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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많고 활기찬 음식 현장을 하나 꼽으라면 저는 일본 라멘계를 꼽고 싶습니다.저 봐요, 잡지까지 다 있는 거.한국에 냉면 잡지, 칼국수 잡지 있다는 말, 내 못 들어봤지 말입니다. 어느 라멘집에서 음식 기다리며 펼쳐봤던 라멘 전문지입니다.나고야의 라멘집들인가 봅니다.화보 좋죠. (→ 라멘 애호가) 그런데 이 라멘이 한국에 건너와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더군요.같은 업종끼리 적당히 경쟁하면서 단합도 하고, 좋아 보입니다. 사는 곳 근처에 근사한 라멘집이 새로 생겨 제가 작년에 장문의 글을 쓴 적 있습니다.벌써 개업 1주년을 맞아 이런저런 행사를 했었습니다.☞ 부탄츄 선릉점 - 집 근처에 제대로 된 라멘집 하나 생겼으면 좋겠네 노래 불렀더니 뙇 ..
백반집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어 독거 남성들의 시름이 깊은 듯합니다.백반집이 사라져 가는 이유는 아래의 연결문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한식의 처지 게다가 서울 강남은 반찬가게도 많고, 경쟁이 치열하니 반찬들 수준도 나쁘지 않은 데다,오피스가인 테헤란로에는 단돈 만원에 직장인을 위한 점심 한식 부페 잘 내는 곳도 있어 한상 푸짐하게 차려내는 저렴한 한식 백반집은 점점 보기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제가 몇 달 전에 길을 걷다가 놀라운 백반집을 발견했습니다.해외에 계신 블친들께 알려드리고 싶어 세 번 다녀왔으니 사진 올려볼게요. 서른 가지 반찬의 한식 백반이 9,900원이라고?게다가 놀랍게도 '회전' 백반집입니다. (뭣?)런던에 회전 치즈 바 생긴 것 보고 흥분해서 글 쓴 게 엊그제 같은..
(가로로 긴landscape 사진들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작년 가을에 친구 따라 재미있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10대와 20대 딸이 있는 친구라서 최신 유행을 훤히 꿰고 있고 이제는 저보다 더 'tech-savvy'해져서 각종 스마트폰 어플들도 더 잘 다룹니다. 드디어 자녀 있는 이들과 처지가 역전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유행과 기술의 발달에 뒤처지지 않도록 더 부지런해져야겠어요.;;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베이글 집인데, 창업자가 런던에 체류한 적이 있는지 상호를 재미있게 짓고 가게 안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습니다. 손님이 늘 북적이는 집이지만 친구가 이 집 단골이라서 줄 서지 않고 쉽게 입장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더군요. 친구 덕에 수월히 입장해 구경 잘 하고 베이글을 한보따리 ..
(소장우표책 뒤적뒤적) 어디 보자... 음식우표 중에 샤브샤브가 있나... 아,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 우표는 없고 스키야키鋤焼, すき焼き 우표가 있네요. 작년 10월에 재미있는 샤브샤브 집에 다녀와서 소개하려고 하는데 해당 우표가 없어 아쉽습니다. 일본 우정국이 언젠가 샤브샤브 우표도 발행하기를 바라며 오늘은 우표 없이 음식 사진만 올려봅니다. 광화문D타워점, 잠실점, 센트럴시티점, 여의도점, 네 곳 중 여의도점으로 갔었습니다. ☞ 모던 샤브 하우스 누리집 새로 지은 빌딩 지하에 입점해 있었는데, 같은 층 로비의 커피숍이 인테리어로 영국의 그릇들을 잔뜩 진열해 놓았더군요. 식사하러 들어가기 전에 구경했습니다. 아프터눈 티용 2단 플레이트. 이 문양 그릇은 저도 갖고 있어서 소개한 적이 있었죠. ☞ [영국그..
도예가의 딸이라서 그런지 제가 〈코렐Corelle〉 사 그릇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여러 장점이 있기는 한데 형태와 재질이 제 취향에는 맞지 않더라고요. 나이 팔십이 넘어 팔에 힘이 없어지면 그때는 그릇을 '경박한' 코렐로 전부 바꾸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기운이 있을 때는 무겁더라도 멋스러운 도자기 그릇을 쓰고 싶어요. 그런데 〈코렐〉 그릇 중 이 그릇만은 제가 아낍니다. 딱 한 장 가지고 있는 〈코렐〉 그릇인데, 보기만 해도 행복해요. (실제로 감상용으로만 쓰고 있습니다.) 그릇 칸 나눠 놓은 게 마치 창틀 같아서 더 재미있어요. 눈 오는 순간을 만끽하며 감상에 젖은 비글이라니요. >_< 마침 어제 서울에 눈이 저렇게 예쁘게 내렸더랬죠. 새 마음, 신선한 음식으로 새해를 맞고 싶어 제가 12월 한..
