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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음식] 비프 웰링턴 Beef Wellington 본문

영국음식

[영국음식] 비프 웰링턴 Beef Wellington

단 단 2021. 12. 28. 15:20

 

 

 

 

<마켓 컬리>가 글쎄 파티 시즌을 맞아 만들기 까다로운 비프 웰링턴을 냉장 레디 밀ready meal 형태로 다 팝니다. 한국에서 비프 웰링턴 레디 밀을 다 보다니, 허허,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이미 내고들 있었지만요. 영국에서도 가정집에서 이거 만들어 내면 다들 폭풍감동합니다. 영국은 한국보다 고기값이 싸긴 하지만 어쨌거나 귀한 부위이니 재료비를 꽤 들여야 하고, 솜씨도 좋아야 하고, 시간과 정성도 많이 들여야 하거든요.  

 

 

 

 

 

 

 

 

 

이렇게 포장돼서 온답니다.

붓으로 표면에 달걀 노른자 칠을 해준 뒤 오븐에 넣어 굽기만 하면 그날의 메인 디쉬 완료. 

(에어 프라이어에 구우면 안 됩니다!)

 

<마켓 컬리> 것은 맛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우마미 짙은 쇠고기와 버섯에 향초와 향신채, 버터 듬뿍 쓴 퍼프 페이스트리를 쓰고 농축 육수 그레이비까지 곁들이니 맛없을 수가 없겠죠. 여러 영상을 걸어 드릴 테니 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각 영상에서 좋은 점들만 취해 한번 만들어 보세요.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아니지만 제대로 구워져 나오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블로그 친구분의 십대 아드님이 고든 램지 레서피 보고 만든 것  

 

 

 

 

 

 

 

 

 

맨 먼저, 제이미 올리버.

버섯소에 닭간과 빵가루를 섞고 트러플 오일을 소량 넣어 맛과 식감을 보강했습니다. 비프 웰링턴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바닥 부분에 수분이 몰려 축축해진다는 건데요, 제이미 올리버는 버섯소에 빵가루를 넣어 수분을 흡수하게 하고 오븐에 넣기 전 바닥만 먼저 가스 불로 구워 해결을 봅니다. 빵가루를 넣으면 식감도 독특해집니다. 그래서 고기가 싸고 흔한 나라인데 고급 생소세지에도 빵가루를 소량 섞어 주죠. 고기를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꼬득꼬득한 식감과 이스트 풍미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영국식 소세지의 특징입니다. 

 

 

 

 

 

 

 

 

 

 

다음은 고든 램지. 

고든 램지는 지진 쇠고기 표면에 잉글리쉬 머스타드를 발라 맛에 강세를 주고, 파르마햄(프로슈토)과 밤을 써서 우마미와 단맛을 보강하는 동시에 수분을 통제합니다. 

 

참, 이 머쉬룸 웰링턴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밤양송이 버섯chestnut mushroom' 말입니다, <코스트코>에서 '브라운 머쉬룸'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풀 잉글리쉬 브렉퍼스트에도 이 버섯을 볶아 올리니 경험의 확장 차원에서 한 번쯤은 사다 맛보시면 좋지요. 일반 양송이보다 좀 더 오돌오돌 씹히고 좀 더 고소합니다. 

 

 

고든 램지의 비프 웰링턴

[4인분]

(2인분짜리 두 개를 만듭니다.)

 

재료

 

• 소고기 안심 400g짜리 두 덩이 
• 올리브유

잉글리쉬 머스타드 (생략 가능)
• 밤양송이 버섯을 포함한 모둠 버섯 500g

구운 밤 (크리스마스 때만 사용. 영국에서 밤은 크리스마스를 상징.)
• 생타임thyme 가지 한 개에서 잎만 떼어 놓기
• 퍼프 페이스트리 냉동 생지 500g
• 파르마햄 혹은 프로슈토 8슬라이스
• 달걀 2개의 노른자, 1큰술(=15ml)의 물과 소금 한 꼬집 넣고 풀기
• 소금·후추

 

<레드 와인 소스>

• 올리브유 2큰술
• 소고기beef trimmings 200g (고든 램지는 정육점 주인한테 '사바사바' 해서 안심 부위 떼어낼 때 생긴 자투릿살을 얻어서 쓰라고 하는군요.
• 샬롯 큰 것 4개, 껍질 벗겨 결대로 썰기
• 흑후추알 12개
• 월계수잎 1장
• 생타임 가지 1개 그대로
• 레드 와인 식초, 한 번 휘익 뿌릴 정도의 분량
• 레드 와인 750ml짜리 1병
• 소육수 750ml 

 

 

만들기

 

1. 안심 두 덩이를 각각 세 겹의 랩cling film으로 단단하게 말아 원통형이 되게 한 뒤 냉장고에 하룻밤 재운다.  

2. 뜨겁게 달군 지짐판frying pan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안심 덩이들을 각각 30-60초 정도 구운 색이 나도록 겉면만 골고루 지진다. 속까지 익히면 안 된다. 지짐판에서 빼 식힌다. (머스타드로 강세를 주고 싶은 분들은 지짐판에서 고기를 빼 내자마자 표면에 붓으로 발라 주면 됩니다. 뜨거울 때 발라야 맛과 향이 잘 스밉니다.)  

