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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 앤드 칩스 ① 런던 코벤트 가든 <락 앤 솔 플레이스> (The Rock & Sole Plaice) 본문

영국 여행

피쉬 앤드 칩스 ① 런던 코벤트 가든 <락 앤 솔 플레이스> (The Rock & Sole Plaice)

단 단 2015. 4. 20. 00:30

 

 


이 글을 먼저 읽고 나서 보시면 좋습니다.
☞ 피쉬 앤드 칩스 잘 먹는 법

 



코벤트 가든은 한국인들이 런던 여행 와서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죠. 피쉬 앤드 칩스를 내는 집으로 유명한 집이 두 집 있습니다. 하나는 <록캔 쏠 플레이스The Rock & Sole Plaice>, 다른 하나는 제이미 올리버의 <유니온 잭스Union Jacks>. 전자는 피쉬 앤드 칩스 전문점chippy이고, 후자는 영국음식을 주로 내는 캐주얼 레스토랑입니다. 둘 다 한국 관광객들이 피쉬 앤드 칩스 먹으러 많이 찾는 곳입니다.

 

 

 

 

 

 

 



먼저, <록캔 쏠 플레이스>.
영국 발음입니다. 

 

 

 

 

 

 

 



안은 그리 넓지 않고 자리도 많지 않습니다. 제가 앉은 곳이 가장 구석이었으니 식당 크기를 짐작하시겠지요. 앉아 있으니 관광객이 정말 많이 찾아옵니다.

 

 

 

 

 

 

 



차림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똑같은 "Large Cod & Chips"인데 포장을 해가면 11.50파운드, 앉아서 먹으면 18파운드입니다. 가격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날 수가 있나요. 동네 주민들에겐 적당한 가격에 팔고 관광객들에겐 뽕을 뽑겠다는 소리지요. 하다 못해 서비스로 그냥 줘도 시원찮을 커리 소스 같은 것들도 앉아서 먹는 사람들에겐 악착같이 돈을 더 받아내고 있어요. 가게에서 드시는 분들은 나올 때 팁 안 줘도 되겠습니다. 저는 팁 주고 나온 걸 매우 후회합니다. 이 정도면 값에 이미 다 포함돼 있는 건데요. 주방까지 합쳐 직원이 모두 예닐곱 명 정도는 돼 보였는데, 영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생선용 나이프와 포크.

 

 

 

 

 

 

 

 


앞에 있는 것은 코드cod, 뒤엣것은 해덕haddock입니다. 한자리에서 맛을 비교해 보려고 각기 다른 걸로 시켰는데, 두께와 질감 차이만 약간 있을 뿐 맛 차이는 거의 안 납니다. 사실 그 질감 차이라는 것도 생선 종류에서 오는 차이라기보다는, 생선살의 두께와 생선 길이, 모양이 다른 데서 오는 익는 속도의 차이에 더 많이 기인한 걸 수도 있지요. 참고로, 잉글랜드에서는 생선튀김으로 코드를, 스코틀랜드에서는 해덕을 선호합니다. 둘 다 우리말로는 '대구'로 번역이 됩니다. 맛 차이는 정말 많이 안 납니다. 해덕은 코드보다 살 색이 좀 덜 희면서 살이 연하고 단맛이 더 돕니다. 포fillet 두께도 좀 더 얇습니다. 수퍼마켓에서 생선을 사면 현재는 해덕이 코드보다 약간 더 비쌉니다. 이 집은 그냥 둘 다 같은 값을 받고 있습니다.

 

 

 

 

 

 

 



코드.
생선 껍질을 남겨 두는 이유는, 자투리 생선살 모아 그럴듯하게 생선 모양으로 뭉쳐 속이지 않고 온전한 생선을 썼다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생선을 쓰지만 껍질을 제거하고 내는 집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생선까스 낼 때 제대로 포 뜬 온전한 생선을 튀겨주는 대신 자투리 살 뭉쳐 만든 것으로 튀겨 낼 때가 많죠. 이런 것들은 생선살이 결대로 경쾌하게 떨어지질 않으니 질깃거립니다. 칼로 그야말로 톱질을 해야 하죠.

 

 

 

 

 

 

 



이건 해덕.
생선튀김의 크기에 대해 논하자면, 영국에서는 크게 포 뜬 생선으로 튀기는 게 일반적인데, 영국 밖에서는 피쉬 핑거처럼 잘게 썰거나 몇 조각으로 나누어 튀겨 올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전문 치피가 아니라서 주방에 튀기는 시설이 본격적으로 갖춰져 있질 않아 작은 조리용기에 튀기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해 봅니다. 접시에 큰 생선튀김이 올라와 있으면 주식main 같아 보이고, 작은 조각 튀김들이 올라와 있으면 전식starter이나 스낵처럼 보여 음식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음식을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느냐, 손으로 집어먹느냐의 차이도 생기게 되지요. 저는 영국식 큰 튀김을 선호합니다. 조각 튀김들은 일단 생선 양에 비해 튀김옷batter 양이 너무 많아집니다. 큰 포를 튀기는 게 작은 조각 튀기는 것보다 왠지 기술도 더 필요할 것 같고요. 감자가 이미 잘게 썰어져 있으니 생선튀김은 좀 큰 게 낫겠습니다. 접시 안에 대비가 좀 있어 줘야 보기에도 좋지요.