하................................ (땅이 꺼져라 한숨) 일년 중 하필 제일 바쁠 때에 멸치 선물이 들어오다니요. (선물 주신 분께는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식재료예요. 오해 없으시기를.) 귀국해서는 제가 영국에서 하던 것처럼 자주 장봐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겠다며 냉장고를 양문형 대형이 아닌 단문형 452리터짜리로 들였습니다. 바보 아닙니까? 장마철과 고온다습한 여름이라는 무시무시한 시공간이 있는 한국에서, 남들은 양문형 냉장고 외에 김치냉장고와 냉동고도 따로 두는 마당에 전업 주부도 아닌 사람이 작은 냉장고를 들이다니요. 냉장고가 작아 인생이 얼마나 피곤한지 모르겠습니다. 냉장고가 작으니 딸린 냉동고도 작아 건어물이 생기면 바로 손질해서 반찬을 해야 합니다. 잠잘 시간도 모자란데..
다행히 저는 수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신맛과 '센슈얼'한 질감이 없는 과일은 즐기질 않아 살면서 내 돈 내고 수박 사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었죠. 선호하는 과일: 키위, 망고, 천도복숭아, 자두, 파인애플, 체리, 딸기, 포도, 씨트러스류, 신맛 많은 사과, 바나나 비선호 과일: 수박, 참외, 배, 감, 신맛 부족한 사과, 늙은 바나나 좋아해도 이렇게 비싸면 어디 사 먹을 수 있겠나요. 권여사님이 사 드실 때 떡고물로 한 팩 얻어먹어봤습니다. 같은 날 갈치 한 마리가 9만원이 넘는 것도 봤습니다. 제 월급은 하나도 오르지 않았는데 한국 식료품 물가는 미쳐가고 있어요. 한국은 과일값이 너무 비싸 저는 이제 '확실히' 맛있는 뉴질랜드산 골드 키위와 남미산 바나나만 내 돈 주고 사 먹고 다른 과일은 가족, ..
일본에서 들여온 분점이 생겼습니다!신나서 이 집 음식도 술과 음료 빼고 다 먹어봤습니다. (꽈당)글이 기니 대중교통 이용하시거나 식당에서 혼밥 하실 때 읽으세요.여러 날에 걸쳐 쓴 글이니 여러분도 여러 날에 걸쳐 읽으셔도 됩니다. 장마철에는 사진기를 갖고 나가지 않으므로 사진은 전부 아이폰 14 Pro Max로 찍었습니다.가로로 긴landscape 사진들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豚人 = 돼지인간.돼지인간? 일본인 창업주가 설마 스튜디오 지브리의 《붉은 돼지Porco Rosso》(1992) 열혈 애호가일까요?어쨌거나 콧테리(こってり 농후) 돈코츠 라멘집 이름으로는 적절해 보입니다. ☞ 단단의 지브리 작품 선호 순위 영업 시간.☞ [지도] 부탄츄 선릉점 ..
지금까지 소개된 컬투쇼 레전드 사연 중 푸드 블로거인 단단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것. 돼지껍데기요? 네, 저는 먹어봤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 고오급 과자 형태로 맛봤었어요. 탄수화물 0.5g 미만. 저탄고지식 하는 분들께는 더없이 소중한 과자이지요. 맛도 좋고요. ☞ [영국음식] 돼지껍데기 과자, 돼지껍데기 술안주, 돼지껍데기 파티음식 고깃집에서 연기 내 가며 구워 먹는 건 내키지 않아하던 차에 코스트코에서 껍질을 남긴 채 조제한 이탈리아산 훈제 판체타를 발견했습니다. 벌써 몇 년 전 일입니다. 지금도 취급하고 있죠? 굵게 채 썰어 까르보나라에도 넣고, 깍둑 썰어 녹두빈대떡에도 넣어 보고, 채소볶음에도 잘 활용하고 있는데, 껍질층이 투명하면서 미끌미끌 오돌오돌 씹히지만, 입 안에서 깍쟁이처럼 겉도는 것..
