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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우표] 싱가포르 + 마카오 2008 - 싱가포르의 일상 음식들 ② 해남식 치킨 라이스 Hainanese Chicken Rice 본문
[음식우표] 싱가포르 + 마카오 2008 - 싱가포르의 일상 음식들 ② 해남식 치킨 라이스 Hainanese Chicken Rice
단 단 2014. 11. 1. 13:30
▲ 싱가포르-마카오 2008년 공동 발행 우표.
위쪽의 우표들은 마카오, 아래쪽은 싱가포르.
▲ 전체 80×60mm, 우표 한 장 40×30mm.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싱가포르 음식 소개 계속 이어집니다. 우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 로띠 쁘라따 Roti Prata [인도계]
• 하이난 치킨 라이스 Hainanese Chicken Rice [중국계] (해남)
• 사테이 Satay [말레이계]
• 락사 Laksa [말레이+중국계]
▲ 중국 해남Hainan 사람들이 싱가포르에 안겨 주었다는 치킨 라이스.
오늘은 해남식 치킨 라이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음식 우표들을 주욱 살피면서 음식들에 대해 두루 알아보니, 이 나라에서 먹는 음식이 저 나라에서도 보이고, 이름도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쌀을 주식으로 삼는 나라이니 밥요리가 없을 수가 없는데, 밥요리도 주변 몇 개국이 같은 걸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각 나라별로 그 나라 대표 밥요리라 꼽을 수 있을 만큼 특별히 더 애착을 보이는 것들이 있기는 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 나시 르막을 꼽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볶음밥인 나시 고렝을, 싱가포르에서는 하이나니즈 치킨 라이스를 국민 밥요리로 꼽고 있네요. 우표에 치킨 라이스 사진이 떠억 박혀 있는 것 좀 보세요.
각자 자기 것을 하나씩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 세 쌀요리는 세 나라에서 모두 볼 수 있고, 태국 등 주변 국가들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한·중·일 동북아 3국처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도 서로 아주 잘 지내는 사이는 아니라는데, 그래도 식문화만 놓고 보면 한국과 그 이웃들보다는 이들이 좀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이들 3국이 모두 말레이계, 인도계, 중국계 문화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원인 중 하나일 듯합니다. 거리상으로도 좀 더 가깝게 붙어 있으니 공유할 수 있는 식재료도 많겠고요.
1900년 전후로 중국 하이난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이주를 하면서 웬창 지역의 별미였던 '웬창 치킨Wenchang Chicken'을 가져와 이식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본고장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웬창 치킨에 쓰는 닭은 땅콩 속껍질, 코코넛 등을 먹이면서 자연 방사로 3-4kg에 이르도록 충분히 키우기 때문에 짙은 육향과 뛰어난 맛의 살코기, 그리고, 풍부한 지방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닭 자체의 맛을 즐기기 위해 다른 재료는 넣지 않고 순수 소금물에 삶는다고 하죠. 발효시켜 만든 노란색의 칠리 소스를 곁들여 먹는데, 싱가포르의 치킨 라이스에 주황색의 칠리 소스를 곁들여 내는 관행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향신채, 소금, 조미료 넣고 맛낸 물에 닭을 넣고 아주 약한 불에서 (45분 정도) 삶습니다. 건져서 상온수와 얼음 띄운 소금물에 차례로 담가 잔열로 더 익는 것을 멈추게 한 뒤 표면에 참기름을 문질러 줍니다. 이렇게 하면 부들부들한 젤라틴 질감의 껍질과 연분홍빛의 연한 살코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혹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갖고 집에 있는 동남아시아 요리책을 꺼내 펼쳐 보았으나, 역시 그 아우라가 본고장 것만 못합니다. 일견 단순한 듯하나 깊은 내공이 엿보이는 특유의 질감이 안 느껴진단 말이죠. 싱가포르의 것은 맛있어 보이는 닭껍질이 붙어 있는데 여긴 그냥 적당히 삶은 살코기만 있어요.
가정에서 해먹을 수 있도록 변화를 준 간단 조리법이라고 하지만 어휴, 이것두 만만찮게 번거롭습니다. 밥도 맨밥이 아니라 닭기름으로 쌀알을 먼저 볶아 코팅을 해준 뒤 닭 삶았던 육수를 부어 밥을 지어야 합니다. 남은 닭육수로 국도 만들어 내야 하고, 닭고기를 찍어 먹을 칠리 소스도 따로 만들어야 하고요.
부록에 실린 칠리 소스 제조법.
☞ Singapore Chicken Rice - Chili Sauce
에잇, 다 귀찮다, 그냥 여행 가서 사 먹고 오는 게 상책이다. 대량으로 장시간 끓여 만드는 영업집 육수 맛을 집에서 어떻게 따라잡아. 현지인들도 다 나가서 사 먹는다잖나. 오톨도톨 허연 생닭 만지는 것두 징그러. ■
▲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는 <분통기文東記>의 치킨 라이스 밥 짓기 영상.
▲ 2023년 서울 강남에서 사 먹은 싱가포르 치킨 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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