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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 샤부샤부 (Shabu-shabu Hotpot) 모던샤브하우스 (Modern Shabu House) 여의도점 본문

한식과 세계 음식

샤브샤브 샤부샤부 (Shabu-shabu Hotpot) 모던샤브하우스 (Modern Shabu House) 여의도점

단 단 2024. 1. 9. 06:30

 

 

 

(소장우표책 뒤적뒤적)

 

어디 보자...

음식우표 중에 샤브샤브가 있나...

 

 

 

 

 

 

 

아,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 우표는 없고 스키야키鋤焼, すき焼き 우표가 있네요. 작년 10월에 재미있는 샤브샤브 집에 다녀와서 소개하려고 하는데 해당 우표가 없어 아쉽습니다. 일본 우정국이 언젠가 샤브샤브 우표도 발행하기를 바라며 오늘은 우표 없이 음식 사진만 올려봅니다. 

 

 

 

 

 

 

 

 

 

광화문D타워점, 잠실점, 센트럴시티점, 여의도점, 네 곳 중 여의도점으로 갔었습니다.

모던 샤브 하우스 누리집

 

 

 

 

 

 

 

 

 

새로 지은 빌딩 지하에 입점해 있었는데, 같은 층 로비의 커피숍이 인테리어로 영국의 <버얼리Burleigh> 그릇들을 잔뜩 진열해 놓았더군요. 식사하러 들어가기 전에 구경했습니다.

 

 

 

 

 

 

 

 

 

아프터눈 티용 2단 플레이트.

이 문양 그릇은 저도 갖고 있어서 소개한 적이 있었죠.

[영국그릇] 얼떨결에 버얼리 티세트

 

 

 

 

 

 

 

 

 

그릇 안쪽에 이렇게 단차가 살짝 있는 것들은 흐르는 달걀 노른자와 베이크트 빈 소스가 있는 영국식 풀 브렉퍼스트나, 로스트 디너 같은 그레이비gravy 끼얹어 먹는 음식 등에 적합합니다. 

 

 

 

 

 

 

 

 

 

근사하죠. 

그런데 그릇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그릇보다 그릇을 여유롭게 진열해 놓은 공간 활용을 더 부러워합니다. 이거 수집가들은 무슨 말인지 잘 아실 겁니다. 모든 수집의 종착역은 뭐다? 부동산.

 

 

 

 

 

 

 

 

 

부러워요, 부러워. 공간이요.

귀차니스트와 수납

 

 

 

 

 

 

 

 

 

식당 입구에 보면대를 써서 차림표를 게시해 놓았습니다.

 

 

 

 

 

 

 

 

 

사진이 흐려서 가독성이 떨어지니 누리집에 있는 차림표를 아래에 붙여봅니다.

 

 

 

 

 

 

 

 

 

어후, 비싸네요. 

다들 고기를 즐기지 않고 많이 먹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니 가장 저렴한 것으로 먹어야겠습니다.

 

 

 

 

 

 

 

 

 

이것도 보다 자세한 설명이 있는 것으로 아래에 다시 붙여봅니다.

 

 

 

 

 

 

 

 

 

국물은 아홉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마지막에는 각 국물에 어울리는 밥이나 국수를 그 자리에서 조리해 제공합니다. 일행 모두 타이 그린 커리 국물이 맛있을 것 같다고 해서 그걸로 결정하고 들어갔습니다.

 

 

 

 

 

 

 

 

 

총 160석으로 식당이 꽤 넓은데 손님들을 피해 일부만 찍어봅니다.

 

 

 

 

 

 

 

 

 

세련되고 분위기 좋죠?

 

 

 

 

 

 

 

 

 

칸막이석으로 안내 받았습니다.

트여 있으면서도 칸막이(등받이)가 높아 다른 식탁 손님들을 의식하지 않고 오붓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여덟 개의 별실room도 잘 꾸며 놓았습니다.

 

 

 

 

 

 

 

 

 

식탁 위에서 손님이 직접 조리해야 하는 유형의 식사를 썩 좋아하지 않지만 깔끔한 집인 데다 타이 그린 커리 국물을 맛볼 수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인데 못 먹은 지 7년이 넘었어요. 너무 그리워요. 재료 구하기가 힘들어 집에서 해먹지도 못합니다. 

 

 

 

 

 

 

 

 

 

일본의 샤브샤브 집들이 쓰고 있는 전용 냄비.

일회용 알루미늄 포일 용기처럼 생겨서 약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꽤 두껍고 단단합니다.