 

 

 

 

 

 

 

 


반을 잘랐을 때 뜨거운 김과 함께 훅 올라오는 연하고 향긋한 생선향과 고소한 튀김향. (으흠~) 둘 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생선살은 수분이 많아 촉촉합니다. 생선튀김이 정말 크고 실하죠. 이 맛에 영국 생선튀김을 먹는 거지요. 튀기는 동안 수분 많은 생선에 반죽이 얌전히 붙어 있게 하는 것도 기술이 좀 필요하겠습니다. 반죽은 전통식으로 그냥 스파클링 워터에 몰트 비니거를쓴 것 같아요. 맛을 보니 맛있기는 하나 비어 바터beer batter가 아닙니다. 이것도 전통 바터냐, 현대식 비어 바터냐로 파가 갈립니다. 다쓰 부처는 비어 바터파입니다.

 

 

 

 

 

 

 



소금과 몰트 비니거가 식탁에 놓여 있습니다. 반드시 쳐서 먹어야 하는 건데 외국인인 우리한테 점원 중 어느 누구도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으레 알겠거니 하는 거지요. 옆 자리에 앉았던 중국인 노부부는 생선튀김에 케첩을 뿌려 먹고 있었습니다. 취향이라기보다는, 제 눈에는 몰라서 그렇게 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시판 케첩이 놓여 있길래 저는 커리 소스를 하나 따로 주문했습니다.

 

 

 

 

 

 

 



으깬 콩입니다. 머쉬 피즈mushy peas라고 부르는데, 피쉬 앤드 칩스의 필수 요소입니다. 어떤 집들은 이걸 기본으로 주기도 하는데 이 집은 무려 2파운드나 받습니다. 2파운드나 받고도 맛이 형편없어요. 아니, 머쉬 피즈를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없게 만들 수가 있나요. 누가 비결 좀 알려 줘요. 이 집에서는 머쉬 피즈 시키면 안 되겠습니다. 그냥 삶은 콩에다 소금만 넣고 으깬 모양입니다. 가장 싼 깡통 제품을 사다 데워 내는 건지. 치피를 하면서 외국인인 나도 맛낼 줄 아는 머쉬 피즈 맛도 하나 못 내나.

 

 

 

 

 

 

 


 
커리 소스 1파운드.

 

 

 

 

 

 

 



감자튀김용입니다.

 



총평
음료까지 합해 금액은 모두 41파운드 나왔습니다. 상당히 비싼 집입니다. 영국인들 기준으로도 치피 음식이 이 정도면 비싼 축에 듭니다. 생선은 괜찮게 튀겨졌으나 나머지는 성에 안 차 만족도가 좀 떨어집니다. 감자튀김과 머쉬 피즈도 중요한 요소인데 하찮게 여기는 모양입니다. 운이 없었는지 감자 껍질쪽 작고 얇은 끝자락이 너무 많이 포함돼 질긴 것들이 많았어요. 41파운드 내고 먹기에는 식당 분위기도 그냥 동네 배달 중국집 같아요. 앉아서 먹는다고 음식 값도 훨씬 더 많이 받으면서 타르타르 소스는 일회용 용기에 담아 냅니다. 제가 영국에서 경험해 본 식당 중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식당이었는데, 음식 사진은 참 먹음직스럽게 잘도 나왔습니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집이나 가실 분들은 이렇게 주문해 화를 면해봅시다
머쉬 피즈는 피쉬 앤드 칩스의 기본 요소입니다만, 안타깝게도 이 집에서는 절대 시켜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2인이 갈 경우 감자튀김은 우선 한 분만 시켜보세요. 하필이면 제가 먹은 날 감자가 특별히 맛없게 튀겨진 걸 수도 있으니 감자튀김을 일단 모자라게 시켰다가 맛있으면 추가로 더 시키세요. 생선튀김만 시키는 것도 가능하거든요. 생선튀김은 괜찮았습니다. 저희는 라지 사이즈로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으니 맛있게 먹고 깔끔하게 끝내기엔 레귤러 사이즈가 더 좋겠습니다.

 



더 읽을 거리
☞ 런던 코벤트 가든의 또 다른 피쉬 앤드 칩스 집 <제이미의 유니온 잭스>
☞ 바닷가에서 먹는 피쉬 앤드 칩스의 맛
☞ 영국엔 피쉬 앤드 칩스 맛 과자도 다 있다는 사실
☞ 피쉬 앤드 칩스만 찾지 말고 다른 것도 경험해 봅시다 - 영국음식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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