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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카페꼼마 역삼마크로젠점 (Cafe Comma) [북카페]

단 단 2024. 5. 12. 00:00

 

 

(가로로 긴landscape 사진들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분홍색으로 표시해본 테헤란로.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삼성역 넘어서까지 이어진다.

검은점(●)으로 표시한 곳이 <카페꼼마> 역삼마크로젠점.

 

 

 

 

 

 

 

 

 

여의도에서 보았던 <카페꼼마>가 집 근처에 생겨 신났습니다. 복층으로 된 여의도점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지만 커피맛은 변함없이 훌륭하고 곁들일 차음식들은 나아졌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예 자체 페이스트리 연구소를 세웠더군요. <얀 쿠브레> 제품을 위탁 생산하면서 노하우를 전수받은 모양입니다.

 

<카페꼼마> 누리집

<카페꼼마> 여의도점 방문기 (1) - 사진 연습

<카페꼼마> 여의도점 방문기 (2) - 사진 연습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찍었던 사진들을 우선 올려봅니다. 시간 날 때 사진과 내용을 추가하겠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왔습니다. 테헤란로에 면한 출입구입니다.

 

 

 

 

 

 

 

 

 

들어오자마자 바로 페이스트리가 진열돼 있고, 오른쪽 벽에는 와인과 커피, 각종 관련 상품들이 있습니다. <문학동네> 카페 사업부가 와인도 취급하는 모양입니다.

 

 

 

 

 

 

 

 

 

페이스트리 진열대 뒤로는 카운터와 주방.

주문 키오스크도 있기는 하나 대면 주문이 가능한 곳에서는 가급적 커피 내려주는 분 얼굴을 직접 뵙고 주문합니다. 그 집이 내는 식음료에 대해 이것저것 물을 수 있어 좋습니다.

 

 

 

 

 

 

 

 

 

페이스트리 진열대 위가 궁금하시죠?

여러 날에 걸쳐 찍었으니 가장 멀끔하게 보이는 사진들로 올려보겠습니다. 의지의 한국인, 또 다 맛봤습니다. 이 집은 결이 예술인 프랑스식 페이스트리가 주력 제품이니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들은 클릭해서 크게 띄워 결을 자세히 보시기를 바랍니다.

 

 

 

 

 

 

 

 

 

 

 

 

 

 

 

 

 

 

 

 

 

 

 

 

 

 

 

 

 

 

 

 

 

 

 

 

 

 

 

 

음료 차림판입니다. 텀블러를 가져오면 10%를 할인해줍니다. 구매 시 도장도 찍어주고요. 열 번 찍으면 아메리카노 한 잔이 무료입니다. 그래서 커피 값이 애초 조금 높게 책정된 듯한데, 커피맛이 훌륭하고 늘 오래 앉아 있기 때문에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집 음료들 중에서 저는 산미 있는 '프라임prime' 블렌드로 내린 (시럽 넣지 않은) 라떼를 가장 좋아합니다.

 

 

 

 

 

 

 

 

 

입구쪽에서 바라본 안쪽.

 

 

 

 

 

 

 

 

 

안쪽에서 바라본 입구쪽.

 

 

 

 

 

 

 

 

 

출판사[문학동네]가 운영하는 카페니 책으로 티를 내줘야지요.

 

 

 

 

 

 

 

 

 

신간이 많은데, 시각 예술 서적과 요리책 원서가 많은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과 달리 여긴 문학책과 자기계발서가 많습니다. 

 

 

 

 

 

 

 

 

 

테헤란로가 내다보이는 창가석.

 

 

 

 

 

 

 

 

 

안쪽 깊숙이 들어와서 한 장.

 

 

 

 

 

 

 

 

 

안쪽에도 자리가 꽤 있는데, 불이 밝아 책 읽기 좋습니다.

 

 

 

 

 

 

 

 

 

정수기와 잔을 비치해 놓아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는 입을 헹궈야 구취도 나지 않고 구강 위생에도 좋은데, 1인 1음료를 하지 않고 물잔만 써 대는 손님 때문인지 물과 물잔을 두지 않는 집이 많습니다. 먹거나 마시고 나서 입을 헹굴 수 없는 집은 가기 꺼려집니다. <팀 홀튼>과 <던킨>을 그래서 가고 싶지가 않아요. 

