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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즐기는 아프터눈 티] 2010 발렌타인스 데이 본문

차나 한 잔

[집에서 즐기는 아프터눈 티] 2010 발렌타인스 데이

단 단 2010. 2. 14. 01:10

 

 

 

 

 

오랜만에 찻상 차려 봅니다. 한 달만에 하는 포스팅인가요? 매우 게으른 블로거입니다. 갈수록 블로그질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목은 '아프터눈 티'라고 붙였습니다만, 그냥 간단한 밥을 먹은 겁니다. 다쓰 부처는 지구를 생각해 조리 시간이 30분 넘는 음식은 잘 하지 않습니다.

 

 

 

 

 

 

 

 


전채로는 카프레제 샐러드를 응용한 까나페.
집에 있는 식빵 처치하기 좋아요.

 

 

 

 

 

 

 

 


훈제연어가 빠지면 안 되죠.

 

 

 

 

 

 

 

 


다쓰베이더가 좋아하는 훈제연어 디쉬의 디테일을 한번 보시죠.
오오, 저 연어의 살결...
질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이 좔좔 흐르는 듯합니다.

 

 

 

 

 

 

 

 


저기 저 또르륵 말린 섬세한 콩순이pea shoot.

 

 

 

 

 

 

 

 


엊저녁 미리 구워 둔 흔하디흔한 미니 머핀.

 

 

 

 

 

 

 

 

 

오늘의 차는 발렌타인 데이에 걸맞는 <티 팔레스Tea Palace>의 로즈 그레이. 요즘 같은 추운 때에 식은 찻물을 들이켜는 건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니니 찻물은 사진을 다 찍은 후 붓도록 하겠습니다. 씁쓸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 진정 어른의 맛을 느끼게 하는 차였습니다.

 

 

 

 

 

 

 

 

 

발렌타인스 데이에는 쵸콜렛. 
<그린 앤 블랙스>는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유럽이라 그런가, 쵸콜렛들이 확실히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재료도 좋고, 맛도 좋고, 값도 많이 안 비싸네요.

 

 

 

 

 

 

 

 

 

어제 한국 신문을 보니, 이제는 해외 여행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유학 다녀온 이도 늘어 밖에 나가 진짜 맥주 맛을 본 사람들이 슬슬 한국의 엉터리 맥주를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그래서 한국 맥주 매출은 줄고 수입 맥주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그래서 한국의 맥주 회사들, 이제는 맥주를 제대로 만들어야 되나 고민하고 있다는, 뭐 그런 유쾌상쾌통쾌한 기사가 다 났더군요. 여기 영국에서 한국의 모 기업 자동차를 사면 7년간 AS 해준다는 광고를 보고 다쓰베이더와 단단, 밥 먹다 말고 턱 떨어뜨린 적도 있습니다. 애써 국산 사줄 필요 없어요. 자국민 업수이 여기는 기업들은 혼 좀 나야 합니다.

 

그건 그렇고, 저 쵸콜렛들, 제 손가락만큼 짧은 미니 사이즈였는데 껍질을 까보니 마치 큰 쵸콜렛마냥 홈을 정교하게 많이도 파 놓았더라고요. 보통 작은 쵸콜렛들은 통째로 만들잖아요? 하도 재미있어 찍어 봤습니다.

 

 

 

 

 

 

 

 


티타임 하고 있는 식탁 너머로 부엉이 한 마리가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한번 자세히 보도록 하죠.

 

 

 

 

 

 

 

 


일본 목판화의 대부 Kubo Shunman(1757-1820)의 작품입니다. 액자 할 돈이 없어 문방구에서 플라스틱 샌드위치 패널 사다가 끼웠습니다. 이곳 박물관에서 보고 마음에 들어 복사본으로 사 두었던 건데, 복사본이었어도 로얄티 때문에 꽤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음에 들어 사긴 했지만 볼 때마다 녀석이 왠지 눈 까뒤집고 신내림 받고 있는 것 같아 으스스한 마음이 살짝 들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같은 그림을 보면서도 다쓰베이더는 저와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더군요.


"무섭다고? 어깨 들썩이며 조용히 'ㅋㅋㅋ' 하고 있는 것 같아 웃긴데?"


무엇이?

 

 

 

 

 

 

 



엥?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그림도 음악도 사람 성격 따라 달리 보이고 들리는 모양입니다. 산비둘기wood pigeon 소리 들을 때마다 우리는 웃겨서 거의 실신할 지경인데 한국에 계신 어른들께서는 "구슬프다"고 묘사하시더군요.

 

하여간 이렇게 해서 또 2010년의 발렌타인스 데이가 지나갑니다. 발렌타인스 데이고 뭐고 명절 음식 장만하느라 중노동 중인 한국의 여성 동지들을 생각하며 잠시 묵념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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