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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Iced Americano)는 이제 꼬레아노(Coreano)로 불려야 마땅하다 본문

차나 한 잔

아아(Iced Americano)는 이제 꼬레아노(Coreano)로 불려야 마땅하다

단 단 2023. 9. 18. 01:52

 

 

 

 

일대일 개인지도 시간에 중국인 대학원생이 자기가 마실 아아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아니? 중국인도 얼음 음료를 마셔요?"

놀라서 묻자

 

"아휴, 그게요, 한국에 오래 있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 학부를 한국에서 마쳐 한국말 기차게 잘함.) 중국인들은 원래 찬물 절대 안 마셔요. 특히 여자들, 아랫배에 좋지 않아서 더요. 근데 이제는 이거 없으면 못 살아요."

 

"어이쿠, 한국 사람 다 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양인들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에 체류했다가 돌아간 서양인들도 그렇게 아아를 찾는다면서요?

 

유학 가기 전에는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귀국해서 보니 거리에 아아를 손에 든 사람이 많아도 보통 많은 게 아닙니다. 처음에는 '얼음 커피라니, 맛알못들이 향은 개나 줘버리는구나.' 한껏 비웃었더랬죠. 

 

그런데요,

흠흠... 

 

저도 이제는 나가서 커피 사 마실 때 아이스 라떼만 마십니다. (꽈당)

이상하게, 한국 사회가 그 안에 있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찬 음료를 마시게 만드는 것 같아요.

왜?

빨리빨리 한국이라 숨차서?

전국민이 화병火病 비스무리한 걸 앓고 있어 열불 나서?

 

날씨가 더워서라고 핑계를 대려니, 한파에 눈 펑펑 내리던 지난 겨울 어느 날, 한 20대 커플이 각자 손에 아아를 든 채 "어춰춰" 팔짱 끼고 총총 걷는 것 보고 눈이 땡그래졌던 기억이 납니다. 얼죽아는 실존 인물 이야기였구나!;;

 

참.

'빨리빨리 한국' 하니 생각 났는데,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옆에 있는 '해머링 맨' 말입니다,

이게 서울을 포함해 시애틀·프랑크푸르트·바젤·나고야 등 전세계에 11개 설치된 조나단 보롭스키의 작품인데, 망치질 한 번 하는 데 1분이 걸리도록 설정했다가 한국인들이 너무 느려 답답해 못 봐주겠다고 아우성쳐 35초로 대폭 앞당겼다면서요?

 

중국인 제자에게 중국인들도 성질 급하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힘차게 가로저으며

 

"어휴, 느려터져서 답답해 같이 일 못하겠어요."

넌더리냅니다. 

 

끄덕. 

한국에 잘 적응중인 제자.

흐뭇.  

 

 

'빨리빨리 한국' 배틀해 봅시다

뭐어? 홍차를 차갑게 마신다고? - 2차 홍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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