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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모찌방 ③ 착한떡 녹차 찹쌀떡, 초코 찹쌀떡 본문
<마켓 컬리>에 모찌가 또 뭐 있나 뒤져 보니 이런 게 있습니다. 캬핫, 쵸콜렛 넣은 모찌라뇨. (티라미수 모찌도 있고, 딸기와 크림 모찌도 다 있더군요.) 남들 다 알고 있는 변종 모찌인데 저만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리뷰 숫자가 어마어마하네요. 제대로 만든 단팥 모찌 먹기 전 변종들을 두루 맛보고 있는데, 재료비가 비싸서 그런지 값이 꽤 나갑니다. 작은 모찌가 개당 2천 5백원이라... 뭐, 재료 좋고 맛만 좋으면야. 벨기에산 생쵸콜렛으로 속을 채웠다고 합니다.
광고 사진입니다. 손으로 빠른 시간 막 주물러 만들었는지 배달돼 온 떡이 울퉁불퉁 죄 못난이입니다. 값이 비싸서 묶음 포장으로는 팔지 않고 낱개로만 판매하는데, 배달 상자 속에서 다른 구매품들에 치여 더 못생겨진 것 같아요.
예쁘게 보이도록 잘 찍어 주고 싶었으나 최선을 다해도 사진이 이렇게밖에 안 나옵니다. 아직 서리 기운이 남아 있는데, 좀 더 녹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건 맛차 분말을 입힌 화이트 쵸콜렛 소 모찌이고,
<착한떡> '녹차 찹쌀떡' 성분:
찹쌀 38.2% (국내산), 화이트 초콜릿 35.7% (벨기에산, 코코아버터30%, 백설탕), 생크림 15.2%, 볶음아몬드분태 9% (캘리포니아산), 녹차가루 1.5% (국내산), 소금 0.4% (국내산). 끝.
이건 다크 쵸콜렛 분말을 입힌 다크 쵸콜렛 소 모찌입니다.
<착한떡> '초코 찹쌀떡' 성분:
찹쌀 41.9% (국내산), 다크 초콜릿 컴파운드 칩 34.9% (벨기에산, 코코아 매스 53.44%, 코코아 버터 12%), 우유 17.4% (국내산), 코코아 분말 5.3% (독일산), 소금 0.5% (국내산). 끝.
속은 이렇습니다. 광고 사진인데 실제로는 저렇게까지 소가 많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겉에 묻힌 쵸콜렛 분말과 맛차 분말은 단맛 하나 가미하지 않은 쓰디쓰고 비리디비린 가루들입니다. 고진감래, 한입 베어물고 '읏, 쓰고 비리다!' 눈을 질끈 감으려는 찰나 속에 든 단 쵸콜렛 소가 모든 고난을 보상해 줍니다.
맛 설계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겉에 묻힌 분말, 찹쌀 피, 쵸콜렛 소, 이 세 켜에 두루두루 단맛을 입힌 게 아니라, 분말은 카리스마 넘치는 쓴맛을 날것 그대로 드러냈고, 피에는 아무 간도 하지 않아 중립적인 맛을 냈고, 소는 달고 기름진 쵸콜렛으로 별천지 맛을 선사하게끔 구성했습니다. 이 세 개의 켜가 융화되지 못 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맛을 내는데, 그런데 또 이게 매력이라면 매력입니다.
모양도 울퉁불퉁, 피 두께도 들쭉날쭉, 정돈되지 않은 맛에, 쵸콜렛 소도 사르르 녹지 않고 견과류 조각과 함께 꼬득꼬득 씹힙니다. 이 같은 점들이 보통은 단점으로 작용할 텐데 저는 먹으면서 재미있는 맛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성 있어요.
너무 말랑말랑할 때보다는 적당히 냉기가 남아 쵸콜렛 소가 견과류와 함께 거친 입자로 씹힐 때가 제 입맛에는 더 맛있었습니다. 떡과 쵸콜렛의 질감이 서로 어우러지지 못 하고 겉돌아 떡 부분 씹기 힘들 때가 가끔 있기는 합니다.
개당 2천 5백원이나 주고 또 사 먹을 의향이 있느냐?
아니오.
개성 있고 맛있으나 한 번 경험으로 족합니다. 저는 입맛이 싸구려라서 쵸콜렛과 찹쌀떡의 조합은 가공쵸콜렛 씌운 땅콩크림 소의 <삼진 초코찰떡파이>로도 충족될 것 같습니다. ㅋ 겉에 분말이 묻어 있지 않아 다루기 편하고, 납작해서 입에 넣어 씹기 좋고, 가운데에 든 땅콩크림의 맛 조화도 훌륭하거든요. 이 쵸코 모찌 몇 개 살 돈이면 그냥 잘 만든 유럽 쵸콜렛 바, 쵸콜렛 프랄린, 쵸콜렛 트러플을 사 먹겠습니다. 질 좋은 쵸콜렛을 떡과 함께 먹고 싶지는 않습니다.
누가 선물로 사 주면?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하고 냉큼 받아야죠. ㅋ
쵸코 모찌라니, 어쨌거나 재미있는 경험해 봤습니다. <마켓 컬리> 리뷰를 보니 인기가 많은 제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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