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단단 모찌방 ④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본문
2018년, <도곡 SSG>에 갔다가 떡 매대에 밥알이 그대로 다 보이는 신기한 찹쌀떡이 있길래 한 꾸러미 사 왔었습니다. 큰 사진으로 올렸으니 관찰해 보세요. 이렇게 한꺼번에 담아 놓으면 파는 쪽 입장에서는 먹음직스럽고 푸짐하게 보여 좋을 것 같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포장해 놓은 쪽이 훨씬 편하죠.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통팥쑥찹쌀떡 성분:
찹쌀 31%(국내산), 삶은 쑥 27%(국내산), 통팥앙금 27% [팥 99.8%(중국산), 산도조절제, 설탕, 물엿, 소금, 변성전분], 잣 5%, 땅콩 4%, 호두 4%(미국산), 설탕 1%, 소금 1%(국내산).
찹쌀떡 만들 때 요즘은 찹쌀을 가루 내서 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밥알이 그대로 보이게끔 만드는 이유는, 옛날 방식대로 밥알을 절구에 넣고 사람이 떡메로 직접 찧어 만들었다는 걸 자랑하기 위해서라는군요. 흐음...
밥알찹쌀떡은 이제 한국 떡집들의 기본 제품으로 굳어진 것 같은데, 찹쌀에, 쑥에, 팥에, 호두를 썼으니 '건강'한 재료들로 만들었다고 광고하기 좋겠습니다. 그런데 간식에 대한 제 신념은 이렇습니다.
건강한 것도 좋지만
• 우선 맛이 있어야 하고,
• 그 다음으로는 즐길 만한 (사악한) 요소가 있어야 하며,
• 재료가 좋아야 한다.
일단 재료는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괜찮았습니다. 맛도 나쁘지는 않은데, 어후, 식감이 너무 무거워요. 살면서 맛본 떡 중에 가장 무거웠습니다. 간식인데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보다도 무겁고 영양찰떡보다도 무거워요. (간식 먹는데 '영양'은 또 뭐냐, 음냐.) 만든 지 한참 지난 오후에 떡을 파는 건 법으로 금지해야 할 것 같아요. 굳어서 더 질깁니다. 떡의 가장 큰 문제점이죠.
사진 속 녹색 괴물은 켜켜이 쌓은 찹쌀피입니다. 팥소만 쏙 빼먹고 피는 포기했습니다. 더 먹다간 턱 나가겠습니다. 안 그래도 귀국 후 치아와 턱이 조금씩 문제를 일으켜 치과에서 장기간 턱 관절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이제는 마우스피스를 맞춤제작해 매일 수 시간씩 물고 있어야 한다는군요. 사회생활은 다 했습니다. 음식 먹는 게 그래서 요즘 여간 힘든 게 아닌데, 하필 한식에는 질긴 음식이 너무 많은 겁니다. 그중에서도 무말랭이, 말렸다 불린 나물들, 열무, 건어물, 떡이 특히 질겨요. 써 놓고 보니, 젠장,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잖아요. ■
'차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청차] 오설록 제주화산암차 [발효 50%] (2) | 2020.08.03 |
---|---|
[한국 청차] 오설록 청우롱 [발효 30%] (1) | 2020.08.01 |
[한국 녹차] 오설록 세작 2020년 햇차 [불발효] (1) | 2020.07.27 |
[아프터눈 티] 오설록 1979 티하우스 (6) | 2020.07.21 |
단단 모찌방 ③ 착한떡 녹차 찹쌀떡, 초코 찹쌀떡 (10) | 2020.07.14 |
라메르풀라르는 왜 그 훌륭했던 비스킷 틴을 이딴 후진 디자인으로 바꾸었나 (4) | 2020.07.11 |
단단 모찌방 ② 서촌 복담 단호박떡 (4) | 2020.06.29 |
단단 모찌방 (0) | 2020.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