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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과자가 신기하다 - 스폴리아띠네 글라싸떼 본문
여러분, 이 과자, 다들 아시죠?
한국에서는 '누네띠네'로 이름 붙여 팔았었는데, 이게 이태리 과자이고 원래 이름은 '스폴리아띠네 글라싸떼sfogliatine glassate'입니다. 이름 외우는 데 한참 걸렸습니다.
편의점과 마켓컬리에서 각각 산 '본토' 이태리산 다른 브랜드 제품들인데 포장을 벗겨 놓고 보니 생김새가 같습니다. 맛도 같고요. 브랜드는 다른데 제조사가 같아서 그런가 봅니다. 값도 쌉니다.
이 과자, 신기하지 않으세요?
아래쪽은 파삭하게 부서지는 겹겹의 파이puff pastry인데, 표면의 달걀흰자+분당 아이싱icing 층은 매끈하고 광택이 나면서 또 다른 질감을 선사하고, 살구잼으로 그은 금은 제3의 식감을 더합니다. 부서져 흩어지려는 과자에 나름 결속력을 다져주죠.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 외양에 카리스마를 부여하고요. 국산보다 이태리산의 아이싱 층이 좀 더 '와일드'해 스테고사우루스 같고 성깔 있어 보입니다.
▲ 스테고사우루스
이건 <파리바게뜨>에서 '롱스틱 파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입니다. 이태리산에 비하면 길이도 훨씬 길고, 부서져 떨어진 곳 없이 번듯하니 잘생겼죠. 이건 또 잎 달린 황죽黃竹을 연상케 합니다.
맛 차이가 있냐고요?
있습니다. 이태리산은 파이 부분 맛이 맹탕이긴 하지만 더 '파삭'거리고 아이싱 층이 단단해 식감이 다채롭습니다. 사선격자lattice 금이 국산보다 촘촘해 살구잼맛이 두드러지고요. 살구향도 따로 첨가했는지 전반적으로 화사한 느낌이 납니다. 국산은 더 고소하고 맛에 소위 '바디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덜 바삭하고 아이싱 층의 식감이 파이 부분과 별 차이가 없어 단조롭습니다. 살구잼맛도 약합니다. 저는 고소한 맛이 좀 더 나는 국산을 선호하고, 다쓰베이더는 단단한 식감의 아이싱과 화사한 살구잼맛의 이태리산을 선호합니다. 국산이든 이태리산이든 값을 올리더라도 파이 부분에 버터를 더 쓰고 잼맛을 더 쨍하게 해 대비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맛있을 거라며 저희 둘 다 아쉬워합니다.
홍차나 커피 대신 이태리 보리차인 오르조orzo와 함께 내 봅니다. 이제는 카페인 든 음료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기가 버겁습니다.
이렇게 만듭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나고 기운이 뻗치는 어느 휴일에 퓨어 버터와 딸기잼 써서 저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영국처럼 수퍼마켓들이 퓨어 버터 냉동 퍼프 페이스트리 롤을 팔면 참 좋을 텐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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