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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과 세계 음식

2024년 서울, 회전 백반집 탄생

단 단 2024. 6. 16. 02:03

 

 

백반집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어 독거 남성들의 시름이 깊은 듯합니다.

백반집이 사라져 가는 이유는 아래의 연결문서에 잘 나타나 있어요.

한식의 처지

 

게다가 서울 강남은 반찬가게도 많고,

경쟁이 치열하니 반찬들 수준도 나쁘지 않은 데다,

오피스가인 테헤란로에는 단돈 만원에 직장인을 위한 점심 한식 부페 잘 내는 곳도 있어 한상 푸짐하게 차려내는 저렴한 한식 백반집은 점점 보기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제가 몇 달 전에 길을 걷다가 놀라운 백반집을 발견했습니다.

해외에 계신 블친들께 알려드리고 싶어 두 번 다녀왔으니 사진 올려볼게요. 

 

 

 

 

 

 

 

 

 

서른 가지 반찬의 한식 백반이 9,900원이라니요.

게다가 놀랍게도 '회전 백반집'입니다. (뭣?)

런던에 '회전 치즈 바' 생긴 것 보고 흥분해서 글 쓴 게 엊그제 같은데,

한국에는 이제 '회전 백반집'이 생겼습니다.
☞ 런던에 생긴 세계 최초 회전 치즈 바 <피크 앤드 치즈>

 

 

 

 

 

 

 

 

 

허허, 신기하여라.

한식 부페는 사람이 이동하는데 이 집은 음식이 이동합니다.

재미있는 발상이죠.

 

 

 

 

 

 

 

 

 

인테리어도 9,900원 백반집치고는 훌륭한 편이고요.

물티슈가 곳곳에 놓여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식탁 곳곳에 '잠깐 멈춤' 단추가 있어 음식 덜 때 편합니다.

 

 

 

 

 

 

 

 

 

게다가 놀랍게도 24시간 운영을 합니다.

밥때를 놓친 이들은 이제 설탕 범벅 기름진 가공식품 위주의 편의점 도시락이나 간편식으로 때우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음식들이 주방을 한 번 거치게 되어 있어 동난 음식은 바로바로 채울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로 계산한 뒤 무인 운영 시간에는 온장고에서 손님이 밥을 알아서 꺼내고 국도 알아서 퍼 가면 됩니다. 주방에 인력이 있을 때는 주방에서 내줍니다.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가 무인 운영 시간이라는데, 직원분 말씀이 그래도 오전 10시 이후에 와야 음식들이 제대로 다 채워져서 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직장인이 많은 동네이니 아마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대에 음식 상태가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계산한 뒤 이렇게 받아 들고 원하는 자리에 앉습니다.

쟁반 없이 먹고 있으니 직원분이 쟁반 꼭 받쳐서 먹어야 한다며 쟁반을 주고 가셨습니다.

 

 

 

 

 

 

 

 

 

음식들이 뱅뱅 돌고 있어서 다 찍지는 못했는데,

나물과 식물성 한식 반찬들이 가장 많고, 

김치도 서너 종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갓김치가 다 있길래 반가워하며 먹었습니다.

한국인의 최애 반찬인 김치볶음도 따로 있었고요.

저는 젓갈을 먹지 않지만 젓갈도 네 종류 있었습니다.

 

단백질 반찬으로는 제육볶음, 달걀말이, 두부부침, 메추라기알 장조림, 생선구이 채썬 것 중에서 돌려가며 세 개를 내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갔을 때는 무인 운영 시간이 막 해제된 때라서 제육볶음과 두부부침이 없었습니다. 고기반찬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은 오전 10시 이후에 가셔야겠습니다.

 

그런데,

식사 시간대에 잠깐 운영하고 마는 식당이 아니라 24시간 운영을 해야 하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네요. 장시간 음식을 진열하고 있어야 하니 음식 상하지 않게 회전 바 아래에 냉장 시설을 해놓아 이 많은 음식들이 전부 차갑습니다. (꽈당)

사진에 있는 궁채나물처럼 원래 뜨겁지 않게 먹는 음식들은 괜찮은데,

 

 

 

 

 

 

 

 

 

카레가 찬 건 놀랍습니다.

상온도 아니고, 냉장 온도로 차갑습니다.

이 나이까지 살면서 차가운 카레는 처음 먹어봤어요.

9,900원에 밥과 국에 서른 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음식 맛에 대해서는 타박하지 않는 게 예의일 것 같습니다.

 

 

 

 

 

 

 

 

 

무조림이 셔벗sherbet.;;

너무 차가워요.

 

 

 

 

 

 

 

 

 

추억의 반찬인 소세지 달걀 부침은 냉장고도 아닌 냉동고에 있던 것을 막 꺼내서 담았는지 뻣뻣 푸석푸석.;; 

 

따뜻하게 먹어야 할 음식들이 전부 너무 차서 혼밥 하러 온 독거인들은 서럽겠습니다.

저 같으면 식사 시간 때에 잠깐 장사하고 치우는 1만원짜리 한식 부페에 가지, 이토록 찬 음식을 먹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4시간 운영을 해야 하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지요.

 

게다가, 무인 운영 시간에 싸이코파스가 와서 개방되어 있는 음식에 해코지 하면 어쩝니까? 안 그래도 밥 먹는데 20대 젊은 연인이 음식 앞에서 기침과 재채기를 하도 해대서 염려했습니다. 훌쩍이는 코에 자꾸 손을 대 음식마다 놓여 있던 공용 집게 만지기도 꺼려졌죠. (기웃이: 아니 그렇게 결벽증 있으면 외식하러 다니질 말아야지. 단단: 맞습니다. ㅠㅠ)

 

 

 

 

 

 

 

 

 

그래도 9,900원에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 '일주일에 서른 가지 이상 식물 먹기'로 장내 유익균 미생물 숲 가꾸기를 실천중인 단단은 바쁠 때 가끔씩은 못 채운 가짓수 채우러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반찬 재사용 악습 때문에 백반집, 한식 위주 분식집, 한정식집 가기를 꺼리는데요, 이 집은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좋네요.

 

 

 

 

 

 

 

 

 

밥과 국은 따뜻하니 단백질 반찬들 몇 가지만 따뜻하게, 아니 상온으로라도 내주면 좋겠습니다.

음식이 쉬 상할까 봐 염려된다면 지금처럼 계속 찬 상태로 내고

대신 편의점처럼 전자 레인지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하면 되겠습니다.

하여간 단점을 보완해 번창하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후려칠 생각말고 일단 관대하게 받아줘야 창의력 뿜뿜 사회가 건설됩니다.)

 

 

 

 

 

 

 

 

분홍색 띠로 표시된 곳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진다.

검은점으로 표시한 곳이 오늘 소개해드린 회전 백반집 <집밥한끼>.

 

 

 

 

 

- 덧글 달린 후 3차 방문 -

 

 

 

 

 

 

 

 

 

 

이번에는 직장인들 점심 시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11시에 가봤습니다. 제육볶음, 두부부침 등 단백질 반찬들을 따뜻하게 해서 냅니다. 음식이 조금 나아졌으나 대기하는 손님이 많으니 빨리 먹고 일어서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져 밥 느리게 먹는 저는 약간 부담스러웠습니다. 손님 적은 시간에는 음식이 차갑고, 음식 따뜻한 시간에는 손님이 많고. 방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곁눈질로 관찰해 보니 제육볶음을 쌈장 곁들여 상추에 싸 드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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