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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프랑스 꽁꼬욧트 Cancoillotte 본문
▲ 프랑쉬-콩떼Franche-Comté.
프랑쉬-콩떼 지역에서 흔히 먹는다는 액상치즈를 한 통 샀습니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터를 만들기 위해 소젖에서 크림층을 걷어 낸 뒤, 남은 성분은 응유curd로 굳혀 열을 가하고, 휘저어 잘게 부수고, 수분을 빼서 압축하고, 소금을 뿌려 5~6일간 숙성시킵니다. 이를 메똥metton이라고 부릅니다.
이 메똥 치즈에 다시 물이나 우유, 버터, 소금을 넣고 열을 가해 액상으로 만들면 꽁꼬욧트가 됩니다. 그러니까 오늘 소개해 드릴 치즈는 자연치즈를 가져다 조제한 가공치즈인 셈이지요. 원래는 메똥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조제해 먹는 거라는데, 늘 그렇듯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눈치 빠른 누군가가 시장에 완제품을 내놓기 마련입니다.
<Reflets de France>의 꽁꼬욧트 광고 문구:
Historians traced the origin of this speciality cheese back several centuries. Made from metton and skimmed milk, Cancoillote cheese is one of the most typical culinary delights of the Franche-Comté region.
버터가 별도로 들어가서 그런지 윤이 반짝반짝 납니다.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메똥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만들면 첨가물을 생략할 수 있겠지요. 지방은 8%밖에 안 된다고 자랑스레 써 놓았네요.
<Reflets de France>의 꽁꼬욧트 성분:
Water, Metton Cheese, (Pasteurised Skimmed Cow's Milk, Starter Cultures), Butter (from Milk) (11%), Emulsifying Salts: Diphosphates, Triphosphates, Sodium Polyphosphates, Salt. Only 8% Total Fat. 끝.
아니, 그런데...
내가 치즈 먹고 싶어서 3.29파운드나 주고 이걸 샀지, 물 먹으려고 이걸 샀나. 성분표 맨 앞에 있는 게 물이라니, 물을 가장 많이 넣었다는 소리잖아요.
허, 끈기가 굉장합니다. 얼마 안 남았을 때 숟가락으로 뜨면 그릇째로 딸려 올라옵니다.
이런 액상치즈의 용도는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실 겁니다. 가장 먼저, 탄수화물 식품에 활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지요. 감자 위에 끼얹거나 빵을 찍어 먹으면 좋습니다. 스크램블드 에그에 크림 대용으로 넣어도 좋고요. 현지인들도 이렇게 많이들 먹는다 합니다.
치즈만 떠 먹어 봤을 때의 맛은, 쓴맛이 가장 먼저 느껴지고, 건대추 단맛과 한국에서 먹던 빙과 '메로나'의 맛, 누룩yeast 풍미가 살짝 얹혀집니다. 끝.
이게 다입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치즈 풍미가 너무 약하고 싱겁네요. 순한 백밀빵을 곁들여도 맛이 밀립니다. 크림이나 버터보다도 풍미가 약합니다. 성분표 맨 앞에 '물water'이 써 있는 것 보고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질감도 기분 좋게 먹을 정도를 지나 너무 끈적입니다. 숟가락이 잘 들어가지도 않고, 뜰 때도 붙잡고 안 놔 줘서 승강이를 한참 하면서 떼 내야 합니다.
총평은 그러므로 '한 번 경험으로 족하다'가 되겠습니다.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네요. 수분이 많으니 영양가도 떨어지겠고요. 이 치즈를 살 돈이면 훨씬 맛있는 다른 프랑스 치즈들을 사 먹을 수 있습니다. ☞ 콩떼나 ☞ 보포르 같은 풍미 진한 하드 치즈를 갈아서 녹여 먹는 게 낫겠습니다.
빵이나 감자와 함께 먹는 액상치즈는 그간 몇 번 소개를 해 드렸지요. 이런 류의 치즈로는 저는 스페인의 ☞ 라 레또르따가 개성이 철철 넘치면서 가장 맛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영국의 ☞ 오글쉴드와 스위스의 ☞ 라끌레뜨를 녹여 먹었을 때가 맛있었습니다. ☞ 에멘탈과 ☞ 그뤼예르 같은 스위스 치즈들을 합쳐 퐁듀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요. ☞ 바슈랭 몽 도와 ☞ 꺄몽베흐 녹인 것은 명성과는 달리 제 입맛에는 썩 맛있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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