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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모찌방 ④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본문

차나 한 잔

단단 모찌방 ④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단 단 2020. 7. 18. 05:04

 

 

 

 

2018년, <도곡 SSG>에 갔다가 떡 매대에 밥알이 그대로 다 보이는 신기한 찹쌀떡이 있길래 한 꾸러미 사 왔었습니다.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관찰해 보세요. 이렇게 한꺼번에 담아 놓으면 파는 쪽 입장에서는 먹음직스럽고 푸짐하게 보여 좋을 것 같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포장해 놓은 쪽이 훨씬 편하죠.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성분:

찹쌀 31%(국내산), 삶은 쑥 27%(국내산), 통팥앙금 27% [팥 99.8%(중국산), 산도조절제, 설탕, 물엿, 소금, 변성전분], 잣 5%, 땅콩 4%, 호두 4%(미국산), 설탕 1%, 소금 1%(국내산).

 

 

 

 

 

 

 

 

 

찹쌀떡 만들 때 요즘은 찹쌀을 가루 내서 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밥알이 그대로 보이게끔 만드는 이유는, 옛날 방식대로 밥알을 절구에 넣고 사람이 떡메로 직접 찧어 만들었다는 걸 자랑하기 위해서라는군요. 흐음...

 

 

 

 

 

 

 

 

 

밥알찹쌀떡은 이제 한국 떡집들의 기본 제품으로 굳어진 것 같은데, 찹쌀에, 쑥에, 팥에, 호두를 썼으니 '건강'한 재료들로 만들었다고 광고하기 좋겠습니다. 그런데 간식에 대한 제 신념은 이렇습니다.

 

건강한 것도 좋지만

• 우선 맛이 있어야 하고,

• 그 다음으로는 즐길 만한 (사악한) 요소가 있어야 하며,

재료가 좋아야 한다.

 

일단 재료는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괜찮았습니다. 맛도 나쁘지는 않은데, 어후, 식감이 너무 무거워요. 살면서 맛본 떡 중에 가장 무거웠습니다. 간식인데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보다도 무겁고 영양찰떡보다도 무거워요. (간식 먹는데 '영양'은 또 뭐냐, 음냐.) 만든 지 한참 지난 오후에 떡을 파는 건 법으로 금지해야 할 것 같아요. 굳어서 더 질깁니다. 떡의 가장 큰 문제점이죠.

 

 

 

 

 

 

 

 

 

사진 속 녹색 괴물은 켜켜이 쌓은 찹쌀피입니다. 팥소만 쏙 빼먹고 피는 포기했습니다. 더 먹다간 턱 나가겠습니다. 안 그래도 귀국 후 치아와 턱이 조금씩 문제를 일으켜 치과에서 장기간 턱 관절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이제는 마우스피스를 맞춤제작해 매일 수 시간씩 물고 있어야 한다는군요. 사회생활은 다 했습니다. 음식 먹는 게 그래서 요즘 여간 힘든 게 아닌데, 하필 한식에는 질긴 음식이 너무 많은 겁니다. 그중에서도 무말랭이, 말렸다 불린 나물들, 열무, 건어물, 떡이 특히 질겨요. 써 놓고 보니, 젠장,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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