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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Iced Americano)는 이제 꼬레아노(Coreano)로 불려야 마땅하다 본문
일대일 개인지도 시간에 중국인 대학원생이 자기가 마실 아아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아니? 중국인도 얼음 음료를 마셔요?"
놀라서 묻자
"아휴, 그게요, 한국에 오래 있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 학부를 한국에서 마쳐 한국말 기차게 잘함.) 중국인들은 원래 찬물 절대 안 마셔요. 특히 여자들, 아랫배에 좋지 않아서 더요. 근데 이제는 이거 없으면 못 살아요."
"어이쿠, 한국사람 다 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양인들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에 체류했다가 돌아간 서양인들도 그렇게 아아를 찾는다면서요?
유학 가기 전에는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귀국해서 보니 거리에 아아를 손에 든 사람이 많아도 보통 많은 게 아닙니다. 처음에는 '얼음 커피라니, 맛알못들이 향은 개나 줘버리는구나.' 한껏 비웃었더랬죠.
그런데요,
흠흠...
저도 이제는 나가서 커피 사 마실 때 아이스 라떼만 마십니다. (꽈당)
이상하게, 한국 사회가 그 안에 있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찬 음료를 마시게 만드는 것 같아요.
왜?
빨리빨리 한국이라 숨차서?
전국민이 화병火病 비스무리한 걸 앓고 있어 열불 나서?
날씨가 더워서라고 핑계를 대려니, 한파에 눈 펑펑 내리던 지난 겨울 어느 날, 한 20대 커플이 각자 손에 아아를 든 채 "어춰춰" 팔짱 끼고 총총 걷는 것 보고 눈이 땡그래졌던 기억이 납니다. 얼죽아는 실존 인물 이야기였구나!;;
참.
'빨리빨리 한국' 하니 생각 났는데,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옆에 있는 '해머링 맨' 말입니다,
이게 서울을 포함해 시애틀·프랑크푸르트·바젤·나고야 등 전세계에 11개 설치된 조나단 보롭스키의 작품인데, 망치질 한 번 하는 데 1분이 걸리도록 설정했다가 한국인들이 너무 느려 답답해 못 봐주겠다고 아우성쳐 35초로 대폭 앞당겼다면서요?
중국인 제자에게 중국인들도 성질 급하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힘차게 가로저으며
"어휴, 느려터져서 답답해 같이 일 못하겠어요."
넌더리냅니다.
끄덕.
한국에 잘 적응중인 제자.
흐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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