한국에서도 이제 갖가지 올리브 품종을 볼 수 있어서 신납니다. 마트에서 반값 할인 행사를 하길래 이태리 그린 올리브 3종을 사서 비교 시식해 보았습니다. 카스텔베트라노 Castelvetrano [맨 왼쪽] 성분: olives, water, salt, lactic acid (acidifier), ascorbic acid (antioxidant). 올리브 61%, 정제수, 천일염, 젖산, 비타민C. 카스텔베트라노 그린 올리브는 이태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스낵용 올리브라 함. 생산되는 지역 이름이 '카스텔베트라노'이고 실제 품종 이름은 '노첼라라 델 벨리체Nocellara del Belice'. 그 옆 동네인 발레 델 벨리체Valle del Belice에서 생산되는 같은 품종의 올리브는 EU에 의해 특..
[가로로 긴landscape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첫 방문에서는 싱가포르의 국민음식인 '치킨 라이스'를 맛보고 소개해 드렸었지요. 여러분도 내공 증진 차원에서 한 번쯤은 꼭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 원 디그리 노스 ①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 [지도] 〈원 디그리 노스〉 위치 오늘은 차슈 포크를 먹어 보겠습니다. 1층 주방에 늘 걸려 있는 차슈 포크. 삼겹살을 양념해 화덕에 굽습니다. 1층은 만석이므로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점심 시간에만 내는 차슈 포크 1인용 식사 메뉴. 첫 방문 때 소개해 드렸습니다. 곁들인 에그 누들은 밥이나 다른 형태의 면으로 선택할 수 있고 각각 값이 다릅니다. 그런데 저녁 시간에 오면 1인분 식사류가 전부 사라지고 술안주용 고기와 밥을 따로따로 주문해야 합니..
저벅저벅저벅저벅... 뚝. 탕후루? 중화권에 여행 가면 볼 수 있다는 그 탕후루? 볼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보기로 하고 일단은 지나칩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점심 시간이 되어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야, 화려합니다. 과일꼬치 사탕이라니. 서양인들은 이런 과일꼬치를 쵸콜렛 녹인 것에 담가 먹지요. '쵸콜렛 퐁듀'요. 영국인들은 주로 크림을 끼얹어 먹고요. 영국에서는 아예 과일에 끼얹어 먹으라고 묽은 크림pouring cream을 따로 팝니다. 사 먹자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단돌이 다쓰베이더가 차림표 보고 무얼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합니다. (꽈당) 줄 서 있는데 배달 오토바이가 참 많이도 옵니다. 사무실이나 집에 앉아 탕후루를 주문해 먹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얼마나 인기 ..
아니, 저는 새로 생긴 이 유명 텐동집 분점이 그간 트렌디한 이발소인 줄 알고 그냥 지나쳤지 뭡니까. '나이스 샤워'라니, 텐동집 이름으로는 좀 희한하죠. 계단을 오르자마자 문이 있어 이렇게 불안한 구도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 [지도] 선릉역점 위치 점심에는 텐동집, 저녁에는 이자까야로 변신합니다. 저기 저 냉장고 위 파란 바구니 속 살림살이. 다이닝 홀에 주방살림만 좀 안 나와 있어도 훨씬 깔끔할 텐데요. (→ 까타리나) 카운터석 일부. 아........... (탄식) 조리개 최대 개방인 f/2.8에 초점이 하필 촬영자로부터 너무 가까운 화면 맨 오른쪽에 맞아 심도 얕은 답답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몰래 찍는다고 후다닥 찍었더니 이래요. 카운터 왼쪽도, 주방 안쪽도 흐려졌습니다. 그래도 비 오는 날 찍..
20대 청춘 시절에 클럽 한 번 가 보지 못한, 의외로 순진한 단단. 그럼 젊은 처자가 여가 시간에 대체 무얼 하고 놀았느냐? 서점 가서 신간 뒤적이고 음반점 가서 신보 뒤적이며 놀았어요. (꽈당) 취미: 자동차 정비, 지도 들여다보기 (한 번 더 꽈당) 저는 여태껏 제가 날라리인 줄 알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이 나이가 돼서 과거를 곰곰 돌아보니 숙맥도 그런 숙맥이 없고 너무 건전했던 거예요. (술도 안 마심.) 젊어서 놀아 본 사람이 늙어서도 잘 논다는데 잘 좀 놀아볼걸. 흑흑... 그래도 술 안 마신 건 잘한 결정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알콜이 강력한 에스트로겐 역할을 해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매우 높이므로 여성들에게는 단 한 잔의 술도 좋지 않다잖아요. 생리를 한 번도 쉬지 않고 꼬박꼬박 해온..
