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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소세지 롤 Sausage Rolls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소세지 롤 Sausage Rolls

단 단 2014. 12. 12. 00:00

 

 

 

 

 


영국인들의 '고기 만두', 소세지 롤을 소개합니다. 일년 내내 볼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 즈음엔 특히 많이 보입니다. 작게 만든 것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에 '핑거 푸드'로 내기 좋거든요. 소세지 빵은 한국의 제과점에서도 많이들 팔고 있죠? 발효시킨 푹신한 빵으로 소세지를 감싸도 되지만 영국인들은 파사삭 부서지는flaky 파이지로 만드는 걸 더 좋아합니다. 쇼트크러스트 페이스트리shortcrust pastry, 퀵 플레이키 페이스트리quick flaky pastry, 클래식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고기소는 꼬들꼬들 씹히고 파이지는 "콰직" 소리 내며 먹을 때 막 부서져 떨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 잘 나가는 영국의 제빵사 폴 홀리우드의 레서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 아줌마들한테 인기가 많아요. 남자 제빵사들이 반죽 주무르고 있는 것 보면 뭔가 섹시합니다. 오랜 반죽 생활로 다져진 저 근육. 뭘 그리 열심히 주무르는 거요? 

 

 

 

 

 

 

 



재료 소개 들어갑니다. 소세지 롤이니 소세지를 좋은 것으로 써야 합니다. 영혼 없는 공장제 대량생산 빠알간 소세지는 금물, 수제 생소세지를 써야 하죠. 껍질은 벗기고 속에 든 고기만 씁니다.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아예 껍질 없는 소세지 고기를 따로 팝니다. 소세지 롤 만들 때, 그리고 영국인들에겐 소풍용 김밥과도 같은 저 스코치 에그Scotch eggs 만들 때 필요하기 때문에 쓰기 편하도록 아예 소세지 고기만 따로 담아서 팔아요. 돼지고기를 사다 집에서 직접 소세지 고기를 만들 분들은 아래의 재료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돼지 삼겹살 300g

  돼지 어깨살 300g

  훈제 돼지 삼겹살 200g

  레몬 한 개의 껍질을 강판에 간 것

  넛멕nutmeg

  생타임thyme 다진 것 2큰술

  생세이지sage 잎 8장 다진 것 [생략 가능. 한국인들한테는 향이 낯설 수도.]

  소금, 후추


이렇게 하면 소세지 롤을 만들고 양이 좀 남을 텐데, 남은 건 볶아서 그냥 드셔도 됩니다. 맛있어서 금방 없어질 겁니다.

 

 

 

 

 

 

 



수퍼마켓에서 사 온 소세지 고기에 타임이 안 들어 있을 경우엔 타임을 따로 넣어 주어야 합니다. 타임이 꼭 들어가야만 제맛이 나요. 다져서 소세지 고기 속에 넣어 주면 됩니다. 생오레가노와 말린 오레가노가 완전히 다르듯 생타임과 말린 타임이 다릅니다. 반드시 생타임을 써 주세요. 여름에 찍어 둔 사진을 재활용한 거라 밖이 푸릇푸릇합니다.

 

 

 

 

 

 

 



어니언 처트니chutney도 필요합니다. 양파로 만든 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소세지 롤 파이지 속에 발라 주면 먹을 때 케첩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맛도 케첩보다는 훨씬 낫고 더 잘 어울립니다.

 


재료
[소세지 롤 큰 것 6개]


<파이지>

밀가루plain flour 225g

소금 1/2 작은술 [1작은술=5ml]

차가운 버터 잘게 깍둑 썬 것 200g

물 180~200ml

레몬 즙, 레몬 반 개 분량


<고기소>

소세지 고기 450g

생타임 잘게 다진 것 1큰술 [1큰술=15ml]

소금 후추

캬라멜화한 어니언 처트니 약 60g

달걀 1개, 가볍게 풀어 놓을 것

 

 

 

 

 

 

 


 과정샷 찍기 싫어 책을 찍어 보여 주는 극강의 귀차니즘.

자자자, 이렇게 하는 겁니다. 아셨죠?



