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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 본 식재료, 송화버섯 본문

한식과 세계 음식

처음 써 본 식재료, 송화버섯

단 단 2019. 3. 27. 19:47

 

 

 

송화버섯.

표고 맛에 송이 향이 나게끔 개량한 신품종이라고 합니다. 저는 귀국해서 이제야 발견하고 맛을 봅니다. 표고 중 백화고를 개량했다고 하네요. 고로, 백화고처럼 갓 색상이 연한 것, 갓주름이 열리지 않고 막힌 것이 상품上品이라고 합니다. 마트에서 시식을 하는데 정말 송이향이 납니다. 신기해서 한 봉지 사 왔는데, 표고보다 대가 길고 통통해 대까지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버섯 자체에 수분이 적어 생으로도 꽤 오래 갑니다. 몇 주씩 보관하는 것도 가능하죠.

 

 

 

 

 

 

 

 

대 끝의 딱딱한 부분은 칼로 제거하고 손으로 찢어 보았습니다. 어떤 대는 표고처럼 단단하고 어떤 대는 부드러워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복불복, 식감 차이가 많이 날 듯합니다. 버섯은 결대로 찢으면 향이 더 좋고 양념도 더 잘 밴다고 일본의 어느 가정요리 전문가가 조언을 합니다. 이런 이유도 있지만, 저는 삐뚤빼뚤 울퉁불퉁 불규칙한 표면이 반듯하고 맨질맨질한 표면보다 더 '예술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손으로 뜯는 걸 좋아합니다.

 

 

 

 

 

 

 

 

판매 도우미가 일러준 대로 다른 양념 없이 물로 희석한 달걀을 입혀 식용유에 지져 보았습니다. 달걀물 없이 그냥 지지면 새송이나 송화버섯 같은 수분 적은 버섯들은 가지처럼 기름을 무제한 흡수합니다. 버섯향을 살리느라 후추는 안 넣고 소금만 썼는데, 어라?

 

열을 가하니 송이향이 죄 사라져 버리네요?

표고 맛밖에 안 납니다.

허허, 거 예민한 녀석일세.

 

마트에서 시식할 때 났던 그 진한 송이향은 혹시 솔향 담은 소금인 송화 소금 덕은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인공 송이향 화합물[휘발성 알코올계 화합물인 옥텐올(마쓰다케올)과 계피산-메틸] 덕이었을까요? 만일 그런 물질이 상용화해 있다면 말이죠. 버섯의 향기성분 분석은 실험실에서 많이들 하거든요. (→ 뭐여, 음모론?)

 

맛과 질감은 표고와 거의 같습니다. 맛은 뭐 아주 좋아요. 칼로 납작납작 썰지 않고 6-8등분해 찢으면 두툼한 갓 식감을 살릴 수 있어 좋지요. 갓은 미끌미끌 오돌오돌 씹히고, 장조림으로 만든 대는 기분 좋게 질깃질깃 씹힙니다. 손으로 대를 눌러 보아 단단한 것 같으면 결대로 더 가늘게 찢어 드시면 됩니다. 그야말로 닭가슴살처럼 한올 한올 찢깁니다. 기분 좋은 식감이 되도록 충분히 익히면서도 송이향을 보존하는 방법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그냥 최대한 얇게 저며 최단시간 조리해야 할까요? 갓이 적당히 두툼해야 촉촉한 수분도 느끼고 씹는 맛도 한껏 느낄 텐데요. 흐음... 식감이 중요한 표고에 금방 휘발되는 송이향을 입혀 놓으니 이런 딜레마가 생깁니다.

 

 

 

수분 많고 향 강한 양송이는 물에 우악스럽게 막 끓이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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