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udspotter

조제고기 ◆ 오스트리아 티롤러 슈펙 - 한들 티롤 훈제 생햄/등심/삼겹살 Tiroler Speck PGI 본문

조제 고기

조제고기 ◆ 오스트리아 티롤러 슈펙 - 한들 티롤 훈제 생햄/등심/삼겹살 Tiroler Speck PGI

단 단 2023. 7. 17. 21:27

 

 

 

 

한국에도 이제 유럽산 조제고기들이 많이 들어와 <조제고기> 폴더까지 다 만들어 놓고 각국의 조제고기를 소개하고 있는 단단은 신이 납니다. 물량면에서 아직까지는 유럽의 유명 조제고기들 이름 빌려다 미국에서 만든 것들이 훨씬 많지만요. 미국산 짝퉁들도 맛 괜찮은 것들이 가끔 있습니디만, 미국도 식품 선진국이니 유럽산 조제고기 흉내를 낼 게 아니라 자국산 조제고기를 잘 만들어 수출해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이탈리아와 알프스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역의 훈제 생조제고기들을 소개해 봅니다. 생산지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므로 이탈리아의 우아한 ☞ 훈제 프로슈토prosciutto di speck와 비슷한 맛이겠거니 생각하고 맛보았다가 험한 훈향에 조금 놀랐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습니다.  

 

이 제품은 고맙게도 플라터platter 구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세 가지를 혼합해 담았다고 합니다. 따로따로 팔기도 합니다. 제가 사 온 제품에는 뒷다릿살ham과 등심loin 부위만 보이고 삼겹살pork belly이 밑에 깔려 잘 보이지 않으니 생산자 누리집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가져와 봅니다.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포장 맨 왼쪽이 프로슈토와 같은 부위인 뒷다릿살, 가운데가 등심, 맨 오른쪽이 삼겹살입니다. 

 

 

 

 

 

 

 

 

 

확대를 위해 사진을 짧게 잘랐습니다.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뜹니다.

독일어로는 이 세 부위를 다음과 같이 표기합니다. 포장에도 쓰여 있지요.

 

Schinkenspeck (ham 뒷다릿살)
 Karreespeck (loin 등심)
 Bauchspeck (pork belly 삼겹살)

 

 

 

 

 

 

 

 

 

클릭하셔서 오른쪽에 있는 여러 제품들과 사진 중앙에 있는 여러 부위의 고깃덩이들을 짝 지어보세요.

 

 

 

 

 

 

 

 

 

성분을 옮겨 적어봅니다. 훈향은 너도밤나무beech를 써서 입힌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훈제 프로슈토도 같은 나무를 쓰는데, 훈향 강도에 이토록 차이가 나는 것을 봐서는 사용하는 대패의 양과 훈제 시간, 훈제 횟수, 훈향 머금은 크러스트를 얼마큼 남겨 놓느냐 등이 결정적인 듯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

목재 종류에 따라 결과물의 맛과 향이 당연히 달라지겠지요?

 

어떤 나무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궁금해 《모더니스트 퀴진Modernist Cuisine》 2권의 '훈제Smoking' 편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미국에서는 기분 좋은 단맛을 입혀주는 히코리hickory가 훈제용 목재 중 대장 노릇을, 제가 이 블로그 통해 여러 번 말씀 드렸듯 영국에서는 우직하고 강한 훈향을 내주는 오크oak가 이 세계의 왕노릇을 합니다. 영국에 많이 심겨 있는 나무이거든요. 결국 자기 주변에 많이 심긴 것을 쓰게 돼 있는 거지요. 그래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같은 와인 산지에서는 가지 쳐서 생긴 포도나무 잔가지를 많이 씁니다. 중국의 요리사들은 찻잎이나 녹나무camphor laurel를,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의 발트3국에서는 보리수linden를, 땅이 큰 미국이니 텍스-멕스 바베큐에는 매캐하게 쏘는 향의 메스키트mesquite를, 태평양 북서부에서는 오리나무alder wood를 주로 씁니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나무가 이렇듯 달라 훈제용으로 가장 좋은 나무는 이것이다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단단한 목재hardwood들이 무른 전나무firs나 소나무pines들보다는 먹음직스러운 색상을 내주고 맛과 향에 있어서도 더 나은 결과물을 내준다고 합니다. 훈제에 대해서는 후에 더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영국음식] 훈제 연어

 

포장에 써 있는 성분을 옮겨 봅니다.

 

<한들 티롤> 티롤러 슈펙 PGI 성분:

돼지고기(뒷다릿살, 등심, 삼겹살) 96%, 절임용 소금[정제소금, 아질산나트륨(보존료)], 양념(후추, 마늘, 주니퍼베리), 포도당, 질산칼륨(보존료). 끝.





 

 

 

 

 

이것도 클릭해서 큰 사진으로 보세요. 말아 놓거나 접어 놓긴 했지만 어느 부위인지 맞히실 수 있을 겁니다. 얇게 저민 고기들이라서 늘어놓으니 부피가 커져 보드에 다 올리지도 못했습니다. 구성 알차고 양도 많아 보여 파티에 안성맞춤이겠습니다. 훈제 생조제고기들의 특징인 가장자리의 검은 크러스트가 보입니다. 이탈리아 스펙보다 오스트리아 슈펙에 이 크러스트가 더 많이 보여 훈향이 더 강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당연한 소리가 되겠지만 같은 재료를 써서 조제했어도 부위에 따라 맛과 질감이 많이 다릅니다. 

 

산미, 매캐한 맛, 쏘는 맛, 프로슈토 특유의 고릿한 육향. 셋 중 자기 맛과 개성이 가장 강함.

삼겹살

셋 중에서는 가장 덜 짜면서 가장 순하고 맛이 중립적. 지방이 많아 질감도 가장 부드러움. 

등심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아 그야말로 고기 씹는 질감. 햄 부위만큼 육향이 강하지는 않고, 셋 중에서 가장 짬.

산지에서는 각종 요리에 넣어 익혀 먹기도 한다는데 비싼 수입품으로 접하는 우리 같은 타국의 도시민들이 그렇게 먹는 것은 좀 아깝습니다. 익혀도 맛은 좋겠지만 생조제고기일 때 나는 그 날카롭고 선명한 자기 색은 잃거든요. 훈향 나는 조제고기이니 곁들일 음식은 무궁무진하겠습니다. 현지에서는 그곳의 또 다른 특산물인 건조 생소세지와 치즈, 갓 구운 빵을 곁들여 플라터를 구성한다고 합니다. 티롤산 건조 생소세지도 한국에 들어와 있으니 소개해보겠습니다.  

 

 

 

 

 

 

 

 

'역지사지'의 훌륭한 예.

페타의 활동가들과 그들의 기발한 발상에 찬사를.

고기는 (1) 잘 키운 것을 (2) 정성껏 조제해 (3) 소량 소비하는 쪽을 선호.

인간과 식량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