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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외벽에 그려진 거대한 그라피티 지난 여름에 찍어둔 사진을 겨울이 다 된 지금에야 뒤늦게 발견했다. 외국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영국인들의 차 마시는 습관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페인트공도 때가 되면 일손을 놓고 저렇게 술이나 탄산음료도 아닌 차를 마신다. 저 작품에서처럼 일터에서 캐주얼하게 차를 즐길 때는 대개 받침이 있는 찻잔이 아니라 머그에 담는다. 환경 문제에 민감한 영국인들이라 직장에서도 일회용 종이컵을 쓰지 않고 각자 자기 머그를 갖다 놓는다. 당번을 정해 놓고 동료들에게 돌아가면서 차를 타주는 게 이곳 직장인들의 풍습인데, 회사에서 가장 얄미운 동료 유형 1위는 '동료들에게 차 서빙하는 걸 소홀히 하는 사람'이라고. 차를 타 주려면 서로의 차 취향,..
▲ 레몬을 띄운 의 실론. 레몬 소비가 많은 영국에서는 요리에 쓰거나 홍차에 띄울 목적으로 껍질째 쓸 수 있는 'unwaxed' 레몬을 따로 판다. 레몬의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홍차에 레몬을 띄우면 신기하게도 수색이 잠깐 밝아졌다가 탁해지는데, 잘 보고 있다가 탁해지기 전 얼른 건져 내야 떫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레몬은 최대한 얇게 썰어 넣었다 빼는 정도로만 향을 내도록 한다. 이 사진을 찍느라 레몬을 한참 담가 두었으니 오늘의 홍차는 시금털털. ■
▲ 의 크리스마스 티와 자파Jaffa 케이크 '크리스마스 티'라는 건 크리스마스 즈음 사서 이듬해 봄이 되기 전까지 마시는 걸까, 출시되자마자 사서 크리스마스 즈음에 끝내야 하는 걸까. 저 보기만 해도 따뜻한 스웨터 질감의 머그는 동네 수퍼마켓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용으로 한정 출시한 제품. 영국에서는 10월말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벌써부터 술렁술렁하다. 온 국민이 크리스마스 기다리는 낙 하나로 사는 것 같다. ■
▲ 길 건너 편에서 찍은 사진. 유럽엔 작은 숍들이 많지만 이렇게 작은 숍은 처음이다. 1706년, 영국 최초의 티룸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줄곧 한자리를 지켜왔다는 숍에 다녀왔다. 트와이닝스는 영국의 차 문화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회사. 영국에서 유원지나 야외 행사장, 회의실, 세미나실, 대학과 회사의 구내매점 등, 티포트에 제대로 차를 우려 내는 곳이 아닌 간이 공간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트와이닝스의 낱개 포장된 티백으로 차를 낸다고 보면 된다. 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밖에서 캐주얼하게 즐기는 홍차의 대부분은 트와이닝스의 티백 제품들인 것이다. 수퍼마켓 홍차 코너에서도 이 트와이닝스의 제품은 매대의 넓은 면적을 차지할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대개의 홍차 회사들이 자사 고유의 블렌딩 제품이나 아쌈, ..
야외 행사에도 저렇게 홍차를 파는 간이 매대가 꼭 있게 마련이다. 테틀리 사 모델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저 파아란 옷차림의 영국 아주머니. - 햄튼 코트 플라워 쇼에서 -
▲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 출품된 어느 정원 디자이너의 작품 . 지하 공간을 위한 작품으로, 음지 식물로만 꾸몄다. '찻잔 안에 이는 사나운 비바람'이라는 뜻의 'Tempest in a teacup'은 사소한 일로 야단법석을 떨 때 영국인들이 비꼬듯 쓰는 재미있는 표현. 저 홍찻잔처럼 생긴 워터 보울 안에 정말로 물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그밖에 차와 관련된 재미있는 영어 표현을 들자면 That's another cup of tea 그건 완전 별개의 이야기다 That's not my cup of tea 내 취향이 아니다 A bull in a china shop 도자기 그릇 가게 안의 황소. 흥분해서 마구 날뛰는 사람을 묘사할 때. 어떨지 상상이 된다. I could murder a cuppa 차 마시고..
