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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채리티 숍에서 지름 16cm짜리 작은 구리 냄비 하나를 집어 왔었습니다. 구리 냄비가 얼마나 비싼 물건인지 알지 못 했던 시절이라 '남이 쓰던 냄비를 만원이나 달라고 하다니, 채리티라면서 순 도둑놈들 아냐.' 투덜댔더랬죠. 비싸면 안 사면 그만인데, 그냥 놓고 오기엔 또 이 구릿빛이 너무나 황홀했더랍니다. ㅋ 집에 돌아와 누리터를 열심히 뒤졌습니다. 지금은 단종된 어느 북유럽 회사의 제품이더군요. 늘 보던 프랑스 이나 , 이태리 제품과는 또다른 느낌이죠. 깔끔하면서도 유려한 선. 그야말로 '스칸디나비안 쉬크'가 줄줄 흐릅니다. 바이킹스러운 데도 있고 마징가 Z스러운 데도 있고, 하여간, 북구의 디자인이란 게 이런 거구나, 내 생애 최초로 구리 냄비라는 걸 손에 넣고서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었..
오늘은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이미의 요리책은 현재까지 모두 열 세 권이 나와 있는데, 단단은 이 열 세 권을 다 갖고 있습니다. (제이미 올리버 요리책 두 권 또는 두 권 이상 갖고 계신 분, 저랑 친구 합시다!) 날 잡아 각각의 요리책을 하나씩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해 먹어 본 것들은 다 맛있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재료 구하기 쉽지 않아 고전하시겠지만 단단은 운 좋게도 제이미의 애용 수퍼마켓 두 곳 와 가 엎어지면 코 닿을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재료 사다 레서피를 실천해 보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제이미 요리책 열 세 권 중 다음의 두 권이 좀 각별할 겁니다. • 30분 안에 3-코스 ..
영국에서 가정요리계의 대모 몇 명을 꼽자면, 매리 베리Mary Berry, 딜리아 스미쓰Delia Smith, 나이젤라 로슨Nigella Lawson. 특히 나이젤라는 아름다운 얼굴과 육감적인 몸매, 그리고, 미리 손질돼 있는 재료 사다 손쉽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맛 좋은 (날라리) 간편식을 선보이기로 유명해 혼자 사는 이들이나 바쁜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엊저녁, 나이젤라가 황금 시간대에 BBC에 나와 아래의 요리를 뚝딱 만들어 선보인 것. 이것이 무엇인고? 오징어볶음이로다. 으응? 오징어볶음? 비빔밥, 불고기에 승부를 걸고 있는 우리 한국에게 이런 반격을? 고추장을 빼놓지 않고 늘 부엌에 두고 있다는 얘기를 잠깐 하더니 의기양양한 얼굴로 순식간에 뚝딱 한국식 오징어볶음을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