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영국음식] 날개 달린 치즈 토스티 · 치즈 샌드위치 토스트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날개 달린 치즈 토스티 · 치즈 샌드위치 토스트

단 단 2014. 9. 13. 00:00

 

 

 

 


새 책을 들인 기념으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컴포트 푸드 하나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제이미 올리버의 <No. 1 Toasted Cheese Sandwich>입니다.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벌써 세 번이나 만들어 먹어 봤어요.

 

 

 

 

 

 

 

 

 

책에 실린 사진입니다. 치즈 샌드위치를 만들어 토스트 하는 거지요. 샌드위치 토스트를 영국인들은 '토스티toastie'라고 부릅니다.

 

 

 

 

 

 

 



치즈와 치즈갈이를 준비해 주세요. 영국 하드 치즈의 향연이 있겠습니다. 치즈는 두 가지를 씁니다. 맛을 내기 위한 체다와 색을 내기 위한 레드 레스터. 체다와 레드 레스터는 짝꿍처럼 붙어다닐 때가 많아요. 영국 클래식 샌드위치 중에도 체다와 레드 레스터를 보슬보슬 갈아 양파 다진 것과 섞어 마요네즈에 버무려 채운 것이 있죠. 다쓰 부처가 좋아하는 샌드위치입니다.


그냥 주황색 치즈 하나만 쓰면 안 되느냐? 네, 맛이 제대로 안 납니다. 반드시 미색의 체다를 넣으셔야 합니다. 치즈에 주황색을 내기 위해서는 아나토annatto라는 식물성 염료를 쓰는데, 이게 쓴맛을 좀 냅니다. 레드 레스터만 가지고 음식을 하면 치즈 풍미는 약하고 쓴맛이 나요. 맛은 체다로 내는 겁니다. 치즈갈이로 북북 신나게 갈아 주세요. 다 갈았으면 합쳐서 골고루 섞어 주시고요.

 

 

 

 

 

 

 



식빵을 썰어 버터를 양면에 다 바르지 마시고 각각 한 면에만 얇게 발라 주세요. 버터 바른 면만 지짐판에 노릇노릇 지질 겁니다.

 

 

 

 

 

 

 



식빵 두 장 사이에 치즈 간 것들을 적당량 올려 줍니다. 버터 바른 면이 각각 바깥으로 오도록 해 주세요. 그런 다음 중불에 버터 바른 면을 아래 위로 지집니다. 먹음직스러운 색이 나고 바삭해지면 됩니다. 이때 샌드위치 위에 평평하고 무거운 것을 올려 놓으면 구운 색을 좀 더 고르게 낼 수 있고 전체가 골고루 바삭해집니다. 불이 너무 세면 속에 든 치즈가 녹아 찐득해지기도 전에 식빵이 타버리니 반드시 중불에서 시간 들여 천천히 지져 주세요.

 

 

 

 

 

 

 



노릇노릇 지져졌으면 이제 토스티를 잠시 들어내서 다른 접시에 옮겨 놓고 지짐판 위에 치즈 간 것을 동그랗게 흩뿌려 줍니다. 식빵 크기보다 훨씬 커야 합니다. 치즈가 지글지글 끓으면서 레이스나 도일리 같은 무늬를 낼 겁니다. 너무 끓이면 치즈가 타서 쓴맛이 나니 주의하시고요. 레이스가 멋지게 생겼으면 한 가운데에 아까 지졌던 토스티를 다시 올려 놓으세요. 그런 다음 스패츌라로 살살 달래가며 치즈 레이스와 토스티를 같이 들어올립니다. 치즈 레이스가 아래로 축 처질 겁니다. 이 상태로 30초 정도 가만히 들고 계세요. 식으면서 치즈 레이스가 딱딱하게 굳습니다.

 

 

 

 

 

 

 

 



30초 정도 지났으면 축 늘어진 채로 굳은 치즈가 위로 오도록 접시에 올려 놓습니다. 치즈 레이스가 왕관처럼 꼿꼿이 서게 됩니다. 완성!

 

 

 

 

 

 

 



먹기 좋게 대각선으로 반 썰어서 내면 좋아요.

 

 

 

 

 

 

 

 


제이미는 이 치즈 토스티에 케첩, 브라운 소스, 타바스코, 홋소스, 망고 처트니 등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것들을 곁들여 먹으라고 조언하고 있는데, 저는 매콤새콤달콤한 영국 칠리 잼을 곁들여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치즈 토스티가 고소하고 느끼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곁들이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겉은 끝내주게 바삭바삭, 안은 쫀득쫀득 촉촉.


토스티 옆에 다닥다닥 붙은 치즈 레이스를 잠시 감상해 볼까요?

 

 

 

 

 

 

 



그르르르.... 쿠오오오...
잠에서 깨어나 비상하려는 괴물.

 

 

 

 

 

 

 

 


구와아악!
이빨 드러내며 눈 희번덕거리는 괴물.


만들 때마다 매번 다른 모양이 나와 주니 두근두근합니다. 요크셔 푸딩 같은 자유분방함과 예측불가함의 매력이 있지요. 엇, 그러고 보니, 색상도 그렇고, 할로윈 삘이 물씬 나잖아요?! 미국에 계신 분들은 할로윈에 이거 만들어 드시면 좋겠습니다.

 



☞ 영국음식 열전
☞ 영국 치즈 01 체다
☞ 영국 치즈 21 레드 레스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