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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잘 차려입는다는 것 본문
얼마 전에 본 사진 한 장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저작권 문제로 사진을 가져올 수가 없네요. ☞ 여기 가셔서 잠깐 보고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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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카메라가 얼마 전에 탄생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BBC가 이에 관한 짤막한 영상을 내보냈었고요.
☞ One hundred years of Leica cameras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참 많이도 담아냈습니다. 그중 인상적인 사진이 한 장 있었는데, 1990년대 전반부를 휩쓸었던 보스니아 내전 당시의 사라예보를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사라예보 거리에서 우아하게 차려입은 여인이 총 들고 선 군인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여자가 잘 차려입는다는 것에는 실로 많은 의미가 있죠. 그러나 잘 차려입는다는 것이 저항의 표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수시로 포격이 일고 곳곳에 숨은 저격수가 길 가는 무고한 시민들을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재미로 쏴 죽이는 끔찍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이 여인은 잘 차려입고 당당히 길을 걸음으로써 자신만의 투쟁을 하는 중입니다. '너희들이 아무리 우리의 삶을 짓밟아도 나는 굴하지 않고 내 삶을 살아낼 테다'.
이는 비단 전쟁의 상황에서만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병마가 내 몸을 잠식해 가는 와중에도 우리는 잘 차려입음으로써 삶에 대한 의지와 질고에의 저항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병상에서도 곱게 단장하고 꼿꼿하게 앉아 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우리는 종종 목도하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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