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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그릇] 웨지우드 쟈스퍼 콘란 쉬느와즈리 화이트 디너 플레이트 본문

영국음식

[영국그릇] 웨지우드 쟈스퍼 콘란 쉬느와즈리 화이트 디너 플레이트

단 단 2016. 1. 25. 00:00

 

 

 

 

 

 

웨지우드 쟈스퍼 콘란 쉬느와즈리 화이트 디너 플레이트?!

이게 웬 암호야? 

 

그릇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뭔 소린가 하겠어요.

 

영국의 웨지우드라는 도자기 회사에서 쟈스퍼 콘란이라는 자국의 의상 디자이너에게 18세기 유럽의 장식 미술계를 강타했던 중국풍 모티브들을 차용해 흰 바탕의 큰 식사용 접시를 마음껏 꾸며 달라고 의뢰해서 나온 그릇이 되겠습니다. 헥헥;;

이미 있던 이미지를 그냥 갖다 쓰는 게 아니라 누가 봐도 중국 느낌이 나도록 문양을 나름 새로 창작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웨지우드 접시는 왜 샀냐면요,

휴...

그날의 악몽이 떠올라 절로 한숨이...

 

제가 백화점에 그릇 구경 갔다가 뒤로 멘 가방으로 툭 쳐서 진열된 그릇을 와장창 깼거든요. 


백화점 직원들이 달려와 
"마담, 안 다치셨어요? 그릇 깬 건 괜찮습니다. 저희가 치울게요. 저희도 일하다 종종 깨곤 한답니다."
하고는 양복 입은 멀끔한 남자 직원이 바닥에 무릎을 대고 빗자루질을 하니 민망하고 창피하고 미안하고 고마워서 그냥 도망쳐 나올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그릇 많이 사 줬죠. 


어휴, 그놈의 가방.

몸에 착 붙는 부드러운 가방 메고 갈걸,

폼 낸다고 뻣뻣한 영국 클래식 가방을 몸통 가로질러 뒤로 메고 가서는 앞에 있는 그릇 구경하다 육중한 가방 끝으로 뒤에 진열된 그릇을 툭 쳤어요. 가방 끝에 그릇이 닿았다는 걸 감지한 그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 영겁처럼 느껴졌더랬습니다. 뭐, 도미노로 쓰러지며 와장창 깨지더라고요. 이 가방 갖고 계신 분들은 그릇 가게 가실 때 조심하세요. 


아놔, 돈 진짜 아껴 써야 하는데

그릇 사는 데 돈을 이렇게 많이 쓰다니,

 

앗싸라비아 콜롬비아 피가로~ ♪♬♪♪

 

그릇 사고 싶으면 앞으로 이 가방 메고 백화점 가야겠어요.

(급반전)

 

그릇 덕후 여러분,

그릇 샀는데 배우자 눈치 보이는 분들은

"백화점 가서 실수로 그릇을 깨는 바람에 미안해서 안 살 수가 없었지 뭐야."

해보세요.

어어, 배우자한테 거짓말하면 안 되는데.

 

이 그릇말고도 이것저것 많이 샀는데 오늘은 이거 먼저 소개해 드립니다.

 

제가 왜 이 문양의 접시를 샀냐면요, 

 

 

 

 

 

 

 

 

 

'오이 샌드위치'와 '에그 앤드 크레스 샌드위치' 같은 녹색 나는 영국 클래식 티 샌드위치들을 담으면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봄이나 여름 어느 화사한 날에 아프터눈 티 테이블에 올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여 봄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요즘은 오이와 크레스가 사철 나오니 겨울이라도 그냥 만들어 즐길까요?

 

 

 

 

 

 

 

 

 그릇 사고 싶은 자여,

가방 이렇게 메고 그릇 가게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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