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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 스머프

여드름 미스테리

단 단 2015. 3. 16. 14:18

 

 

 

단단의 주식, 클로티드 크림.

 

 


한국에 살 때는 1년 365일 여드름, 뾰루지에 시달렸는데 영국 와서부터는 얼굴에 이런 것들이 나질 않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시 한국 가서 살아야 하므로 이 나이에 또다시 시달리지 않으려면 원인을 반드시 알아내야 한다. 일단 두 가지가 확연히 바뀌었는데,


첫째, 환경.
아무래도 여기가 한국보다는 녹지도 훨씬 많고 공기가 더 낫긴 하니까. 여기서는 하늘이 정말 '하늘색'으로 보인다. 지난 번에 한국에 잠깐 나갔을 때 놀란 것이 한국(서울)에서는 하늘이 누렇게 보인다는 것. 하도 뿌얘서 구름과 하늘의 경계도 없고. 여기서는 외출하고 집에 돌아와 코를 풀어도 석탄 코가 나오지 않고 그냥 코 색깔이다.


둘째는 음식.
그런데 이게 참 의문인 것이, 영국 와서 정말 엄청난 양의 동물성 지방과 식물성 기름을 먹고 있는데, 상식적으로는 여드름이 더 나는 게 맞지 않냐는 거지. 한국에선 먹지도 않던 우유, 달걀, 고기도 다시 찾아 먹는 데다, 버터, 크림, 요거트, 치즈, 쵸콜렛에, 코코넛 크림과 코코넛 밀크까지, 온갖 기름진 걸 주식처럼 달고 사는데도 여드름이 안 나니 희한하다. 대신 맵고 짠 음식은 한국에서보다는 확실히 덜 먹긴 한다. 일단 외식을 잘 안 하고, 집에서도 한식을 안 해먹어 국, 찌개, 김치, 밑반찬, 이런 건 일절 먹고 있지 않으니. 그러니까, 기름진 음식보다는 맵고 짠 음식이 피부에 더 안 좋은 건 아니냐는 거지.


그런데 오늘 어떤 블로그 갔다가 거기 댓글에서 한 처자가 "한국에 있을 땐 여드름에 시달렸는데 일본 와서 싹 사라졌어요." 나랑 똑같은 말을 하고 있어 깜놀. 그 처자도 말하자면 나처럼 환경과 음식이 바뀐 상황인데, 일본 가 보신 분들 계시면 얘기 좀 해 달라. 지척에 있는 나라인데 일본은 공기가 정말로 한국보다 그렇게 나은지. 그 처자 말로는 자기는 아무래도 환경과 식품 질 때문인 것 같다는데, 식품 질이 한국보다 나은 건 분명할 테고, 그런데 일본음식도 짠 건 무지 짜지 않나? 그래도 한식보다는 덜 짠가? 이것도 일본에 살고 계시거나 살아 보셨던 분들 있으면 얘기 좀 해달라. 다만, 일본 사람들은 짜게는 먹어도 우리처럼 그렇게 맵게는 먹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러니까 여드름은 서구식 기름진 음식 탓이 아니라 나쁜 공기와 (어쩌면 짠음식과) 매운 음식이 주 원흉이 아닐까 심히 궁금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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