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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포 - 저키와 빌통 Jerky and Biltong 본문

조제 고기

육포 - 저키와 빌통 Jerky and Biltong

단 단 2016. 11. 18. 00:00

 

 



대학 매점에서 저키와 빌통을 보고는 문득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해져 비교 시식차 그 다음날 수퍼마켓에서 사 왔습니다. 저키는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빌통은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먼저, 저키. 

 

영국 <킹스> 사의 비프 저키 성분:

Beef (150g of raw meat per 100g of finished product), Seasoning (Sugar, Flavouring (Soya), Maltodextrin, Sunflower Oil, Flavour Enhancer (Mono-sodium Glutamate), Spices, Garlic Powder, Onion Powder), Salt, Acidity Regulator (Trisodium Citrate), Antioxidant (Sodium Erythorbate), Preservative (Sodium Nitrite). 끝.

 

<킹스> 사의 비프 저키 영양 구성:

 

 

생산자 누리집의 생산 방법 설명:

 

1. 지방이 거의 없는 쇠고기 살코기를 준비한다.

2. 얇게 저민다.

3. 바베큐 양념과 소금에 재운다marinate.

4. 저키를 위해 특별 설계된 오븐에서 2시간 말린다.

5. 완성된 저키를 먹기 좋게 자른다. 끝.

 

 

 

 

 

 

 

 

 

허허허.
한국의 불고기 맛과 똑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성분표를 보니 쇠고기를 설탕, 간장, 양파, 마늘로 맛냈네요. 영국 유학생들은 불고기가 그리울 때 이거 한 봉지 사서 씹으면 되겠습니다. 턱 빠질 정도로 질기지 않고 제법 말랑말랑합니다.

 

그런데, 저키가 항상 이런 맛이 나는 건 아닐 겁니다. 이 제품은 포장에 "Traditional BBQ Flavour"라 써 있었는데, 다른 맛도 여러 가지가 나와 있거든요. 다른 동물의 고기로 만든 것들도 있고요. 훈제를 해서 훈향이 나는 것이 전통식이라고 합니다. 표면을 잘 보시면 처음부터 얇게 썰어 말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시간만 말려도 완성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뒤에 나올 빌통의 표면과 비교해 보세요. 

 

 

 

 

 

 

 

 

 

이번에는 빌통.

 

영국 <킹스> 사의 빌통 성분:

Beef (200g of raw meat per 100g per finished product), Salt, Demerara Sugar, Paprika Seasoning (Sea Salt, Paprika, Garlic, Red Bell Pepper, Sugar, Onion, Yeast Extract, Chilli, Natural Smoke Flavouring (Malto-dextrin, Natural Smoke Flavouring)), Cider Vinegar, Preservative (Potassium Sorbate). 끝.

 

<킹스> 사의 빌통 영양 구성:

 

 

생산자 누리집의 생산 방법 설명:
1. 지방이 거의 없는 쇠고기 살코기를 준비한다.
2. 스테이크로 썬다.
3. 양념하고 조제한다season and cure.
4. 빌통을 위해 특별 설계된 오븐에서 6일간 말린다.
5. 완성된 빌통을 먹기 좋게 저민다. 끝.

 

 

 

 

 

 

 

 

 

빌통은 저키보다 두껍게 썰어 훨씬 오래 말립니다. 두꺼운데도 오래 말리기 때문에 수분이 더 빠져 나가는지, 같은 양을 생산하려면 고기가 더 많이 드네요. 육포 100g을 만들기 위해 저키는 150g의 생고기를, 빌통은 200g의 생고기를 쓴다고 돼 있습니다. 빌통은 소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식초의 힘도 빌어 세균 증식을 억제합니다. 그래서 한입 씹으면 신맛이 대번 느껴지죠. 이 신맛 때문에 남유럽 조제고기 같은 느낌이 나고, 설탕을 적게 넣으므로 달착지근한 양념의 저키보다는 좀 더 '어른의 맛'이 납니다.

 

처음부터 얇게 저며 말리는 저키. 다 말린 후에 썰어 먹는 빌통. 한눈에도 벌써 두 육포의 표면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빌통은 건조시킨 뒤 썰었기 때문에 표면에 윤기가 없지요. 빌통도 여러 동물의 고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임팔라 빌통도 다 있다고 합니다. 빌통은 네덜란드인들이 지금의 남아공 지역을 식민지배 할 때 개발해 퍼뜨렸습니다.     

 

 

 

 

 

 

 

 

저키든 빌통이든, 육포를 만들려면 쇠고기를 지방기 적은 살코기로 써야 한다죠? 그래야 산화된 지방이 내는 전내rancid가 안 난답니다. 마블링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질 좋은 육포도 못 만들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쥐포나 잘 만들어 먹으면 되죠, 뭐.

 

간 고기 뭉친 것으로 만들지 않고 근육 고기muscle meat를 썰어서 만든 것이 정석이라고 하니 육포 사실 때는 고기의 결을 눈여겨보셔야겠습니다.

 

참, 고기나 해산물 얻기가 비교적 쉬워서 그랬는지 영국에서는 식재료를 바싹 말리거나 염장해서 저장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긴 섬나라인데도 '건어물'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베이컨을 제외하면 염장음식도 거의 없고요. 옛 시절 영국인들은 고기나 해산물을 대개 '포팅'(potting, 버터나 동물의 지방을 녹여 부은 뒤 굳혀서 공기를 차단하는 저장법) 하거나 반죽으로 감싸 단단하게 구워 보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이가 발달했죠. 또, 훈제 기술도 잘 발달돼 있습니다.  

 

 

 

☞ 동물성 유지를 이용한 밀봉법에서 유래한 영국음식 예 - 포티드 쉬림프

☞ 반죽을 이용한 밀봉법에서 유래한 영국음식 예 - 포크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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