의 영향과 (2) 사회 지도층의 홍차 선호에 대한 대중들의 선망 (3) 무역 경로의 변화 등이 맞물려 작용한 결과입니다. 현재도 홍차 소비가 커피 소비를 훨씬 앞서고 있는데, 자국내 차 생산량이 충분치 않아 주로 인도와 스리랑카산 홍차를 소비합니다.

 

이란에서는 홍차를 아침 식사에도 내고, 점심과 저녁 식후에도 마시며, 하루 중 아무 때나 입이 심심하면 간식과 함께 즐기고, 심지어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마신다고 하죠. 2020년 통계를 보니 1인당 차 소비량 세계 4위국으로 꼽힙니다. [1위 터키, 2위 아일랜드, 3위 영국, 4위 파키스탄과 이란, 6위 러시아, 7위 모로코. 일본은 12위, 중국 21위, 캐나다 22위, 싱가포르 27위, 인도 29위, 미국 36위, 한국 41위. 유명 차 산지인 중국과 인도가 20위 밖인 것과 차 산지인 한국이 41위밖에 안 되는 게 신기하지 않습니까?]  

[동영상] 이란 사람들은 왜 홍차를 많이 마실까?

 

이란에서 차를 제공할 때는 (1) 진하게 우려 (2) 우유 없이 (3) 덩어리 설탕과 함께 냅니다. 마실 때는 설탕을 찻잔에 넣고 휘저어 녹여서는 안 되고 찻물에 잠깐 담갔다 빼 느슨하게 만든 덩어리를 앞니 사이에 물고 찻물을 들이켤 때마다 조금씩 녹여 단맛을 함께 즐겨야 한답니다. 신기하죠.

 

찻잔은 터키에서 쓰는 것과 같은 잘록한 허리의 손잡이 없는 것을 씁니다. 집에 터키 찻잔이 있어 쾌재를 불렀죠. 손님 잔에 찻물을 따를 때는 취향껏 물을 섞어 차 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잔 입구까지 가득 채우지 않는 게 불문율이라고 합니다. 

 

 

 

 

 

 

 

 

 

앞에 있는 실뭉치 같은 건 이란의 솜사탕인 '파쉬막'입니다. 덩어리 설탕 대신 설탕이 주재료인 파쉬막을 곁들여 보았는데, 이란에서는 저렇게 낸 걸 마치 국수 먹듯 포크로 돌돌 말아 먹더군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pashimak 설탕만 쓰지 않고 밀가루를 같이 써 어릴 때 먹던 솜사탕에 곡물의 고소한 맛이 더해집니다. 솜사탕과는 달리 미세한 곡물 입자가 느껴지면서 사르르 녹습니다. 

 

파쉬막은 터키 및 인접 국가에도 전해졌고 중국을 거쳐 한국에도 들어왔습니다. 인사동에서 '꿀타래'라고 이름 붙여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게 바로 이건데, 저는 마트에서 터키의 '피스마니에pişmaniye'를 사다가, 만든 지 오래돼 뭉쳐서 굳어 있던 것을 양손에 이쑤시개 하나씩 들고 한올 한올 찢어서 담았습니다. 푸드 블로거 하기 힘들어요. 

 

자, 초까지 켰으니 찻상은 조촐하게나마 완성이 되었고,

이제는 페르시아와 아랍의 옛 이야기를 즐겨 볼까요?

 

 

 

 

 

 

 

 

 

어릴 때 아동용 축약판을 읽고는 내용을 거의 다 까먹었는데 며칠 전 블친께서 언급하시는 바람에 성인용 무삭제판이 궁금해졌습니다. 이 첫 번째 영상만도 세 시간이 넘는 기나긴 이야기로, 과연 아이들이 읽기에는 부적절한 내용이 많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요즘 가치관에는 맞지 않는 대목이 많으나 희한하게 재미있습니다. 옛날에는 이랬구나 하면서 보면 되지요. 장미나 오렌지꽃 등 중동풍으로 향 낸 홍차를 즐기실 때마다 20분씩 꾸준히 들어 보세요. (돈 없는 사람이) 이국풍으로 찻상이나 밥상 차려 놓고 여행 간 척 즐기는 거, 뻐킹 굳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제 오랜 습관입니다. 그래서 집에 이국(풍) 그릇이 많습니다.

 

2부 링크 - https://youtu.be/zzbnxdV-oBI

3부 링크 - https://youtu.be/ju0odVOEJrc

4부 링크 - https://youtu.be/q13bZdBL2Co

 

 

 

 

 

 

 

 

1888년 아랍 전문가였던 영국인 탐험가 리차드 버튼에 의해 최초로 영어 완역.

첫 출판 시 외설문학pornography이라며 항의가 빗발쳤다는데.

 

 

 

[기사] 인사동 꿀타래가 궁중음식이라고?

그랜드 바자르에서 온 터키 찻잔

[음식우표] 터키의 차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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