만들기


1. 밀가루, 소금, 버터를 우묵한 그릇에 담고 손으로 비벼 보슬보슬 거친 빵가루를 만든다. 버터가 군데군데 뭉쳐 있어도 괜찮다.


2. 물과 레몬 즙을 섞어 1에 반 정도만 먼저 붓고 합친다. 건조하다 싶으면 남은 물을 조금씩 더 넣으면 되니 처음부터 다 넣지 않도록 한다. 너무 오래 치대면 바삭함이 사라지니 적당히 치댄다.


3. 밀가루 뿌린 작업대에 반죽을 놓고 밀대로 밀어 두께 2.5cm 정도의 직사각형으로 펴 준다. 한쪽이 다른 한쪽에 비해 많이 길면 좋다.


4. 반죽을 편지 접듯 3절로 접는다.


5. 랩에 싸서 냉장고에 20분간 둔다.


6. 냉장고에서 반죽을 꺼내 이번에는 90도 방향으로 놓고 40 X 15cm가 되도록 밀대로 민다.


7. 다시 3절 접기를 하고 랩에 싸서 냉장고에 20분간 둔다.


8. 다시 꺼내 위의 6번 7번 과정을 두 번 더 반복한다. 접고 미는 것을 모두 네 번 하는 것이다. 이거 하다가 날 다 새서 굽는 건 다음날 했다.


9. 오븐을 섭씨 200도, 팬오븐은 180도로 예열한다.


10. 들러붙지 않도록 베이킹 트레이에 라이너를 깔아 둔다.


11. 냉장고에서 반죽을 꺼내 이번에는 60 x 20cm가 되도록 크게 민다. 일직선이 되도록 가장자리를 칼로 깔끔하게 잘라 낸다.

 

12. 6개의 직사각형이 나오도록 반죽을 자른다.


13. 소세지 고기에 타임이 안 들었을 경우엔 타임 잎을 다져서 넣어 주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14. 손에 밀가루를 묻히고 소세지 고기를 6등분해 각각을 소세지 모양으로 빚는다. [위 사진 참조]


15. 어니언 처트니를 파이지 안쪽에 펴바른다. 가장자리에는 처트니가 묻지 않도록 한다. [사진 참조]


16. 반죽 한쪽 끝에는 달걀 푼 것을 발라 접착제로 쓴다. [사진 참조]


17. 어니언 처트니를 바른 파이지 한쪽에 소세지를 올려놓고 돌돌 만다. [사진 참조]


18. 윗면에 달걀 푼 것을 바르고 칼로 칼집을 사선으로 여러 개 내 준다.


19. 오븐에 넣고 약 30분간 굽는다. 집집마다 오븐 특성과 성능이 다르니 굽는 시간은 알아서 정한다. 속까지 익고 윗면이 노릇노릇해지면 다 된 것이다.

 

 

 

 

 

 

 



완성되었습니다. 

 

아니? 

요리책에 있는 것보다 제가 만든 게 더 예쁘지 않습니까? 

 

작은 종지에 담긴 것이 바로 'caramelised onion chutney'입니다. 영국인들이 케첩보다 더 많이 먹는 게 이 어니언 처트니일 겁니다. 돼지고기 파이나 소세지 롤 먹을 때, 치즈 먹을 때 많이 곁들입니다.

 

 

 

 

 

 

 



예쁜 건 사진용으로 따로 남겨 두고,

 

 

 

 

 

 

 

 


못생긴 건 바로 먹어 버립니다.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습니다. 타임향이 끝내줍니다. 크기가 커서 한 개 이상은 먹기 힘든데, 여섯 개 만들었으니 여섯 명이 하나씩 먹으면 좋겠네요. 파티를 할 경우엔 작게 만들어 한입 음식으로 내면 좋습니다. 영국의 수퍼마켓들은 파티용 작은 소세지 롤을 따로 팔기도 합니다.

 

직접 만들어 보니 좀 번거롭긴 한데, 본고장 소세지 롤이라서 그런지 역시 다르긴 하네요. 연말에 맛있는 고기 간식이나 술안주를 만들고 싶은 분들께 이 소세지 롤을 추천합니다.

 

 

 

 

 

 

 

 

<막스 앤드 스펜서>의 파티용 한입 크기 소세지 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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