▲ 햄버거 단품 가격들이 너무 올라 단단은 당분간 버거 대신 고기김밥을 사 먹기로. 김밥은 비싸봤자 6천원. 게다가 제대로 그릇에 담아 내주고 국물과 찬도 주는걸? 댁 근처에 깔끔한 김밥집이 생겨 권여사님이 흥분하셨습니다. 식사량 적고 기운 없는 노인 1인 가구에는 단비 같은 음식점이지요. 쌀 소비가 하도 줄어 쌀집이 고육책으로 '감성 쌀집', '감성 김밥집'을 열었어요. 역시나 주문은 전부 키오스크(무인단말기)로 하게 돼 있는데, 권여사님 왈, 노인들 사이에서는 요즘 자식들이 곁에 없는 상황에서도 밥 굶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하는 법을 반드시 익혀 둬야 한다며 위기의식이 대단하다는군요. 이에 이틀이 멀다 하고 김밥집에 가서 키오스크와 씨름해 보기로 결심한 우리 마나님. 김밥은 다른 음..
"대치동 학원가"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이 지역 상권의 특징이랄까요, 온갖 학원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위한 식당과, 그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 주려고 대기중인 엄마들을 위한 카페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 뭐가 떠오르십니까. 제가 이 동네를 몇 년 지나다니면서 관찰해 보니 돈카츠, 버거, 피짜, 파스타 집이 단연 많습니다. 먹기 편하고, 잘만 만들면 맛있는 음식들이기는 하죠. 오랜만에 돈카츠가 먹고 싶어 대치동 학원가를 돌아다니다가 깔끔해 보이면서 잘할 것 같은 집에 들어가보았습니다. ☞ 남자 음식, 여자 음식, 아저씨 음식, 아가씨 음식 오, 기대가 됩니다. 돈카츠 집 인테리어 좀 보세요. 전부 커다란 4인 식탁에 의자도 푹신해..
코로나(코비드) 아직 한 번도 감염 안 된 분 손 들어 보세요. (두리번 두리번) 이런 분은 평생 운을 다 쓰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 복권 사는 건 이제 그만 둬요. 저 정말 코로나 감염되지 않으려고 몸 엄청 사렸었거든요? 외식도 안 하고, 사람도 안 만나고, 밖에 나가 마스크 내린 적도 없는데 동네 이비인후과로부터 감염 통보를 받고는 지난 설 명절에 부부가 둘 다 꼼짝없이 자가격리 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옮을 경로가 없는데, 억지로 쥐어짜 원인을 생각해 보니, 병원 가느라 딱 한 번 출근 시간 만원 지하철에 탔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그날 양쪽 어깨가 전부 눌릴 정도로 승객이 많았었고 그 붐비는 시간에 KF-94 마스크도 아닌 밀착 하나도 안 되는 치과용 마스크 쓴 사람이 많아 안 그래도 좀..
"서래는 어디까지나 자기가 해준의 미결사건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벽에 내 사진 붙여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라고 작별인사를 하잖아요." ☞ [씨네21] 《헤어질 결심》(2022), 박찬욱 감독 인터뷰 중에서 ☞ 《헤어질 결심》이 말하는 사랑 이 영화, 어떻게들 보셨나요? 저는 좋았어요. 애틋한 장면이 한두 곳이 아니에요. 서래가 해준의 주머니 많은 옷에 신기해하며 주머니마다 손 넣어보고 물건 하나씩 꺼내 시도해보는 장면이 저는 제일 사랑스러웠습니다. 스릴러 러브 스토리라 긴장감도 넘치고요. (예민해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 남들보다 지루함을 덜 느끼는 사람이니 감안하시고...) 여러 방식으로 '사랑해요'라는 말을 표현해 놓고는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냐고 되묻는 해준을 보며 ..
