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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리조 초리쪼 초릿쏘 샐러드 Chorizo Salad 본문

한식과 세계 음식

초리조 초리쪼 초릿쏘 샐러드 Chorizo Salad

단 단 2014. 7. 24. 00:00

 

 

 

 

 

지중해 샐러드 4탄.

오늘은 제이미 올리버가 창작한 스페인풍 샐러드를 따라해 보겠습니다. 혹시 눈치 채셨습니까? 제가 지중해 샐러드 소개를 하면서 지중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해 온 것을요? 지중해 오른쪽에 위치한 그리스 → 이태리 → 프랑스 → 맨 왼쪽의 스페인, 이렇게 이동해 왔습니다.

 

고맙게도 영상을 다 제공합니다. 요리책에는 재료들의 양이 일일이 제시돼 있으나 이 샐러드는 정확하게 양 맞춰 조리하는 게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드는 이가 자신의 감과 취향에 따라 재료 양을 정하면 됩니다. 양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나 재료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제맛이 안 납니다. 각각의 요소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먼저, 토마토.

형태나 크기, 색 등이 다양할수록 좋은데, 집에 토마토가 이미 있으면 그냥 그걸로 쓰셔도 됩니다. 토마토 즙이 나와 줘야 맛있으니 큰 토마토는 적당한 크기로 썰고 작은 방울토마토는 반 가르면 됩니다. 우묵한 큰 그릇에 담으세요.

 

 

 

 

 

 

 

 


파도 들어갑니다. 다소 질긴 파란 부분은 다른 요리할 때 쓰시고 부드러운 흰 부분만 송송 썰어 주세요. 토마토 담긴 그릇에 합치면 됩니다. 양파나 샬롯을 대신 쓸 수도 있는데 맛은 파가 더 낫습니다. 차이브도 괜찮았습니다.

 

 

 

 

 

 

 

 


유럽 납작 파슬리도 잘게 썰어 합쳐 주세요. 줄기까지 다 써도 됩니다.

 

 

 

 

 

 

 

 


토마토, 파, 파슬리를 합쳤으면 이제 드레싱으로 질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셰리 비니거sherry vinegar, 소금, 후추를 뿌려 주시면 됩니다. 드레싱은 이게 전부예요. 간단하죠? 셰리 비니거는 스페인산 특별한 식초를 말합니다. 없으면 레드 와인 식초로 대신 써도 되나 셰리 비니거가 좀 더 고급스러운 맛을 냅니다. 발사믹 비니거만큼 비싸지는 않으니 집에 기본 양념으로 갖춰 두시면 좋아요.

 

 

 

 

 

 

 



그 다음, 스페인의 명물, 초릿쏘 소세지.

한국에서는 '초리조'라고 표기하던데, 들어 보니 '초릿쏘'가 원어민 발음에 더 가깝습니다. '-zo'가 '쏘'와 '또'의 중간 번데기 발음입니다. 'Choreetho'로 발음되죠. 스페인의 또다른 명물인 훈제 고춧가루 삐멘똔pimenton이 들어 색이 저렇게 빨갛고 매콤하면서 기분 좋은 훈향이 납니다. 초릿쏘는 익혀서 먹어야 하는 생초릿쏘와 포장을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술안주용 건조 숙성air-dried 초릿쏘,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살 때 잘 구별해서 사세요. 사진에 있는 건 요리용 초릿쏘이고요,

 

 

 

 

 

 

 

 



이건 술안주용 건조 초릿쏘입니다. 둘 다 밖에서 뛰놀며 도토리 먹고 자란 흑돼지로 만들었습니다. '이베리코 데 베요따Iberico de Bellota'가 그 뜻입니다.


위의 조리용 초릿쏘를 송송 썰어 올리브 오일 두른 지짐판에 익혀 줍니다. 초릿쏘에서 삐멘똔에 물든 빠알간 돼지기름이 흘러나와 올리브 오일을 물들일 겁니다.

 

 

 

 

 

 

 

 


초릿쏘가 다 익어갈 때쯤 마늘 편 썬 것을 넣고 같이 익혀줍니다. 얇게 썰면 바삭하고 두껍게 썰면 찐득한 씹는 맛이 있으니 취향대로 하세요. 샐러드에서 기분 좋은 마늘 향이 나게 됩니다. 마늘이 타지 않게 주의하시고요. 마늘을 많이 넣어도 좋습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우리 한국인들만큼 마늘을 많이 먹더라고요.


초릿쏘와 마늘이 다 익었으면 불에서 내려 셰리 비니거를 뿌려 줍니다. 치이이익! 요란하게 끓으면서 김이 날 겁니다. 셰리 비니거가 토마토 버무린 것에도 이 초릿쏘 볶음에도 들어가는 겁니다.


 냉 - 토마토 + 파 + 파슬리 + 올리브 오일 + 셰리 비니거 + 소금·후추
 온 - 올리브 오일 + 초릿쏘 + 편마늘 + 셰리 비니거


이 두 가지 작업한 것을 합쳐서 먹는 것이지요. 


이 샐러드에 들어가는 재료들 모두 지극히 스페인스러운 것들인데, 희한하게 스페인에는 이런 샐러드가 없는 것 같아요. 초릿쏘만 따로 볶아 따빠스tapas로 내는 경우는 많은데 이렇게 생토마토와 합쳐서 샐러드로 만든 건 아무리 찾아봐도 없습니다. 제이미 올리버 창작 스페인 샐러드인 셈인데, 재미있죠.

 

 

 

 

 

 

 



아, 제이미. 

 

 

 

 

 

 

 

 

 

저는 요리책에 있는 이 사진을 보고 눈이 반짝해서 만들게 되었는데, 아마 영국에서 초릿쏘를 써서 만들 수 있는 요리 중 가장 유명한 게 바로 이 제이미 올리버의 초릿쏘 토마토 샐러드가 아닐까 싶네요. '정통authentic' 스페인 음식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스페인으로서는 제이미 덕에 자국의 조제고기를 영국에 많이 수출할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죠. 누리터에 이거 해먹고 뿌듯해서 사진 찍어 올린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 초릿쏘 토마토 샐러드가 판자넬라나 니스와즈처럼 스페인의 클래식 샐러드인 줄 알았습니다. 누리터에 사진이 정말 많이 돌아다니거든요. 알고 봤더니 죄다 제이미 올리버 레서피.

 

 

 

 

 

 

 

 

 

 

완성.

여러 번 해먹어 보았는데, 방울토마토만 쓴 것보다는 일반 토마토를 섞어서 썼을 때가 좀 더 맛있었고 더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과육 대비 껍질 비율이 적어 즙이 더 많이 생기고 부드러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초릿쏘 구할 수 있는 분들은 꼭 사다가 영상을 보고 따라해 보세요. 별미입니다. 만들기 쉬우면서도 맛이 참 좋습니다. 소세지도, 마늘도, 제이미가 넣은 것보다 더 넣으셔도 됩니다. 그릇에 고인 샐러드 즙은 빵으로 싹싹 닦아 드시면 됩니다.


참고로, 영국인들이 여름철 휴가지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스페인, 두 번째는 미국의 플로리다라고 합니다. 이번 주가 휴가 절정이라고 합니다. 공항이 미어터지고 있습니다.

 



☞ 지중해 샐러드 ① 그리스
☞ 지중해 샐러드 ② 이태리
☞ 지중해 샐러드 ③ 프랑스
☞ 지중해 샐러드 ⑤ 모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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