 

 

 

 

 

 

 

 

 

손님을 더 받을 수 있을 텐데 책을 놓았네요. 창업자의 책사랑이 느껴집니다.

 

 

 

 

 

 

 

 

 

참, 사진은 두 종류의 기기를 동원해 찍었습니다.

 

사진들 중에 이렇게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것은 옛날 DSLR로 찍은 것. 

[Canon 750D 24mm (38.4mm)]

 

 

 

 

 

 

 

 

 

선명하지만 다소 거친 느낌이 나는 것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 

[iPhone 14 Pro Max] 

 

외출 시 음식 접사는 거의 아이폰으로 하고 있는데, 가까이에 있는 음식은 또렷하게 잘 담아줘서 좋으나 이런 사진들은 과한 'sharpening'으로 질감이 거칠어져 탐탁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저조도 환경에서 볼 만하게 찍어주니 기특할 때가 많습니다. 밖에 나가 큰 사진기를 들이대도 괜찮은 상황이 그리 많지 않기도 하고요.

 

이 사진에서 왼쪽 벽면과 그림의 질감과 색감을 잘 기억해 두세요.

 

 

 

 

 

 

 

 

 

그리고 이 사진의 질감과 색상에 비교해보세요.

이건 DSLR로 찍은 건데, 옛날 사진기이긴 해도 아이폰으로 찍은 것보다 질감도 색감도 훨씬 낫죠.

 

 

 

 

 

 

 

 

 

이것도 DSLR.

 

무언가에 상심해 눈시울과 코끝이 붉어진 여인이 자기 위로차 단 케이크를 먹고 있습니다. 포크도 없이 손에 들고요. 그림이 팔렸는지 현재는 다른 그림으로 바뀌었습니다.

 

 

 

 

 

 

 

 

 

번역한 외국 소설들.

책꽂이에 책을 이렇게 놓다니, 사치스러운 공간 활용, 부러워라.

 

 

 

 

 

 

 

 

 

카페가 근사해 보이려면요, 조명도 중요하지만 테이블과 의자 형태가 다채로워야 합니다.

근사한 카페들 돌아다니며 관찰해보니 그렇습니다.

 

 

 

 

 

 

 

 

 

책 읽거나 공부하기 좋은 조용한 안쪽.

 

 

 

 

 

 

 

 

 

책이 많은 차분한 공간을 좋아합니다.

저희 집은 책만 많은 게 아니라 살림살이와 소장품도 많은 '맥시멀리스트' 집이라서 차분하지 않고 산만.

 

 

 

 

 

 

 

 

 

색상이 예뻐 따로 한 장.

 

조명이 많아 사진 찍으면서 전기세 걱정을 해주었습니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콘센트도 개방하고 있으니 커피 많이 팔아야겠습니다.

 

 

 

 

 

 

 

 

 

조곤조곤 작은 목소리로 독서 토론 중인 중년 여성들.

멋집니다.

 

독서 모임인지 그냥 아줌마들 수다인지 어떻게 아느냐?

네 분 다 똑같은 책을 올려놓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20대 초반 젊은 남녀가 철학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또 어느 날은 20대 중반 젊은 남녀가 물리학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학구적인 분위기의 카페예요.

 

단단과 다쓰베이더는 뭐, 논문 지도하는 학생들 때문에 음악책이나 읽다 왔지요.

읽어야 할 논문과 참고문헌이 산더미. 살려주세요.

빨리 복권 당첨돼 다 잊고 맛있는 것 사 먹으면서 곡이나 쓰고 싶어요. 

밥벌이 고달퍼요. 

아침에 눈 뜨면 벅찬 하루에 한숨부터 나올 때가 많지만,

그래도 돈 벌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돈 벌 수 있는 것을 감사하며 존버 해야겠죠.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창세기 3장 19절]
젠장.

 

 

 

 

 

 

 

 

 

얼굴에 땀 비오듯 흘리고 있으니, 자, 하나씩 먹어봅니다.