(반말 주의) ▲ SF 잡채. 데워 먹으려고 냉장고에서 꺼냈더니... 명절음식 중에서는 잡채가 가장 'festive' 한 것 같아. 가만 보니 이 잡채는 들어가는 재료 가짓수에 비례해 맛있어지는 음식이 아니더라고. 당면 밑간을 얼마나 맛있게 했느냐에 따라 맛있고 없고가 좌우. 실력 있는 한정식집 갔다가 반찬으로 나온 단순하면서도 기차게 맛있는 잡채를 맛본 적 있는데, 동물성 재료 일절 없이 양파, 시금치, 목이버섯, 딱 이 세 가지만 넣었는데도 끝내줬다. 나는 고기 안 쓴 잡채를 선호한다. 잡채에 들어간 고기는 식감도 튀고 잡내도 두드러져 맛있게 먹은 적이 거의 없어. 어차피 명절상에 고기 따로 올라오잖아. 고기 안 넣은 잡채가 오히려 더 센스 있어 보이고 '맛잘알' 같지 않냐. ▲ 지하철 역사의 지자체..
단단은 어렵사리 마련한 집을 팔아치우고는 얼마 안 되는 돈을 갖고 영국에 건너가 11년 생활하는 데 탕진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 결정과 도전을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여깁니다.) 귀국해서는 코딱지만 한 집에 삽니다. 문제는, 제가 짐이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책, 그릇, 음반, 액자, 수집품이 보통 많은 게 아닌데 작은 집에 사니 수납을 여간 잘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되죠. ☞ 귀차니스트와 수납 액자들을 걸 빈 벽을 확보하기 위해 책장 배치도 희한하게 하고 삽니다. 결핍은 창의력을 키운다는 말 맞아요. ㅋ 이번 해부터는 그렇게 힘겹게 마련한 공간에 걸린 제 소중한 액자들도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작은 집에 살아도 (저렴한) (복제) 미술품은 꼭 즐기고 살아야 쓰것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제..
[Business Insider: Why Food Commercials Cost Hundreds Of Thousands Of Dollars] 보거나 들어서 알고 있는 음식 광고 사진/영상의 사기성 물질들을 대 봅시다. 단단 먼저. 에헴. • 구두약 - 고기 표면의 먹음직스러운 구운 색 • 글리세린 - 차가운 음료 캔 표면의 물방울 (자꾸 흘러서 없어지므로) • 아크릴, 유리 - 언더록 위스키의 얼음 (자꾸 녹으므로) • 매쉬트 포테이토 - 스쿱으로 동그랗게 뜬 아이스크림 대용 (자꾸 녹아서 결이 뭉개지므로) 엣세트라 엣세트라. ☞ 음식과 관능미 ☞ 식당 앞 음식모형만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꼭 사진 찍습니다
코로나를 조심하느라 수 개월째 외식을 하지 않았더니 정신 건강이 악화하는 듯하여 오랜만에 새 라멘집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라멘집은 대개 오타쿠스러운 젊은 남성들이 긴 식탁에 혼자 앉아 말없이 후루룩거리다 금방 자리를 뜨는 곳이니 그나마 안심이 된달까요. 그런데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맛집 블로거'는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진정한 맛집 블로거라면 독자들께 세심하게 정보를 드리기 위해 들어가면서 간판부터 찍고 글 끝에는 약도도 넣어야 하거늘, 식당 전면을 찍으려고 보니 주변이 어수선하고 사진이 예쁘게 나올 것 같지 않아 제 손이 또 본능적으로 촬영을 기피해 버린 모양입니다. 집에 와서 보니 가게 전면 사진이 없어요. ㅠㅠ 올해 초에 츠케멘만 내는 집으로 개업했다가 지금은 비빔면 두 가지를 추가했습니다...
"찰기는 감칠맛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패티는 육수와 함께 녹은 젤라틴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어요. 인간의 몸에서 물리적 자극에 제일 민감한 곳 - 입천장 안쪽, 연구개. 그곳을 찰기 있는 패티와 걸쭉한 소스가 요염하게 자극하죠." - 시즌2, 제3화 햄버거 대결 중 아라토 히사코의 말. "식재료 보고 관능미를 느끼시는군요. 저도요. 종이처럼 얇게 썬 햄이 주름져서 접혀 있을 때, 살짝 가른 수란에서 끈적한 노른자가 쏟아져 나올 때, 아직 익히지 않은 상태의 영국 생소세지를 볼 때, 잘 숙성된 흰곰팡이 연성 치즈를 상온에 30분 두어 흰곰팡이 층 바로 밑에 매끄럽게 흐르는 속살이 생겼을 때, 관능적이고 예술적이죠." - , 단단의 답글. 상온에 30분 둔 로꺄마두르Rocamadour 치즈. "국수를 ..
