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음식] 훈제연어와 요크셔 푸딩, 포티드 쉬림프, 스틸튼 월넛 볼 外

 

 

 

성탄절에 최선을 다해 먹기는 했지만 유태우 반식 다이어트로 위장을 줄여 놓은 탓에 아주 많이 먹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더이상 남들처럼 한 번에 한상 그득 차려놓고 먹는 것도 할 수가 없으므로 두세 시간 간격으로 띄엄띄엄 먹느라 근사한 한상차림 사진도 찍을 수가 없습니다. 한 번에 많이 먹질 못하니 한정식, 뷔페, 이런 덴 이제 돈 아까워서 못 갑니다.

 

 

 

 

 

 

 

Tomato & Pesto Puff
다 돼 있는 거 떨이로 사다가 오븐에 굽기만 했습니다.
불량주부.

 

 

 

 

 

 

 

Yorkshire Pudding & Smoked Salmon [영국음식]
요크셔 푸딩을 사서 오븐에 구운 뒤 훈제연어와 합체했습니다. 소스만 직접 만들었습니다. ㅋ 훈제연어와 잘 어울리는 뽀얀 색의 알싸한 소스, 호스래디쉬horseradish 소스는 이렇게 만듭니다.

 

1. 서양고추냉이 75g을 강판에 갈아

2. 사워크림 1큰술 + 설탕 2작은술 + 소금 약간 + 레몬즙 2작은술 + 휘핑크림 150ml 섞은 것에 넣고 맛과 향이 우러나게끔 몇 분 둔 뒤

3. 체에 걸러 건더기는 버리고

4. 잘게 다진 딜dill 2큰술 넣고 휘휘 저어 준 뒤 훈제연어와 함께 제공 [1큰술=15ml, 1작은술=5ml]

 

 

 

 

 

 

 

Sweetcorn, Leek and Potato Soup [영국음식]

다쓰베이더가 고든 램지의 레서피로 옥수수 수프를 끓였습니다. 맛 좋아요. 칼질에 공을 들였는지 감자의 각이 살아 있네요. 레서피를 걸어 드릴 테니 꼭 만들어 보세요. 이보다 더 만들기 쉬운 수프는 없을 겁니다. 저비용 고효율 수프입니다.
☞ Gordon Ramsay's Sweetcorn, Leek and Potato Soup

 

 

 

 

 

 

 

Stuffing & Vegetables

고기를 잘 안 먹으니 칠면조 대신 칠면조 속 채우는 스터핑만 패티로 만들어 메인으로. 꽈당 맨 앞에 놓여 있는 별것 아닌 저 샬롯 따위를 맛 내느라 한 시간 반이나 조리. 꽈당 패티는 셰프들이 쓰는 쿠킹 링을 써서 만들어야 각이 살고, 차게 굳혔다 얌전히 옮겨 구워야 모양이 유지됩니다.

 

 

 

 

 

 

 

Clafoutis
미쳤습니다. 한겨울에 체리 푸딩이라니.
냉동 체리 사다 레이몽 블랑의 레서피로 여름 음식을 다 만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술 한 모금 안 마셔 본 외계인 단단, 한술 넣은 키르쉬Kirsch의 알콜 성분이 덜 날아가 혀와 목이 타는 줄 알았습니다.;; 술 맛이란 게 이런 건가요? ㅋ 냉동 체리로 해서 꼴이 이 모양인데, 제철에 생 체리로 만들면 맛과 모양이 훨씬 좋을 겁니다 이것도 맛은 훌륭했습니다.
☞ Raymond Blanc's Cherry Clafoutis

 

 

 

 

 

 

 