 

크렘 브륄레 바스켓. 4,800원.

"크루아상 도우를 바스켓 모양으로 만들어 겉은 바삭하고 크렘 브륄레를 넣어 달콤한 바스켓 페스츄리."

은은한 단맛의 부드러운 커스타드, 섬세한 결의 페이스트리. 우아하고 세련된 맛이 나는 에그 타트입니다.

 

퀸 아망. 4,500원.

"캐러멜라이징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퀸 아망."

바삭 찐득, 이스트 풍미.

퀸 아망 애호가라서 보기만 하면 꼭 사 먹습니다.

 

각기 다른 종류의 결을 만끽하며 먹었습니다.

 

 

 

 

 

 

 

 

 

요즘은 어떤 책들이 인기 있는지 궁금해 진열대에서 아무 책이나 한 권 뽑아서 훑어보았습니다.

 

 

 

 

 

 

 

 

 

"인간은 특별하지 않다."

 

흠...

 

생태니 환경이니 들먹이며 이렇게 말하는 사람 많죠.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몸 담고 살고 있는 제 주변을 이토록 급속도로 파괴해대는 미친 짓도 인간이 '별난' 존재라서 가능한 겁니다.

입 아프니 블친 댁에 남겼던 덧글로 대신합니다.

 

 

 

 

 

즉, 

'다른 동물들과 다를 바 없는 별것 아닌 존재이니 겸손해야 한다'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고,

'막강한 살상 능력,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고도로 발달한 지능을 가진 특별한 존재이므로 윤리 의식, 책임감을 갖고 동료 피조물과 환경을 보살펴야 한다'가 결론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이것들도 결 좀 보세요. 둘 다 맛도 좋았습니다.

 

에그에그 포테이토 페스츄리. 5,300원.

"구운 감자와 치즈가 믹스된 감자 퓨레, 아이올리 소스, 고소한 계란 가니쉬가 듬뿍 들어간 베스트 페스츄리."

'베스트'라 칭할 만합니다. 보기보다 맛있어서 놀랐었습니다. 속에는 진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나는 마요네즈 감자 샐러드가 들어 있고 위에는 고소한 달걀 노른자 지단이 한가득.

 

머쉬룸 페스츄리. 5,500원.

"양송이버섯, 버섯 페이스트, 베샤멜 치즈 소스가 조화로운 풍미의 페스츄리."

<얀 쿠브레>의 것과 흡사한 고급스러운 맛의 버섯 소가 든 페이스트리입니다. 얀 쿠브레 것이 좀 더 맛있는데, 그건 버섯 소 비율이 높고 값이 더 비쌉니다. 겉에 얇게 씌운 단단하고 촘촘한 빗살무늬 층은 잘못하면 홀랑 벗겨집니다. 안쪽의 페이스트리가 '파사삭' 소리 내며 씹힌다면 이 얇은 바깥층은 '빠삭' 소리를 내며 부서집니다.

 

 

 

 

 

 

 

 

 

성경에도 있는 표현입니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전도서 1장 2-4절]

 

 

 

 

 

 

 

 

 

무화과 크림치즈 페스츄리. 5,300원.

"럼에 절인 무화과, 생크림, 크림치즈가 들어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의 페스츄리."

위에는 크림치즈와 무화과 콤포트. 속에는 크렘 팻crème pat맛 괜찮았습니다.

 

레몬 딜 크림치즈 페이스트리. 4,800원.

"크림치즈와 딜의 향긋한 조합. 레몬이 들어가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레몬 딜 크림치즈 페스츄리."

레몬 즙은 쨍하고 딜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진한 맛의 레몬 크림치즈가 충전돼 있어서 맛있었습니다. 페이스트리 부분도 맛 좋고요.

 

 

 

 

 

 

 

 

 

고마운 다쓰베이더의 손.

 

삶의 질을 형용사가 가른다는 것은 결과론적 이야기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어떻게 살았느냐" 하는 부사가 더 중요하겠죠.

 

이 책은 내용이 전반적으로 가볍습니다. 쉽게 읽히니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겠지만요.