3. 버섯을 잘게 다져 생타임 잎과 함께 올리브유 두른 뜨거운 지짐판에 볶아 준다. 버섯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센 불에 물기가 증발할 때까지 충분히 볶는다. 그릇에 옮겨 식힌다. 


4. 밀가루 소량을 도포한 작업대에 냉동고에서 꺼낸 퍼프 페이스트리를 올려 놓고 반으로 나눈 뒤 각각을 밀대로 민다. 안심 덩이를 충분히 감쌀 수 있는 크기가 되어야 한다. 냉장고에 넣어 차게 굳힌다. 

5. 작업대에 랩을 펼친 후 가운데에 파르마햄 네 장을 끝부분이 겹치도록 깔아 직사각형을 만든다. 이 위에 버섯소 반을 덜어 고르게 덮는다. 고기가 두 덩이이므로 이 작업을 두 번 한다. 

6. 안심 덩이에 소금·후추로 간을 한 뒤 5에 얹는다. 랩으로 단단하게 말아 원통형을 만든다. 다른 한 덩이에도 같은 작업을 해준다. 냉장고에 넣어 최소 30분간 모양을 굳힌다. 

7. 퍼프 페이스트리를 냉장고에서 꺼내 달걀 노른자 혼합물을 붓칠해 준다. 냉장고에서 6을 꺼내 랩을 벗긴 뒤 퍼프 페이스트리로 각각을 말아 준다. 양끝 부분의 남는 페이스트리는 제거하고 잘 여민다. 표면에 달걀 노른자 혼합물을 골고루 붓칠해 준 후 랩을 씌워 최소 30분간 냉장고에서 차게 굳힌다. 

8. 굳힐 동안 레드 와인 소스를 만든다. 올리브유 두른 지짐판에 소고기를 구운 색이 나도록 2-3분간 볶는다. 샬롯, 흑후추알, 월계수잎, 생타임 가지를 넣고 약 5분간 부지런히 저어 가며 샬롯이 노리끼리해질 때까지 볶아 준다.  

9. 레드 와인 식초를 넣고 2분 정도 끓여 수분을 거의 다 날려 준다. 그 뒤 와인을 붓고 수분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졸인다. 소고기 육수를 넣고 다시 끓인 뒤 불을 낮춰 1시간 가량 얌전히 끓인다simmer. 표면에 뜨는 거품은 걷어 낸다. 원하는 농도가 되면 천을 댄 체에 거른 뒤 간을 점검하고 보관한다. 

10. 냉장고에서 비프 웰링턴을 꺼내 표면을 칼로 그어 모양을 내준다. 달걀물을 다시 바른다. 200°C/Gas 6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5-20분간 굽는다. 꺼내서 10분간 휴지시킨다. 

11. 소스를 데워 비프 웰링턴과 함께 제공한다. 좋아하는 채소를 곁들여도 된다. 끝. 

 

 

 

 

 

 

 

 

 

손이 야무진 어떤 청년의 영상입니다.

솜씨 좋죠? 영상 편집도 시적으로 했고요.

표면의 그물 무늬를 내는 방법이 나오니 잘 봐 두십시오.

저도 저 그물 무늬 내는 롤러 커터를 갖고(만) 있습니다.  

 

 

 

 

 

 

 

 

고든 램지의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Heddon Street Kitchen>에서 내는 비프 웰링턴 2인분.

많이 짜지 않고 바삭한 영국 <몰든> 사의 자염Maldon sea salt으로 마무리. 한국에도 들어와 있다.

(클릭하면 생생한 큰 사진이 뜹니다.)

 

 

 

 

 

 

 

 

 

프랑스-바스크풍 음식을 내는 런던 미슐랑 3-스타 레스토랑 이탈리안 헤드셰프의 영국 웰링턴. (응?)

 

 

 

어떤 레서피로 만들던 간에 주의해야 할 점

 

• 버섯을 볶을 때 수분을 최대한 많이 날려야 합니다.

• 모든 단계에서 충분히 식히고 충분히 굳혀야 합니다.

• 오븐에서 꺼내 바로 썰지 말고 휴지시켜 살짝 식힌 뒤 썰어야 합니다.

• 거친 톱니의 빵칼을 쓰면 파이지가 산산이 부서질 수 있으니 샌드위치용 고운 톱니 칼을 쓰는 게 좋습니다.

  

저는 불고기, 탕수육, 햄버거 패티, 만두 소처럼 잘게 썰거나 간 고기는 소량 먹을 수 있어도 스테이크나 비프 웰링턴 같은 큼직한 살덩이는 마음이 약해 잘 먹지를 못 합니다. (씩씩한 단단 님이 웬일이오?) 돈카츠도 두 쪽 이상 먹기 힘들어하죠. 영국음식의 대표격이니 고기를 잘 먹는 성격이었다면 영국에 있을 때 벌써 실습해보고도 남았을 텐데요. 

 

한국보다 채식주의자가 훨씬 많은 영국에는 비프 웰링턴의 자매품 '머쉬룸 웰링턴'이란 것도 있는데,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일부러 찾아 먹고 싶게 맛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제 커다란 포토벨로 머쉬룸과 냉동 퍼프 페이스트리 생지를 팔기 시작했으니 저는 시간 날 때 버섯 사다가 머쉬룸 웰링턴이나 만들어 즐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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