 

 

 

 

 

 

 

 

 

그릇과 수저도 좋아 보이고요.

건지개 집게도 개인별로 제공됩니다.

 

 

 

 

 

 

 

 

 

그릇 덕후 독자분들을 위해 뒤집어서도 한 장.

(친절한 주인장)

 

 

 

 

 

 

 

 

 

타이 그린 커리 국물로 이미 정하고 들어왔습니다.

일행 중 한 분은 이 집에 몇 번 와보신 적 있어 다른 국물들도 몇 가지 경험해보셨다는데, 식사 마친 뒤 그간 맛본 국물들 중에서는 이날 선택한 타이 그린 커리 국물이 'exotic'하면서 가장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저렴한 1인당 5만8천원짜리로 선택.

 

 

 

 

 

 

 

 

 

고기는 이런 식으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소고기는 알목심(윗등심)과 부채살, 돼지고기는 목살과 삼겹살이 나오고,

상위 선택지에서는 좀 더 비싼 부위나 등급의 고기들이 나옵니다.

저희는 국물과 채소를 먹으러 왔으므로 고기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무심) (초연)

 

 

 

 

 

 

 

 

 

다 골랐습니다.

우리 권여사님이 친구분들과 이 집에 오시면 주문 잘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훈련 많이 하셨으니 하실 수 있겠지요?

뭐, 하다가 어려우면 직원을 부르면 되지요.

권여사님 키오스크 정복기

 

 

 

 

 

 

 

 

 

계산은 나갈 때 하면 됩니다.

'무제한' 먹을 수 있다지만 3인의 한 끼 식사 값으로는 어쨌거나 부담스럽네요.

 

 

 

 

 

 

 

 

 

직원분이 와서 타이 그린 커리 국물을 부어주었습니다.

[음식우표] 타이 그린 커리와 조리법

 

 

 

 

 

 

 

 

 

고기 네 종류와 채소가 나왔습니다.

 

 

 

 

 

 

 

 

 

채소는 이렇게 10종이 나왔으니 집에서 샤브샤브 자주 해드시는 분들은 구성 요소들을 눈여겨보세요.

처음 한 번만 주방에서 모듬으로 담아 본보기로 제공해주고,

 

 

 

 

 

 

 

 

 

이후로는 손님이 취향껏 더 가져오면 됩니다. 생야채뿐 아니라 피클도 있었습니다.

 

고기도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는데, 채소와는 달리 식탁 위 태블릿으로 추가 요청을 해야 하며, 직원이 가져다 줍니다. 

 

 

 

 

 

 

 

 

 

익히고 덜어 먹는 일은 손님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고기 먼저 익혀서 건져 먹은 뒤 채소 투입.

(고기에 다들 관심이 없어 집에 와서 보니 이날 고기 익힌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는. )

제공된 고기 네 종류 중에서는 소고기를 제치고, 삼겹살도 제치고, 의외로 돼지 목살이 식감도 맛도 가장 좋았습니다.

고기 네 종류 중 맛있었던 것만 여러 번 요청해 먹어도 됩니다.

 

 

 

 

 

 

 

 

 

고기 맛과 타이 그린 커리 국물 맛이 밴 채소들. 

네, 이거 먹으러 왔어요. 

 

 

 

'맛잘알' 까탈이들의 스키야키와 샤브샤브 험담

 

유우코: 이 스키야키, 어딘가 좀 달지 않아요?
직장 동료: 스키야키는 어디를 가나 이런 맛일 거야.

우미하라: 역시 스키야키는 고기맛을 모르는 사람들의 요리야. 이 질기고 둔감한 맛은 뭐야. 문제는 이 육수야. 간장과 물, 소량의 맛없는 술에다가 많은 화학 조미료와 설탕을 마구 넣었기 때문에 달고 끈적한 맛이 나는 거야. 게다가 너무 익힌 고기에다 달걀을 풀기 때문에 아무리 맛 좋은 고기라도 본래의 맛을 잃게 되는 거지. 조리를 돕는 사람 역시 고기를 다룰 줄 몰라서 너무 익히고 있어. 이것이야말로 맛없게 먹는 요리의 본보기야.