 

 

 

 

 

 

 

 

 

갓 구워 따끈따끈했던 미니 크화썽과 미니 뺭 오 쇼콜라.

 

치즈 페퍼로니 페스츄리. 4,500원.

"짭짤한 페퍼로니와 체다치즈 인서트, 렐리쉬 글레이즈의 단짠 조합 페스츄리."

바닥에서 1cm 위쪽에 치즈 층이 있었고 위에는 페퍼로니가 파마산 치즈 가루와 함께 올라가 있었습니다. 강한 신맛의 피클을 다져 올려 악센트를 주었고요. 이것도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페스츄리" → 이거 어디서 온 발음인가요? 영국인들은 '페이스트리pastry'라고 발음합니다. 설마 또 일본 발음인가요? '스-프' 같은? 미국에서는 어떻게 발음하나요?

 

토마토 칙피 수프는 이탈리안 시즈닝 맛이 나면서 무난한 맛이었으나 양이 너무 적습니다. 5,800원.

 

프렌치 어니언 수프도 무난한 맛이지만 양이 너무 적습니다. 육수와 와인 맛 외에 양파맛도 좀 더 강렬하게 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5,800원.

 

 

 

 

 

 

 

 

 

애플 시나몬 쫀득 버터바. 3,300원.

로투스 쫀득 버터바. 3,500원.

무화과 쫀득 버터바. 3,300원

 

냉동고에서 꺼낸 뒤 충분히 온도를 회복하지 않아 윽, 버터맛이 촛농맛. 온도만 잘 맞았으면 맛있었을 게 분명합니다. 암요, '버터'바라는데요. 요즘 유행하고 있어 취급하는 카페가 많습니다. 세 종류 중에서는 의외로 로투스 비스킷 얹은 것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견과류 숭숭 박힌 쿠키.

씹으면 유지가 '찍' 배어나오는 버터 듬뿍 쓴 과자를 좋아합니다. 몸을 생각해야 할 나이인데 열량 높은 것만 찾아 먹어서 큰일입니다. 식사량이 적어도 소용이 없어요.

 

앞에서부터,

 

오트밀 초코칩 쿠키. 2,800원.

"섬유질이 풍부한 오트와 건포도를 듬뿍 넣어 바삭 쫀득한 건강 쿠키."

 

말차 화이트 초콜릿 쿠키. 2,800원.

"달콤한 화이트 초콜릿이 매력적인 쿠키."

 

초코초코 쿠키. 2,800원.

"진한 초콜릿이 듬뿍 들어 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초콜릿 쿠키."

 

였는데, 그새 레서피가 바뀌어 처음 사진 찍었을 때의 제품 설명과 사 먹었을 때의 맛과 재료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에 있는 세 종류 중에서는 맨 뒤에 있는 땅콩 박힌 것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녹찻가루 넣은 과자들은 'grassy'해서 맛있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색소를 따로 쓰지 않으면 색상도 그닥 예쁘게 나오지 않고요. 저는 녹찻가루는 아이스크림에 넣었을 때가 가장 맛있습니다. 

 

이 집에 있는 것들은 거의 다 맛보았는데, 갈 때마다 새로운 제품이 나와 있거나 기존 제품의 맛과 외형이 바뀌어 있어 끝이 안 날 것 같아 4월까지만 사진 찍고 그만두었습니다. 맛은 피낭시에만 빼고 다들 괜찮습니다. 페이스트리의 결이 매우 섬세한데 눅눅하지 않고 가볍게 바삭거리면서 맛은 진해 감탄하며 먹게 됩니다. 피낭시에는 제가 사 먹은 날이 하필 맛없었던 것일 수 있으니 다시 사 먹어보겠습니다. 

 

이 집은 2호선 역삼역과 선릉역 사이에 있어 위치가 조금 애매합니다. 그래서 손님이 많지는 않은데, 커피와 곁들이 음식들이 맛있으면서 책이 많고 조용해서 애용합니다. 직장인들 몰리는 점심 시간만 피하면 쾌적하게 즐기다 오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집중해서 논문 첨삭지도 해야 할 때 갑니다. 시간 날 때 남은 사진들도 손질해 올려보겠습니다. '테헤란로 카페 투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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