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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스위트콘 수프, 콘 수프 Sweetcorn, Leek and Potato Soup 리크 포테이토 수프 본문
▲ 영국에 있을 때 즐겨 해먹던 스위트콘 수프.
사골국물이 따로 없네그랴.
한국의 국도 맛있고, 서양의 수프들도 맛있고. 여러 식문화의 맛을 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죠. 영국 클래식 수프 중에 ☞ 리크와 감자를 써서 만드는 수프가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스위트콘을 추가해 변주를 준 것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고든 램지 요리책에서 봤습니다. 금방 완성되는 달고 고소한 수프입니다. 단단은 유제품 들어간 수프를 좋아해 영국 살 동안 행복했습니다.
☞ 브로콜리 스틸튼 수프
☞ 콜리플라워 체다 수프
☞ 크리미 머쉬룸 수프
☞ 훈제 대구 수프, 컬런 스킹크
지난 2017년 11월, 마트에 갔다가 좋아하는 식재료인 리크를 발견했습니다. 흥분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으며 꺅꺅 날뛰다가 '오늘은 해야 할 요리가 있으니 다음 번 장 볼 때 꼭 사야지.' 하고는 그냥 왔던 것을, 휴... 일년 동안 후회했지 뭡니까. 그 뒤 다시는 볼 수 없었죠. 어찌나 아쉬웠던지.
그리고는 일년이 지나 리크를 만났습니다. 요리할 시간이 없는 바쁜 때였지만 이번에는 보자마자 무조건 샀습니다. 두 봉지나 샀습니다. 손질하고 소분해서 냉동 보관해 두었는데, 얼리지 않고 바로 쓰는 것이 이상적이나 꾸물대다 자칫 또 일년을 기다려야 될지 몰라 일단 사 두었습니다. 며칠 뒤 가 보니 또 싹 없어졌습니다.
한국산 리크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우리 집 냉장고에 리크가 다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영국 웨일즈 지역이 리크 재배로 유명합니다. 한국 동전에는 벼, 영국 동전에는 리크가 새겨져 있다고 말씀 드렸었죠. 리크 활용 요리들은 다음의 글을 참고하세요.
스위트콘은 어떤 것을 쓰면 좋을까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하십시오.
☞ 스위트콘 비교
영국에 계신 분들은 <웨이트로즈> 수퍼마켓 제품을 써 보세요. 지금은 맛이 변했을지 모르지만, 제가 영국에 있을 때 써 본 제품들 중에서는 이 제품이 가장 나았습니다. 힘이 있으면서도 낟알kernel 껍질이 얇아 경쾌하게 씹히고, 색도 칙칙하지 않고 샛노래서 예쁘며, 단맛과 고소한 맛이 뛰어납니다. 영국산은 가공용으로 돌릴 만큼 물량이 안 나와 제철에 생으로만 유통시키고, 깡통에는 대개 프랑스산 스위트콘을 씁니다. 어찌된 일인지 미국 브랜드인 <그린 자이언트Green Giant>도 미국산을 안 쓰고 프랑스산을 씁니다. 그런데 원산지가 같아도 <그린 자이언트>보다 <웨이트로즈> 제품이 나은 걸 보면 품종 차이가 또 있는 듯합니다. 레서피 나갑니다.
스위트콘, 리크, 포테이토 수프
[4-6인분]
재료
• 올리브유
• 양파 1개, 깍둑 썰기
• 훈제한 베이컨 4장rasher, 적당한 크기로 썰기
• 월계수잎 2장
• 감자 2개, 1cm 크기로 깍둑 썰기
• 리크 1대, 진한 초록색 부분은 제거하고 흰부분과 연녹색 부분만 잘게 썰기
• 깡통에 든 보존수 소량과 함께 프로세서에 살짝 간 스위트콘 375g
[서양에서는 아예 'cream style sweetcorn'이라는 깡통 제품을 팝니다. 그래서 깡통에 적힌 온스를 그람으로 환산하는 통에 저런 복잡한 숫자가 나온 거죠. 우수리는 버리고 370g이나 380g으로 맞춰 쓰셔도 됩니다.]
• 보존수만 뺀drained, 갈지 않은 스위트콘 200g
• 닭육수 혹은 채수 750ml
• 전지유full-fat milk 500ml
• 소금·후추
만들기
1. 중불에 냄비를 올리고 기름을 둘러 양파를 부드러워질 때까지 볶는다.
2. 베이컨을 넣고 색이 살짝 날 때까지만 볶는다.
3. 월계수잎, 감자, 리크를 넣고 5-7분 정도, 혹은 리크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볶는다.
4. 스위트콘을 모두 넣고 육수와 우유도 넣는다. 얌전히 끓기 시작하면 이후 15분 정도 더 끓여 준다. 감자가 먹기 좋게끔 충분히 부드러워지면 된다.
5. 소금·후추로 간한다. 끝.
이렇게 간단하다고?
네.
그런데 맛있다고?
네.
재료 보세요. 맛없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그런데,
스위트콘을 질기고 맛없는 걸로 잘못 쓰면 전체 식감을 기냥 베리는 거야요. 그러니 안 질기고 '크리습'하게 씹히는 맛있는 깡통으로 잘 골라야 합니다.
스위트콘 일부는 살짝 갈아 주고 일부는 그대로 쓰는 이유가 있는데, 탱글탱글한 알갱이로만 수프를 끓이면 옥수수 풍미, 즉, 옥수수가 주는 '바디감'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터진 옥수수알에서 나온 뽀얀 속 즙으로 국물 맛을 돋워 주는 거죠. 갈지 않은 온전한 낟알로는 식감을 살리면서 장식garnish을 겸하고요. 귀찮아서 옥수수를 갈지 않고 그냥 써 본 적이 있는데, '같은 음식 맞아?' 생각이 들 정도로 맛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러니 일부는 꼭 갈아서 넣어 주세요.
간 옥수수 대신 옥수수 분말을 넣으면 안 될까?
안 될 건 없지만 수프가 지나치게 걸죽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이미 감자가 있는걸요. 이 수프는 묽은 국물을 한 산뜻한 수프입니다. 우유 일부를 크림double cream, heavy cream으로 대체할 수도 있는데, 열량은 높아지겠지만 좀 더 '크리미'하고 고소합니다. ■
▲ 귀차니스트를 위한 콘 수프 -
치토스 '콘스프'맛 한 봉지 사서 따뜻한 물과 함께 드시라.
똑같은 맛 난다. 진짜다.
☞ 영국음식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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