▲ 크리스마스 티포원Tea for one과 간식접시를 장만하고 기쁨에 겨워 기념 촬영 혼자서 차 마실 일이 없어 티포원을 쓸 일은 많지 않다만, 도자기 숍이나 티숍에서 티포원을 볼 때마다 앙증맞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요리조리 살피고 만져보게 된다. 크리스마스용 티포원만 좀 모아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사실 티포원은 입구가 너무 작아 티포트 씻기가 힘들다는 것 외에도 공간이 좁아 찻잎 우리기에 그닥 효율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어쩌다 혼자 차를 마실 때는 대개 티백이나 큼직한 인퓨저, 또는 카페티에Cafetiere처럼 생긴 적은 용량의 티 프레스를 쓰게 되는 일이 더 많다. 그러나 사람이 여럿 있을 때, 가끔은 작고 예쁜 일인용 도자기 티포트에 각자 취향대로 차를 골라 우려 마시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
지난 여름에 갔던 전쟁 박물관 사진들을 찾아서 올려 본다. 우리 집 다쓰베이더가 밀리터리 매이니악이기 때문에 어딜 가든 전쟁 관련 박물관은 꼭 찾아 다니게 된다. 양차 세계대전사와 각종 현대 전쟁사는 물론이요, 각 나라 군대의 무기도 줄줄 다 꿰고 있는 다쓰베이더. 즐겨 찾는 누리집도 '군사세계', 정기 구독하는 잡지도 모형 디오라마 전문지인 '취미가Hobbist'였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전쟁영화 한 편을 봐도 그놈의 고증이란 것 때문에 마음 편히 볼 수가 없는 모양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다쓰베이더: (전쟁영화를 보다 말고) 뭐! (버럭) 미군 셔먼 탱크를 갖다 놓고 우리더러 이걸 독일군 탱크라고 믿으라는 거야? 이 사람들이 지금 장난하나! 이 날 보았던 전시품 중 단단 마음에 쏙 들었던 건 ..
▲ 런던 코벤트가든을 걷다가 우연히 맞닥뜨린 티숍. 반가운 마음에 무작정 안으로. 이 의 매장 분위기는 런던의 여느 티숍과는 사뭇 다르다. 중국에 가본 적은 없다만 이 가게 안에 있으면 마치 옛날 중국 어느 번화가의 한 가게에 있다는 착각이 든다. 인테리어와 물건 쌓아 놓은 품이 그닥 세련돼 보이지는 않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포스'가 느껴진다. 풍의 소녀들을 위한 선물의 집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이 는 주로 양질의 녹차 공급에 주력하는 티숍이라 한다. 물론 홍차를 포함, 다양한 차와 인퓨전들을 선 보이고는 있지만 유기농 녹차가 이 집의 전문이라 한다. 근처에 차이나 타운이 있으니 중국인들도 많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기나 차 우리는 데 필요한 기타 자잘한 용품..
▲ 티백으로 만든 작품. Long live the Queen! 오늘은 홍차 티백 맛있게 우리는 법을 소개해드리려구요. (→ 요리 선생 말투로 하기로 함.) 직업에 귀천 없고 홍차에 귀천 없어요. 싸구려 티백이라도 자기가 맛있다고 느끼면 그만이니, 수퍼마켓에서 사은품으로 머그 하나 얹어 준다길래 얼떨결에 대용량 티백 집어온 분 계시다면 그거 맛있게 한번 우려보자구요. 제대로 우린 티백은 산차loose-leaf tea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맛있어요. 산차 맛있게 우리는 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실천하기 힘드니 일단 티백으로 홍차의 세계에 입문해보아요. 1. 아무 컵이나 상관 없지만 찻잔 안쪽이 흰색인 것이 좋아요. 우러난 홍차의 색깔을 보는 건 홍차의 향을 맡는 것만큼이나 기분 좋은 일. 보통 홍찻잔은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