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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영국 크리스마스 음식 ◆ 브레이즈드 레드 캐비지 본문
기웃이: '브레이즈드braised'가 무슨 뜻인가요?
단 단: '브레이징braising'이란, 고기나 채소의 겉을 물기 없이 높은 온도에 잠깐 지져 겉면의 맛을 향상시킨 뒤 소량의 액체를 붓고 뚜껑 덮어 약한 불에 뭉근히 오래 끓이는 조리법을 말합니다.
브레이즈드 레드 캐비지는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영국 채소 요리 중 하나입니다. 현대에 와서 육종을 통해 그린 캐비지에서 색 예쁜 레드 캐비지를 새로 개량해 낸 게 아니라, 영국에서는 이미 중세 때 이 레드 캐비지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브레이즈드 레드 캐비지를 꼭 영국음식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게, 북유럽과 독일 사람들도 같은 걸 즐깁니다. 특히, 독일에서는 이걸 연중 내내 먹는다고 하네요. 다만 조리법에는 차이가 좀 있어 보입니다. 독일에서는 생양배추를 먼저 절였다가macerate and marinate 익히는 집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절이지 않고 만듭니다.
영국, 북유럽, 독일?
네에, '감자 국가potato countries'죠. 가만 보면 감자 국가들이 양배추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매쉬트 포테이토와 잘 지진 영국 소세지에 곁들여 자주 먹습니다. 늘 사 먹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직접 만들어 봅니다. 이번에는 술ruby port을 넣지 않고 만들어 보겠습니다. 재료 소개 들어갑니다.
적양배추.
단면이 예술입니다. 속이 꽉 찼습니다. 작은 것 한 통만 써도 썰면 양이 산더미처럼 나옵니다. 큰 냄비가 필요하죠.
적양파도 필요합니다.
흰 양파에 비해 단맛이 더 나고 색이 붉어 잘 어울립니다.
신맛이 아주 많이 나는 요리용 사과도 필요합니다.
영국에서는 주로 브램리Bramley 품종을 씁니다.
올스파이스allspice와 넛멕nutmeg도 필요합니다. 올스파이스는 절구에 빻고 넛멕은 넛멕갈이로 갈아 주면 됩니다. 올스파이스를 갈고 나면 뻣뻣한 껍질이 좀 남을 수 있는데, 고운 체로 걸러서 버리면 됩니다. 시간 들여 최대한 곱게 갈아 껍질 버리는 양을 최소화하는 게 좋아요. 사용하는 향신료는 집집마다 다릅니다. 주니퍼 베리를 쓰는 집도 있고, 계피를 넣는 집도 있고, 월계수 잎과 정향을 넣는 집도 있고, 다양합니다.
단맛과 윤기를 돋우기 위해 레드 커런드 젤리도 필요합니다. 바탕이 어두워서 젤리가 시커멓게 나왔는데, 밝은 데서 보면 빨갛고 예쁩니다.
레드 커런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에 어니언 그레이비 소개할 때 잠깐 언급한 적 있지요.
빨갛고 투명해서 아주 예쁩니다. 이게 아이들이 간식으로 먹는 그 젤리가 아니라, 영국에서는 과육째 졸인 것은 잼, 과즙만 짜서 졸인 것은 젤리라고 부릅니다. 이 젤리는 그러니까 요리용인 거죠. 잼 회사들이 같이 만들어서 팝니다.
재료
• 버터 25g
• 적양파 한 알, 얇게 채썰기
• 올스파이스 곱게 간 것 1/2 작은술 [1작은술=5ml]
• 넛멕 곱게 간 것 1/4 작은술
• 적포도주 식초red wine vinegar 4큰술 [1큰술=15ml]
• 찬물 100ml
• 연한 색 머스코바도 설탕light brown muscovado sugar 2큰술
• 신맛 강한 요리용 사과 한 알, 강판에 갈기. 영국에서는 대개 브램리를 씀.
• 적양배추 작은 것으로 한 통, 심 제거하고 얇게 채썰기
• 레드 커런트 젤리 2큰술
만들기
1. 중불에 깊은 냄비를 올려 버터를 녹이고 양파를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 5분간 볶는다.
2. 향신료, 식초, 찬물, 설탕, 사과 간 것을 모두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젓는다. 설탕이 다 녹으면 양배추를 넣는다.
3. 소금 후추로 간 한다.
4. 팔팔 끓을 때까지 기다렸다가boil 끓기 시작하면 김이 새지 않는 꽉 맞는 뚜껑을 덮고 불을 줄여 얌전하게 1시간을 끓인다simmer. 가끔씩 저어 준다.
5. 양배추가 충분히 부드러워지고 물기가 졸아들면 불을 끄고 레드 커런트 젤리를 넣는다.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6. 레드 커런트 젤리가 다 녹았으면 그릇에 담아 상에 낸다. 끝.
한 시간씩이나 조리를 해야 하니 이제는 집에서 안 만들고 수퍼마켓에서 사다 먹는 집이 많습니다. 저도 평소에는 사다 먹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재료가 좋거든요. 집에서 만들면 대신 좀 덜 달게 할 수 있고 씹는 맛을 살릴 수 있어 좋지요. 시판 제품들은 많이 달면서 좀 물컹거립니다. 한시간을 익혔는데도 한올한올 제법 힘이 있어 보이죠? 사 먹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맛있습니다.
양배추를 얇게 채썰지 않고 굵직굵직 삐뚤빼뚤 썰기도 하는데[제이미 올리버], 이렇게 하면 곁들임 음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채소 요리처럼 보인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이미 올리버 조리법도 연결해 놓을 테니 취향껏 선택하세요. 제이미 것도 무척 맛있어 보이기는 하나 고기가 들어갑니다. 저는 고기가 안 든 레서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고기 요리에 곁들일 것이므로 곁들임 채소에는 고기를 가급적 안 넣는 것이 좋겠지요. 고기 맛이 겹치는데다, 여럿이 먹을 경우 채식주의자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
☞ Must-try red cabbage braised with apple, bacon and balsamic vinegar
☞ 영국음식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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