서울시청 앞에 있는 플라자 호텔의 한식당 에 생일밥 먹으러 왔습니다. (또?) 6월 한달 동안 잘 먹고 잘 놀기로 했다고 말씀드렸었죠. 올해 생일에는 왜 이렇게 유난을 떠냐면요, 최근 가까운 이들 중 무려 세 명이나 암 진단을 받아 제가 몹시 슬프고 심경이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윗세대 분들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만 듣다가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는 내 세대 사람들이 암 투병 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저도 다음달에 암 검사 두 가지를 앞두고 있고요. 제가 지금 하늘에 대고 피켓 드는 거예요. 힘 닿는 한 잘 먹고 잘 놀아보겠다며, 고통과 슬픔을 '디폴트'로 준 조물주를 향해 시위하는 중입니다. 식당 입구. 저는 생일 맞은 단단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식당 내부. 왼쪽에는 한식 재료들과 직접 담근 식초들. 아..
친구들과 교외로 나가 생일밥을 먹었습니다. 지도 오른쪽에서 파란색 'A' 표시를 찾아보세요.팔당호 북한강쪽 상류에 있는, 경관이 훌륭한 집입니다. 한 18년 만에 간 것 같아요.제가 20대 때부터 다니던 집인데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어 코 끝이 찡했습니다.그간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어요. 레스토랑, 커피하우스, 커피 박물관, 커피 교육, 소규모 음악회를 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상호가 "왈츠와 닥터만"이라고 해서 저는 사장님이 오스트리아나 독일쪽에서 유학하고 오신 분인 줄 알았습니다. 이 집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시간의 켜가 있는 커피집, 왈츠와 닥터만 손님이 많이 계셔서 본관 1층 다이닝 홀은 찍지 못 하고 본관 입구의 커피 준비하는 곳만 겨우 한 장 찍습니다. 크게..
단단이 생일을 맞았어요. 나이 먹는 거 너무 슬퍼서 생일 앞뒤로 2주씩, 즉, 6월 한달 동안 사생결단하고 잘 먹고 잘 놀기로 했으니 말리지 말아 주세요. 권숙수에 생일밥 먹으러 왔습니다. 외식 잘 안 하는 단단은 그저 그런 식당과 커피숍에서 15,000원 쓰고 그저 그런 음식을 먹느니 열 번 참았다가 이런 집에 오기로 했습니다. 내 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맛이 좋든, 재료가 좋든, 그릇이 좋든, 뭐 하나라도 나은 점이 있어야 외식하는 의의가 있지 않겠습니까. 기대가 됩니다. 권여사님이 이 집 음식을 아주 좋아하시는데, 드시면서 "권씨들이 원래 요리를 쫌 잘해." 본인이 우쭐해하십니다. ▣ 이 집의 특징 - 옛날식으로 독상 소반을 씁니다. 마음에 들어요. 제가 한식에서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 바로 '공용 반..
덴마크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오픈 샌드위치smørrebrød. 한글로는 '스뫼레브뢰드'라고 표기하고, 원어민들은 '슈뫼어브롣'이라고 발음합니다. 소개 글을 먼저 읽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 [음식우표] 덴마크 2012 - 오픈 샌드위치 '슈뫼어브롣' 오늘은 우표에 담긴 클래식 슈뫼어브롣 4종 중 집에 재료가 거의 다 있으면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에그프론prawn마요'로 만들어보겠습니다. (만만해 보여 덤볐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왕투덜이 됐었습니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시대라서 음식의 알록달록한 색을 중시하는 데다 건강을 따지는 시대이니 잎채소는 한 장이라도 넣는 시늉을 해줘야 합니다. 버터헤드 레티스butterhead lettuce가 궁금해서 사보았는데, 역시 레티스 계열 잎들은 맛이 참 없..
코로나 시국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단단의 용감한 블친께서 풍경 사진 찍으러 아이슬란드엘 가셨어요. 내가 요즘 이불을 안 덮고 잤나, 배가 너무 아픕니다. 운전하고, 무거운 장비 든 채 힘들게 걷고, 비바람 찬바람 맞아가며 고생할 것 없이 우리는 좋아하는 간식 사다 앞에 놓고 방구석에 편히 앉아 아이슬란드의 절경을 즐겨봅시다. (신포도)고화질의 큰 화면으로 전환해서 보세요. 저는 푸드 블로거이니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Faroe Islands,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의 식문화를 700개의 레서피와 함께 소개하는 768쪽짜리 거대한 요리책 (2015)에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 산 책입니다. 개인이 혼자서 이 많은 작업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