 
우미하라: 소고기를 맛없게 먹는 요리법은 스키야키뿐만 아니라 이 샤브샤브도 마찬가지. 샤브샤브용 고기는 스키야키용보다 더 얇아. 이런 얇은 고기를 부글부글 끓고 있는 육수 속에 넣으면 너무 익어 버리고 끓는 육수 속에 고기의 맛이 녹아 버리게 되지. 그리고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 육수로 지방이 녹아 담백해진 소고기에 깨 소스는 향기가 너무 강하고, 모미지 오로시는 고추의 매운맛이 고기의 풍미를 없애 버리게 돼. 또한 아무리 담백해졌다고는 하지만 소고기에는 고기의 냄새가 남아 있어. 폰즈로는 생선의 비린내는 제거할 수 있지만 소고기의 냄새 제거는 어림도 없어. 소고기 조리법의 기본도 모르고 있고 소스도 엉망이야. 죽은 소가 통곡을 하겠군. 스키야키와 샤브샤브를 만들고 있는 요리사들은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연구도 하지 않고 있어. 이런 음식은 먹을 가치도 없다고.

지로: 나 역시 이 의견에 찬성이야. 샤브샤브나 스키야키는 일본인들이 육식 문화를 소화시키지 못 했을 때의 요리로, 고기맛을 십분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스키야키는 달작지근하고 무거운 맛으로 고기의 풍미를 사라지게 하고, 샤브샤브는 고기의 맛을 끓는 물속에 버려 버리는 셈이야.

 

일행: (젊은이들 사이에 스키야키와 샤브샤브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를 듣고) 그렇군요. 육식에 익숙해져 있는 지금은 고기의 맛을 100% 끌어낼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군요.

 

 

 

끄덕.

맞는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위의 주장들은 순 '고기 맛'의 관점에서만 하는 소리이지요. 저도 지금보다 5년쯤 젊었으면 저렇게 말했을 겁니다.

 

영양 면에서는 살짝 데쳐 먹는 고기나 삶아 먹는 고기가 몸에 그나마 부담을 덜 줍니다. 영양학자들이 권하는 고기 취식법입니다. 서양의 영양학자들 중에 그래서 샤브샤브를 권장하는 이들이 있어요. 얼마 전에도 서양 영양학자가 이렇게 주장하는 글을 읽었었습니다.

 

저와 일행은 (1) 어릴 때부터 이미 너무 많은 고기를 먹고 자라 이제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고기에 초연한 사람들이고 (2) 늙은 사람들이므로 이날 고기는 종잇장처럼 최대한 얇게 썬 것으로 소량 '데쳐' 먹으면서, 좋아하는 국물에 좋아하는 채소 왕창 넣어 익혀 먹는 게 행복했습니다. 몸이 아프거나 나이가 들면 음식에 대한 기존 견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나이듦에 따라 변해가는 음식관에 대해서는 언젠가 글을 써볼게요. 저와 일행한테는 고기 먹는 게 럭셔리가 아니라 고기맛이 우러난 국물에 채소를 익혀 먹는 게 럭셔리라는 거죠.

 

 

 

 

 

 

 

 

 

식탁 위에서 무언가를 익혀 먹고 나면 우리 한국인들이 꼭 하는 행동이 있지 않습니까?

 

 

 

 

 

 

 

 

 

우동 사리 투척.

 

 

 

 

 

 

 

 

 

배가 너무 불렀으나 그래도 각자 두 젓가락 정도는 맛봐야지요.

맛있었습니다.

 

직원분이 간이 지나치게 세질 것을 염려해 고기와 채소 맛이 한껏 우러난 국물을 죄 버리고 새 국물을 부어 조리려고 하는 겁니다. 일행 모두 한목소리로 "아니 되오! 이 아까운 농축 맛국물을 왜 버리려 하오!" 뜯어말려, 새 국물 부어 완성한 우동에 헌 국물을 부어 섞어 먹었었습니다. 훨씬 맛있었죠. 이 집에 가시면 남은 국물은 버리지 말고 앞접시에 나눠 담아 달라고 부탁하세요. 농축 국물과 함께 채소 익힌 것도 조금 남겨 두면 우동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인애플 퓨레 50%, 패션프룻 퓨레 20%의 과일 함량 매우 높은 아이스 롤리.

이것만 따로 팔았으면 좋겠어요. 훌륭합니다.

무료 제공되는 음료들도 여러 종류 있었던 것 같은데 비싼 집에 와서 음료로 배를 채우고 있으면 안 되지요.

 

채소 가져오랴, 식탁 위에서 익혀 건져 먹으랴, 불조절하랴, 사진 찍으랴, 번거롭고 정신 없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타이 그린 커리가 먹고 싶을 때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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