Potted Shrimp & Toast [영국음식]
술도 안 마시면서 술안주는 끝내주게 좋아하는 다쓰 부처. 새우가 싸게 나올 때마다 잔뜩 사다가 포티드 슈림프를 만들어 둡니다. 랭카스터 지역의 전통 음식입니다. 버터를 녹여 넛멕, 메이스, 케이옌 페퍼, 소금, 후추를 넣고 향을 낸 뒤 새우를 넣고 익힙니다. 작은 그릇에 나눠 담고 그 위에 다시 새로 녹인 버터를 부어 굳혀 공기로부터 내용물을 완전히 차단시킵니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지요. 옛 시절의 고기와 해산물 저장 방식이 이랬습니다. 토스트를 바삭하게 구워 그 위에 얹어 먹으면 꼬들꼬들한 새우와 이국 향신료 향이 밴 버터가 사르르 녹으면서 기가 막힌 맛이 납니다. 성탄절 밤에 야식으로 먹었는데 사진은 아침에 찍어 둔 걸로 씁니다. 밤에 사진을 찍으면 자꾸 흔들려서 초점맞추기가 힘들어요. 여간해서는 밤에 사진 안 찍습니다.

 

 

 

 

 

 

 

Braised Red Cabbage [영국음식]
영국의 크리스마스 만찬 상에 터키나 햄 등의 고기 요리와 함께 오르는 붉은 양배추 볶음입니다. 단단은 미뢰가 예민해 붉은 양배추나 라디끼오radicchio 같은 짙은 색 나는 채소들은 써서 생으로 못 먹지만 이렇게 익힌 건 단맛이 많이 나 아주 잘 먹습니다. 붉은 양배추를 아래의 재료들과 함께 볶다가 오븐에 넣어 푹 익혀줍니다. 느끼한 요리라면 어떤 것에든 잘 어울리는 새콤달콤 고소한 영국식 '나물' 겸 피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쓰 부처는 주로 감자 매쉬와 베이컨, 소세지 등과 함께 먹습니다. 이 날도 베이컨과 함께 먹었습니다. 한국식 전기구이 통닭에도 아주 잘 어울릴 겁니다.

• 버터 50g
• 붉은 양파 1개, 잘게 채썰기
• 붉은 양배추 1통, 잘게 채썰기
• 그래니 스미스Granny Smith 사과 2개, 깍둑 썰기
• 데메라라demerara 설탕 5큰술
• 레드 와인 식초 100ml
• 루비 포트Ruby Port 100ml
• 팔각 2개
• 스리랑카산 계피 막대 2개
• 메이스mace 2개

 

1. 오븐 180도 예열.

2. 뚜껑 있는 캐서롤 냄비에 버터 녹이고 양파 넣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5분) 볶기.

3. 나머지 재료들 몽땅 넣고 끓을 때까지 10분 정도 익히기.

4. 뚜껑 덮고 오븐에 넣어 1시간 45분 정도 익히기. 끝.

☞ 술 안 넣고 만든 것 - Braised Red Cabbage

 

 

 

 

 

 

 

Stilton & Walnut Balls [영국음식]
형광색 나는 치즈 볼 과자 따위는 잊어 주세요. 이건 '리얼 치즈 볼'입니다. ㅋ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 때 푸른곰팡이 치즈인 스틸튼과 호두를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스틸튼을 버터, 발사믹, 녹색 생후추알과 섞어 공 모양으로 뭉친 후 호두와 파슬리 크럼에 돌돌 굴려 옷을 입혀 줍니다. 만들기 쉬우니 스틸튼이 싸게 나오면 사다가 만들어 보세요. 술안주로 아주 좋고 크래커나 토스트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Ginger Beer
무알콜 음료로 기분 냈습니다. 영국의 전통 음료인 '진저 비어'입니다. 이름과는 달리 알콜이 들어 있지 않아요. 생강과 레몬이 든 탄산음료입니다. 차게 해서 마셔야 합니다. 알콜은 안 들었지만 생강 맛이 진해 좀 맵습니다. 어른들 술 마실 때 아이들한테는 이걸 주면 좋지요. 생강의 맵싸한 맛이 요즘 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더할나위없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수정과와 얼추 비슷한 느낌이 나는데, 다쓰 부처 입맛엔 수정과보다 진저 비어가 좀 더 맛있네요.

 

많이 먹지는 못하더라도 연말까지 그간 먹고 싶었던 칼로리 높고 사악한 음식들을 한번 열심히 먹어 볼 생각입니다. 응원해 주세요.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