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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돼지껍데기 먹어봤어? 본문
지금까지 소개된 컬투쇼 레전드 사연 중 푸드 블로거인 단단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것.
돼지껍데기요?
네, 저는 먹어봤습니다.
영국에 있을 때 고오급 과자 형태로 맛봤었어요.
탄수화물 0.5g 미만. 저탄고지식 하는 분들께는 더없이 소중한 과자이지요.
맛도 좋고요.
☞ [영국음식] 돼지껍데기 과자, 돼지껍데기 술안주, 돼지껍데기 파티음식
고깃집에서 연기 내 가며 구워 먹는 건 내키지 않아하던 차에 코스트코에서 껍질을 남긴 채 조제한 이탈리아산 훈제 판체타를 발견했습니다. 벌써 몇 년 전 일입니다. 지금도 취급하고 있죠?
굵게 채 썰어 까르보나라에도 넣고, 깍둑 썰어 녹두빈대떡에도 넣어 보고, 채소볶음에도 잘 활용하고 있는데, 껍질층이 투명하면서 미끌미끌 오돌오돌 씹히지만, 입 안에서 깍쟁이처럼 겉도는 것 같다가도 치아에 살짝 들러붙었다 떨어져 식감이 관능적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전문가가 잘 조리한 것은 어디서 맛볼 수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검색 끝에 찾아 낸 돼지껍데기 맛집은,
놀랍게도 일본 라멘집이었습니다. 국물 없이 기름장에 버무려 먹는 아부라소바あぶらそば(油そば)와 비빔면인 마제소바まぜそば를 전문으로 내는 집인데, 라멘 담음새 좀 보세요.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독특하고 카리스마 넘치죠. 돼지껍데기(벌집껍데기)는 취향에 맞춰 알아서 잘라 먹으라고 집게와 가위를 같이 내줍니다.
잘 손질해 익힌 돼지껍데기에 달착지근한 타레たれ를 바른 뒤 다시 지졌는데,
고온에 간장과 설탕 눌은 풍미에, 기름기에,
어우, 쫀득하니 신세계였어요. 그후 껍데기 매이니악이 되었답니다.
부들부들 쫀득쫀득, 제 '관능미 음식' 목록에도 등재되었고요.
많이 익히면 질기거나 돌덩이처럼 씹힐 게 분명하니 반드시 잘하는 사람이 만져서 내줘야 합니다.
이 집의 마제소바와 아부라소바 만들기 영상입니다. 두 라멘 다 맛있어서 제가 아끼는 집입니다.
둘 중에서 저는 돼지껍데기가 올라간 기름진 아부라소바를 좀 더 좋아하고 [검은 대접에 담겨 나오며 13,500원]
다쓰베이더는 해산물 우마미가 물씬 나는 덜 기름진 마제소바를 좀 더 좋아해 [흰 대접, 11,000원]
늘 하나씩 주문합니다.
아부라소바는 부추를 수북이 얹어 주므로 잘 섞어 먹으면 맛이 마치 잘 만든 중식 돼지고기부추만두 소를 먹는 듯합니다. 위산의 공격으로부터 독자분들의 위장과 식도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저녁 식사 막 마치셨을 시간에 올립니다. ㅋ
참,
달걀이나 견과류의 단단한 외피 같은 것을 '껍데기'라 부르고, 이 경우에는 '껍질'이라 쓰는 게 맞다는군요.
식재료나 요리명으로 굳어진 지 오래라 이 글에서는 그냥 돼지껍데기라고 표기했습니다.
리듬감이 더 좋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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