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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메르풀라르는 왜 그 훌륭했던 비스킷 틴을 이딴 후진 디자인으로 바꾸었나 본문

차나 한 잔

라메르풀라르는 왜 그 훌륭했던 비스킷 틴을 이딴 후진 디자인으로 바꾸었나

단 단 2020. 7. 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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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악!

(이게 웬 길거리 영감님 영끌 가래 뱉는 소리냐.)

 

신세계 백화점 지하 식품관 수입과자 매대에 갔다가 라메르뿔라르La Mère Poulard 비스킷 틴 디자인 바뀐 것 보고 경악해 비명을 다 지른 단단.

 

이 사람들이 왜 이래?

그 멋졌던 틴을 왜 이런 에스쁘리 없는 단순무식한 디자인으로 바꿨어?


가운뎃줄에 있는 색색의 비스킷 틴들을 보십시오.

이전의 틴은 어땠냐면요,

 

 

 

 

 

 

 

 

 

 


이랬습니다. 틴 옆면에도 뚜껑에 있는 것과 같은 그림이 인쇄돼 있습니다. 아르 누보풍 디자인이 끝내주죠. 복잡하면서도 조잡하지 않고 정교한 느낌을 주는데다 색감도 세련됐어요. 손그림, 손채색, 손글씨로 된 유럽의 옛날 상점 간판들을 생각 나게 합니다. 역시 프렌치들. (악보 표지도 옛날에 출판된 것들이 훨씬 예술적이고 근사합니다.)

 

참 아끼는 비스킷 틴이었는데 이 멋진 걸 내다버리고 저런 영감 없어 보이는 지루한 디자인으로 바꾸었으니 제가 얼마나 낙심했겠습니까.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이전의 그림은 여러 가지 색상이 필요해 제작비가 많이 들었던 걸까요?

 

 

 

 

 

 

 



다행히도 <마켓 컬리>에서는 아직 옛날 디자인의 틴을 팔고 있습니다. 오늘 갈무리한 화면입니다. 비스킷 틴 모으시는 동지 여러분, 새 틴으로 깡그리 바뀌기 전에 소용량(200/250g) 틴이라도 어서 소장하십시오. 저는 이 회사 버터 비스킷 시리즈 중에서는 빨간 틴에 든 플레인 쇼트브레드(사블레)와 노란 틴에 든 쵸콜렛칩 쵸코 쿠키를 가장 좋아합니다. 레몬 맛도 있고 애플 캬라멜 맛도 있고 다양하니 취향껏 골라 드세요. 같은 그림이어도 소용량 납작한 틴보다는 대용량(500g) 키 큰 정육면체 틴이 더 잘생겨 보여서 오브제로 소장하기에 낫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에서 빨간 틴이 대용량 키 큰 틴이고 노란 틴이 소용량 납작 틴입니다. 위에서 보면 똑같지만 옆에서 보면 '포스'에서 차이가 납니다.


영국 쇼트브레드와 프랑스 쇼트브레드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영국은 밀가루, 버터(30% 내외. 워커스는 무려 32%.), 설탕, 소금만 써서 버터 풍미에 집중하고, 프랑스는 버터 양을 약간 줄이는 대신 '샬랄라'한 향을 위해 바닐라를, 단단한 식감과 표면의 윤기를 위해 달걀을 더 넣습니다. 그래서 '에기eggy'하면서 화사한 느낌이 나죠. 저는 둘 다 좋아합니다.
파란색 틴의 데이니쉬 버터 쿠키는 틴이 접시 보관하기에 안성맞춤이어서 몇 년에 한 번씩 사곤 합니다. 과자 맛보다는 다채로운 과자 모양과 흰 주름종이 써서 담은 모양새가 훌륭해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홍콩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쇼트브레드에 옥수수전분이나 쌀가루를 추가하고 설탕을 하얀 분말의 아이싱 슈가로 써서 씹자마자 녹아내리는 무르고 가벼운 질감을 추구합니다. 너무 물러서 다루기 불편한데다 삽시간에 입 안에 있던 침을 빨아들여 텁텁하고 목이 좀 메이던데, 그래도 고소한 옥수수 풍미와 커피향 덕에 애호가가 많습니다. 내 돈 주고 사지는 않지만 선물로 받으면 저도 행복해하며 잘 먹습니다. (홍콩 여행 다녀와 선물로 주셨던 분, 복 받으세요.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많이 버셔서 홍콩 또 놀러 가세요.)

 

어떤 스타일이든 버터 비스킷을 살 때는 항상 진짜 버터pure butter를 썼고 버터를 충분히 써서 만들었는지 성분표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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