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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스 쿠키(Grains Cookie), 기껏 구워 놓고 담기를 왜 이 모냥으로 본문
연초에 남의 집에 갔다가 그 집 주인장께서 "참, 단단님 차 즐기시니 과자 필요하죠? 이거 백화점에서 파는 과자래요. 저는 먹을 만큼 충분히 먹었으니 가져가세요." 하며 드시던 과자를 안겨주시길래 사양 않고 넙죽 받아왔습니다.
받아왔습니다만.
한숨...
모둠 과자였습니다.
맛과 향이 다 다른 먹거리를 이렇게 담아 파는 거 제가 아주 질색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것 보세요, 일단 과잣가루가 범벅이 돼서 예쁘지가 않잖아요. 쵸콜렛 비스킷 위에 다른 허연 과잣가루 묻은 것 하며, 랑그드샤langue de chat의 미세한 틈 사이로 과잣가루 낀 것 하며. 大SNS 시대에 사진발 안 받게스리. 랑그드샤는 게다가 모서리가 깨져 있는 게 더 많았고요.
녹차맛 비스킷과 잼 타트jam tart 비스킷도 들어 있었는데, 바닐라든, 녹차든, 쵸콜렛이든, 견과류든, 과일잼이든, 향이 죄 섞여 맛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이 많은 과자를 사 오자마자 향 섞이기 전 그날 안으로 다 먹을 수 있는 집이 몇이나 될까요?
이 블로그를 통해 그간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요. 안 먹고 살아도 그만인, 몸에 좋을 것 없는 과자, 알면서도 먹는 까닭은 '즐거움'을 위해서라고요. 밥은 영양이라도 섭취할 수 있으니 맛 좀 없어도 용서가 되지만 즐겁기 위해 먹는 과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맛없으면 안 됩니다. ('건강쿠키', 다 집어쳐요. 적게 먹거나 먹는 횟수를 줄이면 돼요.) 이런 포장은 먹는 즐거움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누리집을 찾아 들어가 봤더니 이렇게 제대로 포장한 제품들도 있습니다. '배럴'에 담아 파는 것은 없애도 되겠어요. 한국은 이제 잘사는 나라가 되었죠. 푸짐하기만 하면 좋사오니, 하는 나라가 아녜요.
지난 번 ☞ <팀홀튼> 글에서도 언급했었는데, 도넛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에는 넛멕(메이스 같기도)향 강하게 입힌 도넛에 닿고 있어서 다른 도넛들이 맛과 향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무신경한 판매자들.
식품 포장과 관련해 내일 또 투덜글 올리겠습니다.
투덜글이 '투덜이 스머프' 폴더에만 있는 게 아니니 다들 다른 폴더 글도 열심히 보도록 해요. (홍보)
☞ [차(茶)와 과자의 보관] 모둠 식품의 향 섞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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